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을 동반하는 승모판막 질환자가 판막 수술 시에 메이즈 수술을 병행하면 예후가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메이즈 수술은 심장을 뛰게 하는 전기신호가 이동하는 길을 교정하는 심방세동 수술이다.
우심방 위에 위치한 동방결절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가 이동하며 심장을 규칙적으로 뛰게 한다. 전기신호가 무질서하게 발생하게 되면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이 생긴다. 메이즈 수술은 정상 전기신호가 한 방향으로만 흐르도록 만들어 준다.
그동안 승모판막 수술과 메이즈 수술을 함께 시행하는 효과에 관해 여러 연구가 있었지만, 대부분 단일 기관을 대상으로 하거나 추적 관찰 기간이 짧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메이즈 수술 동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승모판막 수술과 메이즈 수술을 함께 받은 환자와 판막 수술만 받은 환자 예후를 비교했다.
국민건강관리보험공단에 등록된 심방세동을 가진 승모판막 수술 환자 9501명 전수를 통계 분석했다. 그 중 메이즈 수술을 함께 받은 환자 수는 5508명으로 메이즈 수술 시행률은 57% 정도로 높지 않았다.
이어서 비슷한 특징을 가진 환자들을 짝지어 비교하는 성향점수매칭을 통해 메이즈 수술군·대조군 3376쌍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메이즈 수술군 사망은 100명당 3.53명이 발생해 대조군(4.45명)보다 사망률이 9.2% 낮았다. 허혈성 뇌졸중 발생률은 수술군(1.77%)이 대조군(2.25%)보다 4.8% 낮았다. 출혈로 입원하는 '출혈 사건' 발생률은 각각 1.39%, 1.87%였다. 세가지 사건을 합친 '복합 사건' 발생률은 6.14%, 7.75%였다.
메이즈 수술 후에 항응고제 와파린 복용을 줄이거나 중단한 사례도 많았다. 수술 1년 후에 메이즈 수술군에서 와파린을 사용하는 비율은 15%로 대조군(19%)보다 낮았다.
이승현 교수는 "판막 수술과 메이즈 수술 병행을 소규모로 조사한 적이 있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전수 조사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며 "메이즈 수술 동반 권고안이 국내에 확립되지 않은 만큼 권고안 마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부정맥학회 공식저널(Heart rhythm)에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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