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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유니크베뉴 성장 추진 전주…지역 특색 반영, 문화 도시로 진화 중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22-10-18 13:19 | 최종수정 2022-10-19 14:38


전주가 K유니크베뉴 도시로 진화 진화 중이다. 유니크베뉴란 '유니크(독특한)'와 '베뉴(장소)'의 합성어로 고유 지역의 문화, 특색을 테마로 한 고택, 박물관, 마을 등의 장소를 말한다. 복합 전시산업(MICE) 시설은 아니지만, 행사를 개회하는 장소를 의미하기도 한다. 고유한 콘셉트나 문화체험이 가능한 곳이란 것이 공통점으로 볼거리가 많다. 그동안 잘알려지지 않았던 전주와 전주 인근의 숨은 명소를 소개한다. 하루보다는 1박을, 한번보다는 서너 번 이상 방문해야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을 갖춘 곳을 위주로 추렸다. 가족과 함께라면 더욱 좋다. 그동안 단순히 한옥이란 전통에 의지했던 것과 달리 색다른 테마의 여행을 통해 나만의 여행지도를 만드는 추억은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시간을 만들 수 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소리문화의 전당, 덕진공원

전주는 국내 대표 여행지다. 한옥마을이란 주요 관광자원을 앞세워 코로나19 이전에는 2016년부터 매년 1000만명 이상의 여행객이 찾던 곳이다. 코로나 이후에도 많은 이들의 발길은 여전히 이어졌다. 전북 지역의 주요 도시로서 교통편이 발달해 있어 짧은 시간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즐길 수 있어 국내 자유여행객의 '성지'라는 평가도 받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장점은 전주를 찾는 여행객의 여행 패턴에 영향을 줬다. 체류형이 아닌 방문형 위주의 여행이다. 전남의 여수, 전북의 부안 등 바닷가에 위치한 주요 관광지를 방문하기 전 잠시 거쳐 가는 중간지로서 역할이 더욱 부각됐다. 주요 볼거리인 한옥마을을 보면 전주를 다 봤다는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여행지로서 전주의 매력은 천천히 둘러보는 것에 있다. 얼핏 보면 보이지 않지만 자세히 보기 시작하면 눈에 들어오는 게 모두 색다르다. 전통 문화적인 요소와 현대 도시의 편리성이 적절히 섞여 있어 여행 교통 접근성도 뛰어나다. 전주 여행의 시작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출발하는 것을 추천한다. 기차역과 버스,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모두 접근성이 좋다. 의미도 있는 공간이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전국 유니크베뉴 중 한 곳이다.


◇한국소리의문화전당 공예 체험 모습. 사진=김세형
2001년 개관한 곳으로 종합공연장이 모여있다. 가장 큰 실내 공연장인 모악당은 2000석, 노천 공연장의 경우 7000여석 규모를 갖추고 있다. 부대시설로는 놀이마당, 연회실, 연습실이 있고 편의시설로는 어린이놀이방, 카페, 물품보관소 등이 있다. 클래식 공연과 국악, 무용, 다양한 공연이 진행되며 사람의 이용이 많은 곳인 만큼 다양한 즐길거리를 품고 있다. 공예 체험 등이 대표적이다. 6개 국어의 동시통역이 가능한 국제회의장과 중·소규모 회의장, 전시장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어 각종 세미나, 심포지엄 등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하니 여행과 동시에 향후 소규모 행사 진행을 계획하거나 앞둔 사람이라면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한국소리문화전당의 매력은 잘 갖춰진 산책로다. 매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하는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열리는 곳인 동시에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공간이다.


◇전주덕진공원. 사진=김세형
한국소리문화전당에서 조금만 걸으면 전주동물원과 드림랜드, 덕진공원을 모두 둘러볼 수 있다. 전주 이씨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조경단도 근처에 자리한다. 전주동물원은 주변 경관이 빼어나 현지인의 나들이 주요 나들이 장소 중 하나다. 1970년대 개관 이후 크게 크게 변하지 않아 유니크함도 갖췄다. 동물을 보는 것을 넘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전주동물원이다.


전주동물원을 즐겼다면 놀이동산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말 그대로 놀이동산, 성인이 아닌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다. 탈 거리가 많지 않지만 어른에게는 어릴 적 추억을, 아이에게는 신나는 모험을 선물하는 공간이다. 1시간이면 모두 둘러볼 수 있다.

덕진공원을 찾는 것도 강력, 추천한다. 과거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철교 대신 새롭게 만든 다리가 한옥의 멋스러움을 뽐낸다. 인근에 있는 전북대학교의 한옥 건물까지 더해져 운치를 더한다.

팔복예술공장, 술테마박물관


◇팔복예술공장. 사진=김세형

◇팔복예술공장. 사진=김세형
짧은 산책을 마쳤다면 숨은 공간을 찾아 떠날 시간이다. 첫 출발점이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었으니 인근에 있는 팔복예술공장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팔복예술공장은 1979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는 카세트 테이프를 생산하던 공장이었지만 지금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됐다. CD시장이 성장하는 시대적 변화와 맞물려 사업을 정리하게 되면서 25년간 방치되다가 마침내 예술가와 시민, 기업과 주민이 한데 어우러지는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재탄생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전국 1호 '꿈꾸는 예술터' 로서 놀이를 통한 예술경험, 예술교육이 이루어지는 무한 상상의 예술놀이터로 변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커피 등 다양한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카페도 보유, 잠시 쉬어 가는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완주군에 위치한 술테마박물관.사진=김세형
술테마박물관은 완주 구이면에 위치한 곳이다. 전주에서 이동거리가 가깝다. 구이저수지가 맞닿아있는 경관을 담아 물방울처럼 퍼져나가는 술을 원형으로 형상화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국내 술과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5만 여점의 유물을 전시, 볼거리가 풍부하다. 술의 재료와 제조관, 대한민국 술의 역사와 문화관, 세계의 술, 향음문화체험관 등이 있다. 야외공원에는 술과 관련된 조형물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술잔을 띄우고 자기 앞에 술잔이 올 때까지 시를 지어야 하는 놀이를 재현한 유상곡수연, 여럿이 모여 술 마실 때 사용되는 벌칙을 적은 놀이기구인 주령구 등도 볼 수 있다.


◇왕의지밀. 사진=김세형
이쯤 되면 하루가 저물어 갈 무렵이다. 전주에서 특별한 기억을 남기고 싶다면 한옥 호텔 왕의 지밀을 추천한다. 왕의지밀은 향의 도시, 전주를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한옥 호텔이다. '왕의 침소'를 뜻하는 이름처럼 왕의지밀의 숙소는 아늑한 잠자리를 자랑한다. 현대식 건물 1개 동과 기와지붕의 곡선미가 유려한 한옥 14개 동이 약 1만9840㎡(6000여 평) 대지에 들어서 있다. 주변의 산과 들이 한옥을 감싸 안은 풍경이 볼만하다.

객실은 조선 왕의 이름으로 지어졌고, 한옥의 아름다움과 현대식 시설의 편리함을 고루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천장의 통나무 서까래(금실), 벽면을 수놓은 그림, 통창 너머의 풍경이 어우러져 한옥의 운치가 깊다. 호텔 내에는 한옥 카페, 가족 모임 장소로 알맞은 대장금홀부터 대규모 세미나 등에 어울리는 훈민정음홀 등을 갖춘 컨벤션센터가 자리한다. 삼태극·삼족오 레스토랑은 전주시가 지정한 코로나19 안심 식당으로 투숙객의 만족도가 높다.



산속 등대, 아원고택, 오스갤러리


◇완주군에 위치한 산속등대.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전주는 잠깐 들럿다 가는 곳이 아닌 머물고 싶은 여행지로서 매력이 넘치는 곳이다.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면 움직일 수록 볼거리가 많다.

우선 전주에 방문했다면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있는 경기전을 들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경기전 인근에 위치한 전동성당은 옛 영화 약속의 전도연과 박신양이 결혼식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명동성당과 같은 건축 양식을 띄고 있고, 규모가 적다고 하니 한번 쯤 들러보면 색다른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주변에 있는 풍남문과 전주객사까지 둘러본다면 더욱 좋다. 전주까지 왔다면 콩나물국밥과 피순대 등을 먹어보는 것도 한 번쯤 경험하는 게 좋다.

여기까지가 전주의 한계다. 한옥마을과 몇몇 볼거리를 제외하면 더 이상 할 게 없다. 전주에 사는 사람에게 물어도 똑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그렇다고 좋은 볼거리가 없는 건 아니다. 전주 여행의 둘째날은 인근 지역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전주에서 차로 20~30분이면 닿는 거리의 전북 완주군 소양으로 떠나자.


완주군에 위치한 산속등대.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바다에서만 볼 수 있는 등대가 산속에 있다. 전북 완주 소양면 해월리 산속에 자리한 '산속등대'는 40년간 방치되었던 종이공장을 재생시킨 복합문화공간이다. 미술관, 체험관(어뮤즈월드), 야외공연장, 아트플랫폼, 수생생태정원, 카페 등이 조성돼 있으며, 남녀노소가 다양하게 즐기고 체험할 수 있다. 마감 10분 전에는 등대에서 펼쳐지는 불빛 쇼도 관람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원고택도 들러보면 좋다. 아원은 경신년에 지어진 경남 진주의 250년 된 한옥을 오성마을로 옮겨 이축한 것으로 기본 뼈대는 그대로 살리고, 서까래와 기와만 교체했다. 우리 고유의 전통 한옥을 중심으로 현대적인 건축을 자랑하는 갤러리가 함께 공존하고 있으며, 갤러리에서는 1년에 2~3회 현대미술 초대전을 열고 있습니다. 아원고택은 방탄소년단이 '2019 서머패키지 인 코리아' 영상과 화보를 찍으면서 유명세를 탄 곳이다.

인근에 있는 오스갤러리는 회화, 조각, 음악, 건축 등 다양한 주제의 문화 행사를 여는 갤러리와 분위기 있는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1, 2층의 넓은 실내와 제대로 갖추어진 전시공간으로 구성됐다. 이홍원 작가 초대전, '순천만의 작가' 김일권 전남대 교수 작품전, 2014년에는 가수 조영남의 전시회가 열렸던 곳으로 산책과 힐링 공간으로 안성맞춤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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