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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3년 만에 재개되는 '경마월드컵' 코리아 컵·스프린트. 개최 의미와 역대 성적은?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2-08-12 06:42


2019년 코리아 스프린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블루치퍼와 유현명 기수.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지난 4일, 3년의 긴 공백을 딛고 돌아오는 '제5회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IG3)' 국제경주의 예비 출전등록이 마감되면서 개괄적인 참가 국가 및 경주마 등록현황이 공개되었다.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현재 일본, 프랑스, 영국, 홍콩, 싱가포르 등의 선진 경마국가에서 출전 예비등록을 마친 상태다. 아직 최종 출전마는 확정 전이지만, 9월 초 오랜만에 국내 최고의 상금이 걸린 경마 국가대항전이 서울경마공원에서 펼쳐지는 만큼 경마팬들의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한국경마 승격과 함께 신설된 대한민국 대표 '경마월드컵'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는 2016년 한국경마가 파트(PART)3에서 파트2 국가로 승격되던 해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경주로 신설되어 2019년까지 매년 9월 개최되었다.

국제경마연맹(IFHA)은 경마시행국을 파트1, 2, 3으로 분류하고 있다. 파트란 국가의 경마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쉽게 설명하자면 파트1은 G7, 파트2는 OECD, 파트3은 개발도상국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파트1에는 미국, 영국, 일본, 홍콩 등 경마 선진국들이, 한국이 있는 파트2에는 이탈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등의 국가들이 속해있다.

한국마사회는 2000∼2010년대에 들어서며 본격적인 국제화 정책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2013년 경주마 교류경주(한일전) 최초 시행, 2014년 국제 초청경주(아시아챌린지컵) 최초 시행 및 한국경마 최초 해외 경주수출 개시 등 일련의 성과를 인정받으며, 2016년 파트2 경마국가로 발돋움 했다.

이러한 배경과 맞물려 신설된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는 각각 장거리(1800m)와 단거리(1200m)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경마월드컵'으로 자리매김 해오고 있다.

세계 선진국 수준 대회로 인정받기까지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는 파트2 국가인 우리나라가 주관하는 국제경주이지만 지난 2019년, 대회 신설 불과 3년 만에 파트1 국가의 G3 수준 경주(IG3 : International G3)로 승격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계속해서 국제적으로 높은 레이팅(Rating : 수치화된 경주마 능력)을 가진 우수한 말들을 우리나라 경주에 대거 유치한 노력의 산물이었다.

각 경마시행 국가에서 열리는 대상경주는 상금 및 입상마 레이팅에 따라 G1, G2, G3 경주로 나뉜다. 물론 등급이 높을수록 상금도 커진다. 코리아컵과 스프린트는 각각 우리나라 최고 등급의 대상경주로, 두 경주에 걸린 총상금만 20억원, 국내에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 2020~2021년 코로나19로 국제경주가 연속 취소되면서, 올해 드디어 코리아컵과 스프린트가 IG3 경주로 공인된 이후 시행되는 첫 해다. 더구나 올해는 한국경마 100년이 되는 해로, 이번 국제경주 개최는 새로운 100년 비전을 선포한 한국마사회가 앞으로 세계무대에서의 활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코리아컵에 출전한 문학치프와 문세영 기수가 결승선을 1위로 통과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역대 우승마는?

이제 궁금한 건 그동안 어떤 국가에서 출전했고, 누가 이겼느냐다. 매년 조금씩 변동은 있었지만 그간 출전했던 나라들을 살펴보면 일본, 홍콩,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등 아시아권 국가와 미국,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등 서구권 국가에서 고루 참여했다.

2016년 첫 해에는 코리아컵과 스프린트에서 각각 일본과 홍콩 말이 우승을 차지했다. 2017∼2018년에는 일본 경주마가 강세를 보이며 2년 연속 전 경주를 석권했다. 한편 우리나라 경주마도 2017년 코리아스프린트 2위, 2018년 코리아컵 2위라는 최고 성적을 거두며 외국 강자들에 뒤지지 않는 좋은 성적을 보여줬다. 특히 2018년 코리아컵에서는 '돌콩', '클린업조이', '청담도끼'가 2~4위를 차례로 차지하며 한국 경주마의 기량을 뽐냈다.

마침내 2019년에는 한국의 '문학치프'와 '블루치퍼'가 각각 코리아컵과 스프린트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대회 첫 한국 경주마 우승이라는 기쁨을 선사했다. 블루치퍼는 코리아스프린트 우승 2달 뒤, 11월 세계 최고 경마대회인 미국 브리더스컵 G1 경주에 출전하여 3위에 입상함으로써 한국 경주마의 실력을 세계경마 무대에서 다시 한 번 입증해보였다.

올해도 한국이 우승 행보 이어갈까

아직 최종 출전 라인업이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이번에 공개된 외국마 예비등록 현황을 볼 때 출전마 중 가장 높은 국제레이팅(112)을 보유한 일본의 '세키푸(Sekifu)'와 홍콩의 '컴퓨터패치(Computer Patch)'의 선정이 유력시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3전 11승을 달리고 있는 '라온더파이터'와 코리아컵 디펜딩 챔피언 '문학치프'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단거리 강자인 '라온퍼스트'와 '모르피스'도 코리아스프린트 예비등록을 마쳤다.

2019년 한국이 모두 우승을 따내긴 했지만, 외국 강자들이 도전장을 내미는 만큼 올해 한국 경주마 석권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게다가 한국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 여파로 정상 경마가 시행되지 않아 기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여건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홈그라운드에서의 이점을 잘 살리고, 우리 경마팬들의 응원과 함성으로 기수들의 자신감을 북돋아 준다면, 한국 경주마가 쟁쟁한 외국 경주마들을 상대로 우승을 따내지 못할 이유는 없다.

한국마사회 정기환 회장은 "한국경마 100년을 맞이하는 올해, 코로나19 위기를 딛고 3년 만에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를 개최할 수 있게 되어 더욱 뜻깊다"고 밝히며, "세계무대에서 우리 경주마들이 선전하기를 기원하며, 성공적인 국제경주 개최로 한국경마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겠다"고 전했다.

코리아스프린트와 코리아컵 국제 대상경주는 9월 4일 서울경마공원에서 각각 제7경주(오후 3시35분)와 제8경주(오후 4시35분)로 시행될 예정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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