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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매출 신화' 코웰패션, 대내외 이슈로 곤혹…성장성 제동 걸리나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23-02-22 14:37 | 최종수정 2023-02-24 09:28


연간 1조원 대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대표 패션기업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코웰패션'이 최근 대내외적 이슈로 때 아닌 주목을 받고 있다. 10년여간 유지해오던 대표 브랜드 판권 계약 만료에 이어, 첫 구조조정까지 단행되면서다.

패션업계는 코웰패션이 단시간에 패션업계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이유 중 하나로 지난 2015년 대명화학을 통해 코웰패션의 최대 지분(48.78%)을 확보한 권오일 대명화학 회장의 탁월한 선구안을 꼽는다. 회계사 출신인 그는 패션기업 모던웍스 인수 등은 물론 될성부른 신진 브랜드에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미다스의 손' '인수합병의 귀재' 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인물이다.

그러나 코웰패션에서 판권 계약 만료에 구조조정까지 차례로 단행되자,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권 회장 차원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지는 상황. 승승장구하던 코웰패션의 성장 가도에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든든한 캐시카우 '리복(Reebok)' 사업 판권 계약 만료…코웰 "영향 없다"지만, 판권 따낸 LF는 벌써 대박

코웰패션이 지난 10여년간 맡고 있던 리복 사업 판권 계약이 지난해 말 종료됐다. 이로써 코웰패션은 더 이상 리복 브랜드의 언더웨어와 스포츠의류의 제조 및 판매를 할 수 없게 됐다.

이는 리복이 아디다스 그룹에서 ABG 그룹으로 글로벌 차원의 브랜드 매각이 진행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후 LF가 ABG그룹으로부터 리복의 전 부문 판권 계약을 따냈고, 지난 10월부터 본격 사업 전개에 들어갔다. LF는 리복을 인수하자마자 이른바 '잭팟'을 터뜨렸다. '클럽 C 85'스니커즈를 테마로 지난 10월 열린 서울 성수동 팝업스토어에는 5000여 명이 방문했다. 또 버거 브랜드 '폴트버거'와의 협업 마케팅은 이색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또 기존 LF의 닥스 골프·헤지스 골프·질스튜어트 스포츠·챔피온과의 시너지도 기대되는 대목 중 하나다. LF는 향후 신발부터 가방, 모자, 굿즈 등 폭 넓은 상품군으로 리복을 스포츠웨어 대표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LF관계자는 "전통을 오히려 힙한 것으로 여기는 MZ세대의 취향과 맞물려 이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는 코웰패션의 패션 브랜드 전개 사업에도 변화의 기류가 생겨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코웰패션은 리복 이외에 푸마, 아디다스, 컬럼비아, DKNY 등 브랜드의 언더웨어·스포츠웨어 제조 및 판매 판권 계약을 해 왔다. 최근 들어서는 FIFA, BBC earth 등 신규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며 매출 증진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신생 브랜드는 리복에 비해 아직 인지도가 낮은 편. 물론 LF가 전개하는 라인과 기존 코웰패션의 리복 상품군이 상당히 다르긴 하나, 리복의 브랜드 파워가 미치는 영향을 가볍게 넘기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Y2K 열풍 속에 리복이 폭넓은 연령대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 또한 코웰패션 입장에선 아쉬울 수 있다.

한편 이에 대해 코웰패션 측은 "리복은 우리가 보유하고 있던 다양한 브랜드 라이선스 권 중 하나"라며 "리복과의 계약 중단에 따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수익성이 낮은 브랜드는 정리하고 신규 론칭한 FIFA 등의 볼륨을 키우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창립 이래 첫 구조조정 단행 '엎친 데 덮친 격'…K-라이선스 브랜드 홍수 속 경쟁력 약화 우려도

연결기준 지난 2020년 코웰패션 매출액은 4264억원,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6740억원과 1조1930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공시기준 814억원에서 924억원, 1034억원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을 살펴보면 3443억 1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251억9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줄었다.

이가운데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것일까. 때마침 코웰패션 내부에서 첫 구조조정 소식이 들려오면서 한때 업계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해 말 코웰패션은 신사업 담당 및 임원 다수에게 퇴직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퇴직 대상자에는 브랜드사업본부와 E커머스본부, 영업 및 관리 부문 등 주요 임원진이 대거 포함됐으며 대대적인 조직 개편도 동시에 이뤄졌다.

관련 업계는 글로벌 차원의 경기침체 속에서 권오일 대명화학 회장 차원이 투자 축소 및 임원 감축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하기도. 코웰패션을 둘러싸고 다양한 대내외적 변수가 생겨남에 따라 향후 경영 전략에 관한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다른 라이선스 브랜드들의 약진이 이 같은 분석에 무게를 더하는 상황. 최근 패션업계는 예일, 내셔널지오그래픽, 디스커버리부터 코닥, CNN까지 패션과 무관한 해외 유명 상표를 패션으로 승화시키는 'K-라이선스' 브랜드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새로운 라이선스 브랜드들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코웰패션이 지닌 브랜드들의 경쟁력이 이전에 비해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일련의 우려들과 관련해 코웰패션은 "구조조정의 경우 창업 후 20여년만에 처음으로 단행한 것"이라면서 "사업전개의 방향성 재정립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강하게 선을 그었다.

또 영업이익에 대해서 코웰패션 관계자는 "엔데믹으로 인한 외부활동 증가로 온라인 시장이 주춤했고, 불경기로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면서 "FIFA 판권 구매 등 신규사업 투자에 따른 경비 부담도 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2023년에는 신규 브랜드 사업을 확장하고 e커머스 비중을 확대하는 등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력질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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