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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의 기온이 이어지는 겨울철. 돌연사 예방을 위해서는 꼭 확인해야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뇌혈관 관리다.
뇌동맥류는 뇌동맥 혈관 일부가 약해지고 결손이 생겨 해당 부분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며, 대부분 후천성으로 선천적인 발병은 드문 편이다. 건강한 이들에게도 종종 나타나며, 고혈압이 주요 원인이지만 유전성 질환이 있는 경우 발병률이 좀 더 높다.
혈관이 약해지면 나타나기 쉬운 만큼 중년 이후 연령대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기도 한다. 뇌동맥류의 유병률은 전인구의 2~4% 수준이나, 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국내에서는 최근 발병이 증가하고 있다.
뇌동맥류를 미리 인지하고 사전에 예방해야 하는 이유는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생명에 매우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아무런 전조나 증상이 없다가도, 파열 현상이 갑작스레 나타나면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뇌 속의 시한폭탄'으로 불리기도 한다.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사망률은 25%에서 최대 50%에 이르며, 환자 100명 중 15명이 병원 도착 전 사망할 정도로 치사율이 높다. 일례로 브로드웨이의 유명 극작가 조나단 라슨은 뮤지컬 렌트의 공연 발표 하루 전 뇌동맥류로 인해 서른다섯의 나이로 급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2년 영화배우 강수연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문제는 뇌동맥류는 파열 전 뚜렷한 증상이 없어 미리 대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뇌동맥류가 일정 크기 이상으로 커지면 주변 조직을 압박해 신경마비나 두통, 감각저하 및 근력저하, 안면마비 등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는 많지 않다.
강남베드로병원 신경중재의학과 서대철 임상과장은 "비파열 뇌동맥류 자체만으로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만큼 일반 건강검진을 통해 이를 미리 발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놀라게 되며, 적절한 사전 치료를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고민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한 번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통증 양상이 완전히 다르게 나타나게 된다. 생전 처음 겪는 수준의 극심한 두통이 대표적 증상이다. 이에 더해 구역, 구토가 나타나며 경련, 발작, 갑작스러운 의식저하, 심정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드물기는 하지만 감기처럼 가벼운 두통 같은 증상이 수일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서대철 과장은 "뇌동맥류 질환의 예후는 파열 및 출혈로 인한 뇌 손상의 심각성에 달린 만큼,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빠르게 응급실로 직행해야 한다"며 "자연호전을 기다리거나 검증되지 않은 약물복용, 민간요법을 시도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당부했다.
일단 병원에 내원하게 되면 뇌 컴퓨터단층촬영(brain CT) 혹은 MRI를 통해 뇌혈관 상태를 진단한다. 특히 지주막하 출혈 소견이 있으면 뇌 3차원 혈관조영 컴퓨터단층촬영(3D brain CT angiography, CTA)을 활용해 뇌동맥류 파열 여부를 체크한다. 이후 수술 및 치료 계획을 세우게 된다.
과거에는 수술이 거의 유일한 치료법이었지만, 최근에는 머리를 절개하지 않고 사타구니의 대퇴동맥, 손목 혈관 등을 통해 뇌혈관으로 접근하는 코일색전술 등 치료술이 보편화되어 있다. 다만, 코일색전술이 어렵거나 뇌혈종 제거술이 필요한 경우 등에는 개두술을 통해 머리뼈를 열어 직접 뇌동맥류를 확인한 후 동맥류 입구를 클립으로 결찰시키는 클립결찰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뇌동맥류 치료에 가장 대표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코일색전술이다. 최근에는 혈류전환스텐트나 웹(WEB)과 같은 간단하고 효과적인 시술재료들도 있다. 뇌혈관조영장치를 통해 뇌혈관 안으로 가느다란 도관을 삽입한 후, 백금 코일을 넣어 뇌동맥류를 차단하는 시술은 상처와 통증이 없고 입원기간도 짧다. 그러나 수술의 난이도는 상당히 높다. 코일색전술은 뇌동맥류의 정확한 발생 위치 파악 및 혈관 내 정교한 코일 접근이 관건인 만큼,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와 최첨단 장비를 갖춘 전문 병원에서 안전하게 진행하는 것이 좋다.
서대철 과장은 "뇌동맥류의 코일시술은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수술로 뇌동맥류 발견시 일차적 치료방법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뇌동맥류는 정기적인 뇌 검사를 통해 미리 발견할 수 있는 만큼 고혈압, 연령, 음주, 흡연, 가족력 등 우려되는 사항이 있을 경우 일반적인 뇌 검사로 잘 알려진 MRI, MRA 등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서대철 과장은 "뇌동맥류는 확인할 수만 있다면 대부분 파열되기 전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라며, "특히 평소 잦은 어지럼증과 두통을 겪고 있고, 고혈압을 앓고 있다면 뇌혈관 검사를 진행해 보는 것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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