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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은 커졌지만 내실은 아직, 공인중개사협회 반발까지…직방, '성장 정체기' 맞았나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22-05-17 07:37 | 최종수정 2022-05-19 09:48


'부동산계의 아마존'을 표방하며 종합 주거 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해가던 직방이 최근 사업 초기와 달리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일각에서는 성장 정체기를 맞은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공인회계사, 게임개발자, 벤처투자 심사역 등을 거쳐 프롭테크 플랫폼 창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안성우 직방 대표는 올해 본격적으로 '공인중개서비스'에 발을 들이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그러나 이 역시'골목상권 침해'라는 공인중개사협회측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다.

외형 커졌지만 내실은 '글쎄'…수익성 측면서 웃지 못한 직방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른 직방은 지난해 55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지난 3년간 지지부진하던 것에서 한발 벗어난 모습이다.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직방이 매출액은 각각 415억원, 415억원, 458억원이었다.

그러나 매출 규모는 커졌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직방은 웃지 못했다. 오히려 영업익은 악화한 모습이다.

2021년 직방의 영업손실액은 82억3000만원, 당기순손실은 129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42억 적자를 기록했던 직방은 2020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여기에는 241억원에 달하던 광고선전비를 176억원으로 크게 줄인 영향이 주효했다.

그러나 2021년 들어 광고선전비가 다시 245억원으로 증가해 영업손실에 영향을 미쳤다.

일각에서는 직방의 당기순손실 증가의 또다른 이유로 자회사 혹은 관계사들을 향한 공격적인 투자를 꼽기도 한다.

직방은 현재 자회사로 아파트 실거래 시세 정보 서비스 업체인 '호갱노노'를 비롯해 청소서비스 '호텔리브'를 운영하는 이웃벤처, 아파트 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건축설계 업체인 '스페이스워크'와 가상현실 기반 스타트업인 '큐픽스'에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투자는 고유 특성상 즉각적인 매출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직방의 지난해 장기투자증권 손상차손액은 54억원이나 된다. 손상차손이란 투자 혹은 인수한 회사의 가치나 수익성이 떨어져 본전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 이를 비용으로 처리하며 발생되는 항목이다. 이는 당기손익에 바로 반영돼 지난해 직방의 당기순손실 증가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인해 지나치게 외형 확장에 치중한 것 아니냐는 일부의 우려 섞인 시선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직방은 실적 부진은 아니라는 입장. 직방 관계자는 "신사업 운영을 위해 투입된 자금 및 인력 충원에 따른 지출 탓에 일시적으로 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실적 관련, 우려되는 상황이라 인식하고 있지 않다. 자회사의 경우에도 투자나 인수합병 시 양 사의 시너지만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사업분야의 경우 고도화와 안정화를 계속 이뤄내고, 신규 사업을 통해서는 한층 성장할 수 있도록 주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직방, 중개 시장 진출 포부 밝혔지만…공인중개사협회 반발 분위기 만만치 않아

직방은 올 한해 공격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기존 사업자인 협회 측 반발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 큰 온도차이 만큼 상생 여부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해 안성우 대표는 서비스 10주년을 맞아 자회사 중개법인인 '온택트 파트너스'를 통해 부동산 중개 계약에 직접 참여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부동산 관련 전문가들이 디지털 도구로 직방을 택해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게끔 하는 것이다.

직방은 공인중개사와 파트너십을 체결, 정확한 매물 현황 정보를 제공하는 등 '이용자-중개사 간 연결'을 긴밀하게 만들어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부동산 계약 시 공동 날인을 통해 계약 내용에 대한 직접적 책임도 지겠다고도 밝혔다. 해당 계약이 체결될 경우 직방은 공인중개사가 받는 수수료의 절반을 나눠 갖게 된다.

하지만 서비스 공개 직후 공인중개사협회는 '골목상권 위협'이라는 입장을 내세우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들은 부동산 시장에 이미 플랫폼 업체들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아파트나 주택 매매 부문까지 영역을 확장하게 되면 개인 공인중개사들의 입지가 더욱 축소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직방 측 발표 직후부터 현재까지 이들의 중개시장 진출에 줄곧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1월 취임한 이종혁 공인중개사협회 회장은 취임사에서 "대형 플랫폼 기업의 직접 중개를 강력히 저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어 "대기업으로부터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법이 마련돼 있는 것처럼, 대형 플랫폼이 직접 부동산 매물 중개에 나서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 마련을 위한 움직임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직방 관계자는 "공인중개사협회 등 업계 내에서 별도의 분쟁 상황이 도래한 것은 결코 아니다"면서 "공인중개사 분들과 상생하기 위한 '비대면(온택트) 라이브 중개사' 교육 양성 프로그램인 '청년중개사관학교' 등을 운영하는 등 함께 성장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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