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부터 아기의 발 모양이 안쪽으로 향하거나 발꿈치가 들리고, 발의 앞쪽 끝부분이 안쪽으로 휘어져 골프채 모양의 변형을 보이는 족부 기형을 '선천성 만곡족(彎曲足)' 또는 '선천성 첨내반족(尖內反足)'이라고 한다.
실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중앙대병원 산부인과에서 출생한 신생아 중 2.7%가 '선천성 만곡족'으로 진단되었는데, 이는 선천성 만곡족의 평균 발생률인 0.1~0.2%에 비해 약 10배 이상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중앙대병원에서의 최근 '선천성 만곡족'으로 진단받은 아기가 일반 평균 발생률보다 10배 이상 높은 것을 고려해 볼 때, 실제 초기에 발견하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중앙대병원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소아정형외과에서는 5년 전부터 '선천성 만곡족'이 의심되는 태아를 대상으로 3D 초음파검사를 통한 진단 및 치료 예후 예측 인자 발굴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며, "3차원 초음파로 태아의 발 모양과 크기뿐 아니라, 측정 방향에 따른 변형각, 하퇴근 위축 등을 측정하여 '선천성 만곡족'의 심한 정도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질환의 심각도 및 치료 예후의 예측은 분만 전 임신부 및 보호자 설명 과정뿐 아니라 의료진의 치료계획 수립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같은 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나미 교수는 "산전검사에서 선천성 만곡족을 진단받은 환아 중에는 단순히 발 문제만이 아니라 다른 기형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도 있고, 근골격계 장애뿐 아니라 수유에도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어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하여 필요한 검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또한 미리 산전검사에서 선천성 만곡족의 정보를 알고 바로 신생아중환자실로 입원하여 필요한 검사를 진행하고 출생 3일 안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예후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선천성 만곡족'으로 진단이 되면 이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소아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통해 조기에 치료를 시행해야 하는데, 그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 출생 직후부터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뼈 자체에 이상이 있는 '특발성 만곡족'의 경우에는 매주 한 번씩 점진적으로 삐뚤어진 족부의 여러 관절들을 정상적인 모양으로 맞춰주는 소위 '폰세티(Ponseti) 도수요법' 및 '석고 붕대 교정법'을 적용한다.
소아정형외과 최인호 교수는 "심한 만곡족의 경우 흔히 경피적 아킬레스건 절단술이 필요하고, 재발을 피하기 위해서는 보조기를 밤마다 수년간 착용해야 하는데, 중앙대병원에서는 지난 5년간 약 200명 넘는 환아들에게 무릎 운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 만곡족 전용 외전보조기를 착용시켜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폰세티(Ponseti)' 비수술적 치료법을 적용하더라도 약 20% 환아에서는 변형이 심하여 만족스럽게 교정되지 않거나 재발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굳은 연부 조직에 대한 이완술, 힘줄 이전술, 절골술 등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며, "따라서 산전 초음파검사로 관찰해 소아정형외과 전문의에게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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