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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네버 스톱! 연승 임채빈, 언제까지?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2-10-13 14:39 | 최종수정 2022-10-14 06:30



'벨로드롬의 타노스' 임채빈의 연승행진이 도저히 멈출 것 같지 않은 기세다.

작년 9월 17일부터 시작된 임채빈의 우승기록은 해를 넘어 지난주(10월9일) 일요결승까지 무려 78연승째다. 이는 그동안 불멸의 기록으로 여겨졌던 정종진의 50연승에 무려 28승을 더한 수치다. 상황이 이쯤 되니 팬들은 이제 그가 쌓아놓는 숫자의 대한 관심도 크게 떨어져 있다. 그저 100연승도 가능하지 않을까? 또는 숫자(기록)보다 누가 과연 한번쯤 제동을 걸 것이냐 정도다.

프로 스포츠의 세계에서 새로운 스타의 출현은 언제나 화제를 몰고 오지만 개인 또는 특정팀의 일방적인 그것도 오랜 독주는 오히려 흥미를 반감시키는 면이 있다. 경륜도 명백히 스포츠 산업인데 흥행에 있어 일부 저해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뻔한 스토리 뻔한 결말은 식상하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지난주 임채빈의 연승을 저지할 수 있는 유일의 대항마로 꼽히는 정종진의 패배는 보는 이들에게 적잖은 아쉬움을 남겼다.

정종진은 이날(10월3일 결승16경주) 동서울 대표 삼인방을 상대로 초반 라인을 끊어놓는 작전까진 좋았지만 경기 후반 지나치게 스퍼트 타이밍을 좁히려다 뒤에서 역습을 감행한 정해민, 전원규의 벽에 막혀 2위를 기록했다.

이전까지 23연승으로 임채빈의 눈부신 기세에 가려졌을 뿐 대상 1회 우승 포함 시즌 초 긴 기간의 공백 선수치곤 분명 기대이상의 성과다. 일부 호사가들의 '정종진의 기대는 갔다'를 '역시 정종진' 이란 찬사로 바꿔놓기 충분한 성적표였다.

하지만 같은 주 아예 초주 선행까지 나서는 등 마치 연습하듯 4승을 가볍게 쓸어 담은 임채빈과는 경기 내용에서 제법 차이를 보였었다.

상대가 누구건 간에 본인이 원하는 작전을 맘껏 구사할 수 있고 아무리 기세가 좋은 강자라도 과감히 뒤로 붙여 '잡을테면 잡아봐란'식의 정공법을 택하는 임채빈, 반면 경쟁자를 견제하거나 가급적 전면에 두고 활용하려 드는 정종진의 작전을 두고 하는 평가다.


하지만 정종진은 아직도 당대 최고로 꼽히는 추입력 만큼은 여전히 건재한 편이다. 이르면 이달 말 또는 연말에 펼쳐지는 대상에서 통산 다섯 번째 대결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과연 이 작전이 먹히면서 이전 4연속 패배를 설욕할 수 있을지 두고봐야 할 듯하다. 희망은 있다는 게 주위 반응이기도 하다.

한편 벨로드롬 안팎에선 과거처럼 선두유도원이 조기 퇴피하는 제도를 부활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현재 한 바퀴 반 부근에서 퇴피하던 유도원이 약 두 바퀴를 남긴 시점에서 퇴피한다는 것이다.

반 바퀴에 불과한 것 같지만 이 과정에서 레이스의 흐름이 얼마든지 변화될 수 있다. 특히 선행형들 간의 다툼이 활발해지면 빈공간이 생기게 되고 마크 추입형들 역시 반전의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쉽게 말해 레이스중 변수가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이렇게 도전세력들의 움직임이 증폭되면 축으로 꼽히는 선수는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임채빈이 제 아무리 강자라지만 무려 두 바퀴를 끌어서도 버틸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실제 임채빈의 데뷔 후 2패는 모두 기습이나 몸싸움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만약 선두원 조기퇴피제가 시행된다면 이런 전개의 가능성이 커질 수도 있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평가다.

예상지 '최강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선두원 4번 책임제도, 조기퇴피, 2025미터였던 총 주회수 감소, 기어 상한제 등은 좀 더 빠르게 베팅을 즐기고 싶어 하는 일부 팬들의 니즈와 낙차, 부상 등의 방지효과에 어느 정도 기여를 했다 볼 수 있다. 하지만 전개가 단순해지면서 연대세력이 풍부하거나 축으로 나서는 고득점자들이 혜택을 많이 보는 부작용도 있다"면서 "현재 선수들의 경기력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수준이 높아진 점을 고려한다면 좀 더 박진감 넘치는 경주 진행을 위해 한 번쯤 재고할 시점이 됐다는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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