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로 불리는 추간판탈출증과 함께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척추질환이 척추관협착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 환자 수는 지난 2017년 164만 5559명에서 2021년 185만 5685명으로 5년 새 약 12.7% 증가했다.
오래 서 있거나 걸을 때 신경이 눌리면 저릿저릿한 통증이 나타난다. 이때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일시적으로 좁아졌던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감소하기 때문에 걷다가 멈춰 허리를 숙이는 자세를 반복하게 된다. 앉아 쉬거나 누워있으면 증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하기 쉽다.
척추관협착증의 근원적인 치료는 수술이다.
하지만 수술만은 피하고 싶은 게 환자들의 솔직한 마음이다.
이때 고려하는 것이 비수술적 치료다.
척추관협착증의 비수술적 치료는 신경차단술, 신경성형술, 풍선확장술 등이 주로 시행된다. 이 가운데 가장 효율적인 치료로는 풍선확장술이 꼽힌다.
부평힘찬병원 척추클리닉 전문의들을 만나 풍선확장술의 장점 및 효과 등에 대해 들어봤다.
부풀린 풍선으로 유착된 신경 통로 넓혀 통증 경감…사후관리 중요
척추관협착증의 통증은 척추의 신경이나 디스크, 인대, 척추뼈 등 신경 주변 조직에 들러붙어 통증을 일으키는 유착으로 인해 나타난다.
풍선확장술은 좁아진 척추신경 통로인 추간공에 가는 관(약 1.5~2.3㎜ 카테터)을 삽입해 내장된 풍선을 부풀려 신경 통로를 넓히는 치료다. 이때 풍선은 최대 8㎜까지 키운다.
박진규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부풀려진 풍선으로 물리적인 박리가 가능하고, 손상된 부위에 약물을 투입했을 때 더 큰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풍선확장술은 수술을 하기 전 가장 극적인 통증 경감을 가져올 수 있는 비수술적 치료 중 하나다. 다만 척추관협착증도 여느 질환처럼 재발 가능성은 존재한다.
이에 대해 박진규 원장은 "시술 후 개인별 평소 관리에 따라 다르지만 다시 유착이 되어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며 사후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관리를 위해 우선 과도한 체중은 감량을 하고 걷기와 자전거, 수영 등의 운동이 권장된다.
적정한 운동 시간은 개인별·상황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서병선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운동량은 시간을 정해서 하는 것보다는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서서히 늘려가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안전하고 부작용 없어…시술 만족도 높아 수술 전 '최적의 선택'
시술 후 부작용은 거의 없을 정도로 안전하다.
박진규 원장은 "척추의 구조를 변형하지 않는 비수술적 요법이기 때문에 사실상 부작용은 드물다"며 "간혹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호전된다"고 전했다.
재발할 경우 재시술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박진규 원장은 "한 번 시술을 받으면 통상 6개월 이상의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런데 실제 현장에서 보면 수 년 이상 유지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시술 후 통증 경감의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빈번하게 반복된다면 수술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환자 입장에서는 최대한 수술을 피할 수 있는 최고이자 최후의 선택지라고 할 수 있다.
환자들의 시술 만족도 역시 높다.
서병선 원장은 "시술을 받은 환자들과 얘기를 해보면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대부분 통증이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실제 힘찬병원이 지난 2019년 3월부터 올해 9월까지 풍선확장술을 받은 추간판탈출증 및 척추관협착증 환자 70명(남녀 각 35명, 평균연령 61.7세)을 대상으로 통증평가척도(VAS)를 조사한 결과, 시술 전 평균 9.3이었던 통증 점수가 시술 2주 후 평균 5.4로 약 42% 감소했다. 특히 시술 32개월이 지난 후 통증 점수는 평균 4.9로 시술 전보다 약 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시술 후 약 2년 반까지도 치료 효과가 지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진규 원장은 "지난 2013년 풍선확장술을 첫 시행한 후 약 2800건을 시술해 본 결과, 다양한 허리 질환의 통증 감소와 기능 개선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며 "디스크나 만성적인 요통·하지방사통을 호소하는 환자, 신경성형술을 받고 통증이 재발한 환자, 척추 수술 후 유착에 의한 통증 환자 등에게도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5~20분간 시술로 다음날 일상 복귀…의료진 숙련도 고려해야
환자들은 어떤 의료기관을 찾아야 할까. 의료기관의 시설 및 의료진의 숙련도 등을 체크하는 게 필요하다.
박진규 원장은 "시술을 적극적으로 하는 의료기관과 임상경험이 많은 의료진을 고려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시술 시간만 보면 약 5~20분 정도다.
사전 검사와 시술 후 안정 및 관찰까지 고려하면 하루면 가능하고 다음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카테터를 삽입하는 부분만 국소마취를 하기 때문에 후유증 및 정상 조직의 손상이 거의 없어 당뇨나 고혈압, 골다공증 환자, 고령자 등에게도 시행할 수 있다.
서병선 원장은 "풍선확장술은 수술을 하기전 가장 효과적인 시술"이라며 "수술 비율을 낮춰 줄 수 있는 최적의 치료법이다"고 덧붙였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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