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월출산 절경에 감탄하고, 트로트에 심취…전남 영암 氣충전 여행

강우진 기자

기사입력 2022-11-14 15:44 | 최종수정 2022-11-20 09:34


날씨가 본격적으로 추워지기 시작했다.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올해, 연말을 건강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기'충전이 필요한 시기다. 기암괴석으로 꾸며진 절경과 보양식, 신나는 트로트 음악이 흘러나오는 여행지 전남 영암을 소개한다. 바위산 꼭대기에서 솟아오르는 월출은 이곳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절경으로 꼽힌다. 특히 등산을 좋아하는 관광객이라면 꼭 한번 들러야 할 여행지다.

산꼭대기에서 솟아오르는 달, 월출산

영암 어느 지역에서나 하늘을 바라보면 월출산이 한 프레임 안에 담긴다. 해발 809m로 높지 않지만 식물 약 700종과 동물 약 800종이 서식하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암석 지형에 적응해 온 생태적인 독특성과 난대림, 온대림이 공존하고 있어 어디에서 봐도 절경을 이룬다.

산의 최고봉은 천황봉이다. 남서쪽에 연이은 구정봉 능선을 경계로 북쪽은 영암군, 남쪽은 강진군이 된다. 구정봉 남쪽으로는 도갑산·월각산 등이 있으며 천황봉의 북쪽으로는 장군봉·국사봉 등이 이어진다. 깎아지른 듯한 기암
◇월출산 구름다리에서 내려다본 풍경. 사진=강우진기자
절벽이 많아 예로부터 영산이라 불러왔다. 대체로 영암군에 속한 북쪽은 날카롭고 가파른 편이라 등산에 주의해야 한다.

월출산에는 많은 문화재와 사적지가 있다. 천황봉의 정상 가까이에는 1972년 국보로 지정된 월출산마애여래좌상이 큰 암벽 위에 조각돼 있다. 동쪽 사면에는 구절폭포가 서쪽 사면에는 용추폭포가 흐르고 있다.

다양한 코스 중에서는 월출산 탐방안내소를 출발해 구름다리-천황봉-바람폭포를 돌아오는 천황지구 순환코스가 제격이다.


월출산 구름다리는 월출산의 명물로 매봉과 사자봉을 연결하는 다리로 해발 605m, 수직 120m 높이에 설치돼 산악 지역 구름다리 중 가장 높은 곳에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구름다리를 건널 때는 아찔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사자봉을 거쳐 천황봉에 이르면 광활한 영암평야와 월출산의 경관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어 성취감은 극에 달한다. 천황봉에는 신라시대 이래 국가 차원의 천제를 올리던 소사지터가 남아 있어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천황봉에서 천황사 입구까지의 하산 구간인 통천문 삼거리-광암터-바람폭포 삼거리까지는 30분 정도 소요되며 특별한 통제 없이 연중 등반이 가능하다. 광암터로 내려오는 하산 길에는 기암괴석 전시장이라 불리는 월출산의 여러 가지 바위들을 구경할 수 있으며, 육 형제바위가 눈길을 끈다.


◇월출산 구름다리. 사진제공=영암군
음악과 함께 어깨춤이 절로 나오는 월출산 기찬랜드

산행에 지쳤다면 이제는 신나는 트로트 음악이 흘러나오는 월출산 기찬랜드에서 기를 충전할 시간이다. 기찬랜드는 월출산 천황봉에서 발원해 맥반석으로 이뤄진 계곡을 따라 흐르는 청정자연수를 활용해 조성된 영암의 대표 관광명소다.

기찬묏길, 가야금산조기념관, 영암 노래 하춘화 노래비, 전석홍 시인 시비 등 볼거리와 휴식 공간도 마련돼 있다.

특히 대한민국 최초로 건립된 한국트로트가요센터에서는 대중가요의 역사와 전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1층에는 193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 트로트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역사관과 명예의 전당이 마련됐다. 2층은 하춘화 전시관으로 각종 LP와 카세트테이프, CD 등 다양한 앨범, 공연 의상과 사진, 영상과 팸플릿 등을 통해 하춘화의 생애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영암 하면 가야금도 빼놓을 수 없다. 가야금 산조 테마 공원은 가야금 산조의 창시자인 악성 김창조 선생의 위업을 선양하고 우리 고유의 전통 음악을 보전·전수·연주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공원 내 가야금 산조기념관에서는 가야금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갖가지 가야금 관련 유물과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산조공연장에서는 가야금 연주 공연도 관람이 가능하다.


◇단풍과 국화꽃이 만개한 월출산기찬랜드 산책로. 사진제공=영암군
맑은 기운과 수려한 외관을 뽐내는 도갑사

도갑사는 월출산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절로 꼭 가봐야 하는 곳이다. 월출산의 산세와 수려한 외관을 뽐내는 건축물이 어우러져 아름답다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신라 말에 도선국사가 지었다고 하며 고려 후기에 크게 번성했다고 전해진다.

1962년 국보로 지정된 도갑사 해탈문은 조선 성종 4년 (1473년)에 지어진 오래된 건물로 건축양식이 독특하다. 해탈문 좌우 앞쪽 칸에 금강역사상이 다음 칸에는 보물인 문수동자와 보현동자상이 있다. 이밖에도 대웅보전 앞과 뒤에는 오층석탑 및 삼층석탑 등 고려시대의 석탑 2기가 있다.

도갑사 주위에는 1972년 국보로 지정된 월출산마애여래좌상을 비롯해 도선이 디딜방아를 찧어 도술조화를 부렸다는 구정봉의 9개 우물, 박사 왕인이 일본에 건너간 것을 슬퍼한 제자들이 왕인이 공부하던 동굴 입구에 새겼다는 왕인박사상 등이 있다.
◇도갑사의 풍경. 사진=강우진기자


고즈넉한 옛 마을이 그대로 보존된 구림 전통 마을

영암에 흐르는 영산강 물줄기를 따라 이동하다 보면 구림 전통 마을이 보인다. 마을에 들어서면 400년 넘게 보존되고 있는 고색창연한 종택과 돌담으로 둘러싸인 고택, 울창한 솔숲의 아름다운 누각과 정자들이 눈에 띈다. 마을의 북쪽은 북송정, 동쪽은 동계, 남쪽 산 아래 지역은 고산 혹은 남송, 서쪽은 서호정이라 칭해진다. 오늘날 낭주 최씨, 함양 박씨, 연주 현씨, 해주 최씨, 창녕 조씨, 선산 임씨 등이 집성촌을 이루고 있다.

구림마을은 호남 3대 명촌으로 꼽히는 곳으로 오랜 세월 마을을 지켜온 고목과 세월의 푸른 이끼 가득한 돌담을 따라 한옥마을의 정취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

과거에는 서남해로 흐르는 영산강을 통해 바닷길이 열렸던 곳으로 일찍부터 우수한 청동기·철기문화가 유입됐다. 고대 중국과 일본의 교역로로서 국제적인 선진문화가 꽃피웠던 마을이다. 특히 통일신라시대에는 한국 최초의 고하도 시유도기 생산지로서 한국 도기문화의 중심지였다.

시간이 된다면 인근의 영암도기박물관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 해당 박물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유약도기를 생산한 곳으로 평가된 구림도기가마터(사적338호)를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보존한 곳이다. 해마다 도기박물관에서는 흙과 도기를 주제로 한 전시를 기획해 한국도기의 전통성을 재현하고 있다.


◇구림 전통 마을 초입. 사진제공=영암군
전라도 맛 기행 독천낙지와 영암 닭코스

전라도 하면 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 지친 여행의 끝에 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기(氣)를 채워주는 보양식이 제격이다. 독천 낙지거리에서는 서해안 갯벌의 토속음식을 맛볼 수 있다. 호롱 낙지와 갈낙탕을 비롯한 음식 등이다. 매 4일과 9일에 독천 5일 시장이 열린다. 영산강 하굿둑이 건설되기 전 독천리와 인근 미암면 일대 갯벌에서 나는 낙지를 최고로 쳤다. 지금은 갯벌이 사라져 이름뿐인 명성을 가지고 있을 뿐이지만 독천의 낙지 음식거리 명성은 여전하다. 독천 낙지거리는 학산면 면 소재지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당초 5~6개의 음식점이 운영돼 오다가 입소문이 퍼지면서 2000년대 초부터 음식점들이 늘어갔다. 현재는 15개의 음식점이 성업 중이다.

영암에는 닭코스 요리도 빼놓을 수 없다. 도갑사 일대로 닭코스요리 전문점이 형성돼 있고, 닭 한 마리를 온전히 활용해 닭갈비, 닭백숙 등 다양한 요리로 만들어내면서 영암 닭요리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영암=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