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이 요기요와 손잡고 퀵커머스 사업에 본격 진출한 가운데, 업계에선 성공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가맹점주 "이미 유사 서비스 운영" vs GS리테일 "타깃 대상 달라"
요마트 사업은 GS리테일과 요기요의 첫 협업 결과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요마트는 지난 2020년 9월 요기요가 한 차례 선보인 적 있는 서비스다. 당시의 요마트 서비스는 소비자가 온라인 주문을 하면 직원이 도심 내 소규모 물류 거점(다크스토어)에서 제품을 픽업해 포장, 배달원을 통해 전달하는 형식이었다.
요마트 서비스는 사업 시작 후 1년여 만에 종료됐었는데, 지난해 10월 요기요를 공동 인수한 GS리테일이 7개월 만에 유사한 서비스를 재개하게 됐다.
요마트는 GS리테일의 GS더프레시를 거점으로 삼고 신선식품과 가정간편식, 즉석식품, 잡화 등 먹거리부터 생필품에 이르기까지 1만여 개의 상품을 1시간 이내에 즉시 배송해 주는 서비스다. 고객들이 요기요 앱을 통해 주문을 하면 GS리테일의 '우리동네딜리버리-우친'과 배달 플랫폼사들이 배송을 해 주는 방식이다.
회사 측은 서울 노원과 충남 천안 서북지역을 시작으로 올 상반기 내에 350여개의 매장과 전용 MFC(도심형물류센터)를 구축해 전국 단위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편의점 GS25가맹점주를 비롯한 관련 업계는 GS리테일의 퀵커머스 사업 진출에 대해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인다.
먼저 편의점들은 '즉시 배송'이라는 근거리 배달 서비스를 이미 운영하고 있다. 또 퀵커머스와 편의점 모두 근거리 쇼핑 수요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특히 GS25 가맹점주 입장에선 모회사인 GS리테일이 퀵커머스 서비스에 나설 경우 내부 경쟁이 심화되고 결국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 우려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는 "각 편의점가맹본부 측에 자세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와 논의에 착수했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 대기업들의 퀵커머스 진출이 편의점과 같은 골목상권 매출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최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유통산업의 디지털 전환 대응: 퀵커머스 서비스 영향분석'에 따르면 지난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8월 사이 새로 출점한 B마트 5곳(관악·강서·강남·대전·김포) 인근 소매유통업체 7만1370곳의 3개월간 신용카드 매출을 비교한 결과, 편의점과 대기업슈퍼마켓(SSM), 커피전문점의 매출은 각각 8.4%, 9.2%, 10.6% 하락했다. 이는 퀵커머스 주력 상품들이 유사 상품을 판매하는 업종 군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요마트는 통상 '장을 본다'는 개념의 슈퍼마켓 상품들을 취급하기 때문에 편의점에 주로 비치된 제품군과 일부 차이가 있다"면서 "운영 시간 등에도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과 차이가 있고, 각 사업 간 타깃이 다르다. 요마트는 타사 SSM과 대형 마트, 더 넓게는 쿠팡 등과 경쟁하기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요기요 합병 등 대규모 투자애도 확실한 성과는 아직…GS리테일, 신사업으로 부진 탈피할까
요마트로 신사업 진출을 호기롭게 밝힌 GS리테일이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지난 1분기에 받아든 다소 아쉬운 성적을 만회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도 있다.
GS리테일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2조59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7% 증가했다.그러나 수익성은 예상 외로 큰 감소폭을 보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7.2%, 84.9% 급락한 것이다.
업계는 GS리테일의 이익률 감소 원인으로 인수한 사업들과 기존 사업 간 시너지 효과가 미미했다는 점을 꼽기도 한다.
GS리테일은 지난 2019년부터 투자 규모를 계속해서 늘려 왔다. 2019년 6166억원, 2020년 6457억원, 2021년 6645억원 등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투자수익은 570억원, -162억원, -4881억원으로 손실 폭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4월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에 508억원을 투자했지만 339억원의 손실을 냈고, 올해 1월 550억원을 투자한 푸드스타트업 '쿠캣'에서도 10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2018년에 투자한 '어바웃펫'이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는 등 펫사업 투자 역시 수년째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허 대표의 공격적인 신사업 투자가 빠른 시기 가시적인 성과물로 이어지지 못하게 될 경우, 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시점에 꺼내든 '히든 카드'로서 요마트에 대해서도 높은 기대를 점치는 목소리는 그다지 크지 않다. 요마트 성공에는 요기요의 시장 외연 확장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데, 요기요의 경우 1위 사업자인 배달의민족과 비교해 한참 뒤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기존 유통 강자들과의 경쟁도 피할 수 없다. 이들 역시 1~2시간 내 장보기 배송서비스에 뛰어들어 전국으로 이를 확대할 것이란 계획을 밝혀 왔기 때문이다. 업계는 시장 후발 주자인 요마트가 퀵커머스 시장에 그다지 큰 파급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조심스럽게 내비치고 있다.
한편 이와관련 GS리테일 관계자는 "GS리테일은 가맹 사업을 근간으로 하고 있어, 가맹점주 분들과 가맹점 매출 상승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서 "요마트는 타 업체보다 우월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되는 사업으로 보아 달라"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당신은 모르는 그 사람이 숨기고 있는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