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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혈소판제 요법시 합병증 발생률 예측 한국인 기준값 발견"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2-12-02 09:50 | 최종수정 2022-12-02 09:50


자료제공=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 심장질환자에게 약물 방출형 스텐트삽입술 후 항혈소판제 요법을 시행했을 때, 합병증 발생률을 예측할 수 있는 기준값이 발견됐다.

이를 통해 동양인 환자군의 기준값으로 합병증 예측뿐만 아니라 사망률의 연관 관계까지 확인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김병극·이승준 교수(심장내과) 연구팀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임도선·차정준 교수(순환기내과) 연구팀과 함께 약물 방출형 스텐트삽입술 후 항혈소판제를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혈소판 반응성 수치인 PRU(Platelet Reactivity Unit, 혈소판 응집도)의 동양인과 서양인 차이를 규명하고, 동양인에 맞는 기준값을 제시했다고 2일 밝혔다.

심각한 관상동맥 협착을 보이는 허혈성 심장질환 치료에는 약물 방출형 스텐트삽입술을 시행한다. 이때 스텐트 혈전증을 막고 심근경색, 뇌경색, 사망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아스피린이나 클리피도그랠과 같은 항혈소판제를 투여한다. 하지만 일부 환자는 항혈소판제 투약 효과가 떨어지고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의료진들은 항혈소판제 사용 시 혈소판 응집도 수치를 기준값으로 참고하는데, 이 기준값은 서양인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은 혈소판의 생리학적 특성이 서양인과 달라 같은 질환을 앓아도 합병증 빈도가 더 적게 나타나는 등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동양인을 대상으로 한 분석이 존재하지 않아 기준값이 명확하지 않고, 치료 전략을 수립하기 어려웠다.

김병극·이승준 연구팀은 동양인의 혈소판제 요법 사용 후 혈소판의 투약 효과와 임상 관련성을 연구하기 위해 전국 32개 기관에서 약물 방출형 스텐트삽입술을 시행한 1만 3160명에게 항혈소판제 요법 후 혈소판 응집도를 측정했고, 최대 5년까지 경과 관찰했다.

관찰 결과 혈소판 응집도 수치가 높은 환자의 시술 후 예후가 좋지 않고 사망률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서양 환자들이 보인 혈소판 응집도의 평균값은 188이나, 동양 환자들은 전반적으로 더 높은 218을 보였다. 또 동양인은 혈소판 응집도 값이 252를 넘을 때 심근경색, 뇌경색, 사망 등 치명적인 합병증 발생 확률이 크게 높아짐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혈소판 응집도를 분석했을 때 서양 환자보다 동양 환자의 수치가 더 높았으나 합병증의 발생 빈도는 낮게 나와 기존 학설에 대한 증명이 확인됐고 동양인의 스텐트삽입술 기준값을 제시하게 됐다. 또 기존 서양 연구 결과와는 다르게 혈소판 응집도가 낮더라도 출혈성 합병증 발생 빈도는 증가하지 않는 동양인만의 특성을 최초로 규명했다.


또 기존 서양에서 이뤄진 연구는 혈소판 응집도 값으로 심혈관 합병증의 발생 빈도 예측에 활용됐으나 사망률과 인과관계 설명은 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혈소판 응집도가 높아질수록 심근경색, 뇌경색과 같은 허혈성 합병증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나아가 사망률까지 높아진다는 결과를 발견했다.

이번 연구로 세계 최대규모로 환자를 모아 장기간 추적 관찰을 함으로써 혈소판 응집도와 사망률의 연관 관계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됐고, 동양인 맞춤형 스텐트삽입술 치료 전략 수립에 높은 신뢰도를 주는 기준이 수립된 것이다.

김병극 교수는 "학설로만 제시됐던 동양인의 약물 방출형 스텐트삽입술 기준이 명확해졌다"며 "한국을 비롯한 동양인 혈소판 응집도에 따른 임상 경과와 양상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으나 연구를 통해 예후 예측과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사용이 용이해졌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JACC-심장혈관중재술 학술지'에 최근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김병극 교수(왼쪽)와 이승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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