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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드롬의 그 많은 별들도 임채빈 앞에선 빛을 잃었다.
이미 '넘사벽'으로 꼽히던 정종진의 50연승을 가뿐히 넘어선 임채빈에게 이제 남은 것은 1999년 엄인영이 기록한 시즌 100%의 연대율, 이명현의 대상경주 7회 연속 우승이다. 하지만 지금 같은 기세라면 승률 100%와 함께 출전하는 대상 모두를 싹쓸이해도 이상할 게 없다는 게 주된 반응이다.
시작부터 남달랐다. 첫날 금요 예선에서 다분히 의도적으로 선행을 나선 임채빈은 333m 17.58초, 200m 10.53초의 경이로운 기록으로 주위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고 다음날 준결승에선 주전법인 젖히기를 구사하며 마치 결승을 대비해 본인의 칼날을 다듬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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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노력과 타고난 건각은 기본이며 큰 경기를 대하는 멘탈적인 부분이나 자기 관리도 역대 어느 강자와 비교해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여기에 '묻지마 선행' 같은 적당한 쇼맨십은 실력 못지않게 많은 인기를 누리는 비결이기도 하다. 모든 걸 다 갖춘 셈이다.
이날 예상지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은 실전 경력이 채 2년도 되지 않은 신예급 선수에 대한 관심이 이제 몇 승을 더 추가하느냐가 아닌 언제 무너지느냐로 바뀐 것이 경악할 상황이라 표현했다.
한편 임채빈의 데뷔 이전 벨로드롬을 호령하다 권좌를 내준 정종진은 이날 0.01초 뒤진 2착을 기록해 점점 격차를 좁혀가는 모습으로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는 완패에 가까웠던 이전 두 경기와 달리 자력 승부로 맞선 직전 경주를 포함할 때 점점 진화되거나 다소 팽팽한 느낌도 주었기 때문이다.
두 선수의 라이벌전이 완전히 끝나지 않음을 암시하고 있어 다음 대상경주의 이슈메이커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는 기대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