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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협,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등 심각…김윤식 회장의 '내부통제력 상실-리더십 부재' 논란

이미선 기자

기사입력 2023-02-16 06:50 | 최종수정 2023-02-17 10:45


최근 고용노동부가 중소금융기관에서 행해지는 불법·부조리를 감독한 결과, 신협의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성차별 등 불합리한 사례가 만연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면접에서 춤을 춰보라고 강요한 이른바 '제로투 논란'이 가라앉기도 전에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며 신협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지난 2018년부터 신협을 이끌고 있는 김윤식 신협중앙회장 역시 이러한 이슈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신협의 부조리 근절을 위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협, '제로투 논란' 등 직장 내 괴롭힘 계속…고용노동부 "조직문화 바뀔 때까지 지속적으로 근로감독"

고용노동부는 지난 5일 신협에 대한 기획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기획감독은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대전 구즉신협 등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이런 사례가 일부 지점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진행됐다.

조사 결과 구즉신협에서는 출퇴근 시 픽업, 자녀 등·하원, 담배 등 개인적 업무 지시와 폭언, 술 따르기 강요 등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이 확인됐다. 1억3770여만원의 체불임금 등도 적발됐다.


이번 기획 감독을 통해서도 신협의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성차별, 비정규직 차별 등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조직문화와 취약한 노무관리 실태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신협 23개소를 대상으로 현장 점검 등을 실시한 결과 총 2건의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사례가 적발됐다.

이중 9개 지점에서는 합리적 이유 없이 비정규직 근로자를 차별하거나, 여성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고용상 성차별 사례도 있었다. 또 20개소에서 2억9800만원의 임금체불이 있었고, 8개소에서 임신한 근로자에게 시간 외 근로를 시키는 등 모성보호 규정을 위반한 사례가 확인됐다. 이외에 휴게시간 미부여, 최저임금 미지급, 성희롱 예방교육 미실시 등 다수의 법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지역 신협에서 불거진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1월엔 전북 전주의 한 신협에서 채용면접 당시 발생한 '면접 성희롱' 사건이 국가인권위 발표로 알려졌다. 인권위에 따르면 해당 신협의 채용 면접 과정에서 면접관들은 여성 응시자 A씨에게 SNS에서 유행하는 '제로투'를 아느냐고 물었고, 노래와 율동까지 시켰다.

이와 관련해 신협 측은 "해당 면접관은 전주 지역 신협의 직원으로, 견책 등의 징계를 받았다"면서 "향후 면접 시에는 중앙회 직원 등 외부전문가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의무화하고, 인권친화적 면접을 위한 서약서 징구와 매뉴얼을 제작 및 배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신협에서는 횡령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9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신협의 횡령사고 건수는 58건, 횡령액은 78억4000만원에 달했다.


김윤식 회장, 재선 성공 이후에도 계속되는 성 비위 논란…'사람 중심' 경영 리더십 어디?

이처럼 비슷한 사건이 반복되면서 신협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 회장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김 회장은 지난 2018년 제32대 회장에 취임한 이후 2021년 연임에 성공했다. 김 회장은 재선 당시 인사말을 통해 "1300만 국민이 이용하는 금융협동조합인 신협의 회장으로 다시 한 번 큰 역할이 주어진 것에 감사의 마음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신협이 서민금융의 초석으로서 튼튼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회장이 취임 이후 연이어 터지는 성 비위 사건에 과연 최고책임자로서 관리·감독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신협 홈페이지 내 '제재내용공시'를 보면 임직원들이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징계를 받은 내용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신협은 김 회장 역시 같은 논란이 반복되고 있는 것에 대해 심각성을 느끼고 있으며, 조합 지도를 계속해서 강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먼저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관련 지도를 기존 2회에서 올해부터는 4회로 늘렸다. 징계시효를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등 위규행위에 대해선 징계수준도 상향했다. 이밖에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이사장 및 상임이사 대상으로 특별교육과 상시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신협 관계자는 "지역 조합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중앙회 차원에서 감시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내부통제 강화'를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김 회장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중대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을 대표이사(CEO)를 비롯한 임원진에 묻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을 1분기 중 발표할 계획이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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