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전산 장애가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금융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권의 전산 장애는 지난 2019년 196건에서 2020년 198건으로 늘었다. 지난해는 228건으로 계속해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부터 올 8월까지 금융권에서 일어난 전산 장애는 총 781건으로 집게됐다.
이 기간동안 은행권에서는 인터넷 은행인 케이뱅크의 전산 장애가 3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은행(32건), 카카오뱅크(27건), 산업은행(25건), SC제일은행(23건), 토스뱅크(17건), 하나은행(16건), KB국민은행(15건), 수협은행·우리은행(14건)이 뒤를 이었다.
케이뱅크에서는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7건, 지난해 14건, 올해 들어 8월까지 6건의 전산 장애가 발생했다. 제휴를 맺고 있는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매수·매도 수요가 몰릴 때마다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4년간 저축은행에서는 신한저축은행과 OSB저축은행의 전산 장애가 각각 10건으로 가장 많았다.
보험사는 교보생명(18건), 증권사는 NH투자증권(22건), 카드사는 삼성카드(12건)가 각 업권에서 1위에 오르며 불명예를 안았다.
4년간 피해 추정액은 346억4137만원으로 파악됐다.
피해 추정액이 가장 많은 곳은 키움증권으로 56억1557만원이었다. 은행에서는 경남은행(24억6000만원)이, 보험사에서는 하나손해보험(1억6469만원), 카드사에서는 BC카드(24억3117만원)가 전산 장애로 인한 피해 추정액이 최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의 전산 장애 예방을 위한 전문 인력 채용 수준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을 통해 받은 '국내 주요 금융업권 IT인력 현황'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시중은행, 인터넷은행, 증권사, 빅테크 기업의 전체 임직원 대비 IT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10.1%에 불과했다. 업권별로는 빅테크3사(카카오페이·네이버파이낸셜·토스)의 IT 인력 비중이 4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인터넷은행(34.4%), 시중은행(8.2%), 증권사(6.9%) 등의 순이었다. 증권사의 경우 전산 장애로 인한 피해 추정액이 가장 많지만, 사고를 막기 위한 IT 인력이 가장 적어 전문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편 금융당국이 금융권별로 분산된 전산 보안 컨트롤타워를 금융보안원으로 통합하고, 금융사의 망 분리를 의무화하는 등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전산 장애는 매년 줄어들지 않아 실질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창현 의원은 "비대면 거래만 가능한 인터넷전문은행에는 시중은행보다 더 높은 수준의 전산 실력이 요구되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오류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오류발생 원인과 장애 지속시간에 따라 세분된 피해보상 규정을 마련하고, 근본적으로는 안정적인 시스템 운용을 위한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