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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접어든 재계 인사…글로벌 위기 가운데 '젊은 피'로 세대교체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23-12-03 10:24 | 최종수정 2023-12-03 11:47


주요 그룹 연말 인사가 대체로 마무리된 가운데 내년에도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업들은 예년보다 인사를 앞당겨 단행, 사업 계획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는데, 한종희·경계현 대표이사 체제는 유지해 안정을 꾀했다.

사장 승진자는 2명에 그쳤다. 부사장 이하 임원 승진 숫자도 143명에 그쳤다. 글로벌 차원의 위기와 실적 부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성과주의 기반의 '젊은 리더 ' 발탁과 세대교체 기조는 유지됐다.

일례로 한종희 부회장이 맡던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를 1970년생 용석우 사장이 승진과 동시에 물려받아 주목받았다. 삼성 주요 계열사 사장단 중에 오너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제외하고 1970년대 이후 출생은 용 사장이 처음이다. 여기에 39세 상무와 46세 부사장이 등장했으며 소프트웨어(SW) 전문가와 차기 신기술 분야 우수 인력도 다수 승진했다.

LG그룹은 지난달 22∼24일 계열사별 인사를 통해 세대교체 가속화 및 '구광모 체제'를 강화에 섰다.

'44년 LG맨'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고 구본무 선대 회장 시절 임명된 부회장단이 모두 현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대신 1969년생인 김동명 사장이 LG에너지솔루션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되며 수장이 12년 젊어졌다. LG이노텍에서는 1970년생 문혁수 부사장이 신임 CEO로 선임됐다. 그룹 전체 신규 임원의 97%는 1970년 이후 출생자다.

지난 10월 일찌감치 인사를 마무리한 한화그룹의 경우 한화솔루션에서 1980년대생 4명이 임원으로 승진했다.

30∼40대인 오너가 3·4세의 약진도 눈에 띈다.


현대가 3세인 정기선(41) HD현대 부회장은 지난 11월 10일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내 입지를 더욱 강화했다. 정 부회장은 2021년 10월 사장에 오른 데 이어 2년1개월 만에 부회장이 됐다. 박삼구 금호그룹 전 회장의 장남 박세창(48) 금호건설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GS그룹 역시 올해 정기 임원 인사에서 오너가 4세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아들 허윤홍(44) 사장은 GS건설 대표이사에 올랐고,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 허서홍(46) 부사장은 GS리테일의 경영전략서비스유닛장을 맡았다. 허철홍(44) GS엠비즈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허주홍(40) GS칼텍스 상무와 허치홍(40) GS리테일 상무는 전무로 승진했다.

구자열 LS그룹 이사회 의장(한국무역협회장)의 장남인 구동휘(41) 부사장은 LS MnM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다. 그룹 미래 사업의 핵심인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이끈다.

이웅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이규호(39)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이사 사장은 지주사 ㈜코오롱의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 내정됐으며, OCI 창업주 고 이회림 회장의 손자인 이우일(42) 유니드 대표이사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34)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은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아직 인사를 마무리 짓지 못한 SK그룹과 롯데그룹은 내주 중 인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0월 'CEO 세미나'에서 '서든 데스'를 언급하며 생존과 변화를 강조한 만큼 그룹 안팎에서는 올해 인사 폭이 예년보다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유임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등 부회장단의 거취가 관전 포인트다. 최 회장의 사촌 동생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의 역할 변화 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르면 6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정기 임원인사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의 승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 등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나는 대표들의 교체 여부 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17일 현대제철과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선임하며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인사 진행한 가운데 조만간 후속 임원 인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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