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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에 위치한 말박물관에서 26일 제16회 정기 특별전 '이야기 속 말'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신화부터 한반도의 건국 신화, 이솝우화를 비롯해 동화와 소설, 그림, 사진, 만화, 영화까지 이야기 속에 나오는 '말' 관련 자료 70여 점이 소개된다.
고대부터 말은 인간이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를 가진 신비롭고 경이로운 존재였다. 그래서 그 어떤 동물보다 신과 가까운 존재로 여겨져 많은 이야기들을 낳았다. 그리스 신화 속에서 말을 만들었다고 알려진 포세이돈, 날개 달린 페가수스, 반인반마인 켄타우로스, 켈트족의 신화에 나오는 유니콘은 전 세계에 알려진 이야기다. 백락의 천리마나 관우의 적토마 이야기도 중국을 넘어 아시아 전역에 퍼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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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과의 '소통'을 위해 그림책, 소설책, 만화책 등 전시품 대부분을 진열장 밖으로 꺼내 직접 읽어볼 수 있도록 했다. 다 읽기에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서 중요한 문구를 붙여둔 것도 눈여겨 볼만한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말박물관 최초로 도입한 터치 인터랙션 콘텐츠, '태조 이성계의 여덟 마리 말'이다. 역사 속 팔준(八駿)은 이성계를 도와 외적을 물리치고 조선 건국을 도운 일등 공신으로 표현돼 있다. 함께 전시된 숙종대 화첩의 팔준은 산지와 모색, 동작이 모두 달라 다양한 말의 종류를 엿볼 수 있는데 영상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콘텐츠는 전쟁이 끝난 후 제주의 한 목장에서 여유롭게 쉬고 있는 팔준의 모습을 담고 있다.
관람자가 벽면에 투사된 각각의 말을 터치하면 팔준은 자기 이름을 말하며 인사한다. 뛰어 오르거나 고개를 흔들고 몸을 뒤집어 바닥에 등을 긁는 등 여러 가지 동작을 보여준다. 풀을 먹다가 몸무게를 알려주고, 1000m를 1분에 달리는 말의 속도에 대해 귀띔한다.
말박물관 관계자는 "전시를 통해 고대부터 말이 인간에게 불어넣은 인문학적 상상력에 놀라고, 여전히 도전과 성취의 아이콘으로 다양한 작품 속에 재탄생하는 것을 확인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6월 25일까지 SNS로 관람 포스팅을 올린 30명을 선정하여 '따그닥따그닥 말 이야기 그림책' 증정 이벤트도 진행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