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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불패' 수도권도 줄줄이 미분양…대출 규제·금리인상에 청약시장 '양극화'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22-05-12 10:54 | 최종수정 2022-05-12 11:20


최근 신규 공급이 집중된 대구 등은 물론 '청약불패'로 여겨졌던 수도권에서도 미분양 우려와 양극화 추세가 심화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2만7974가구로 전달보다 10.8%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 미분양이 2921가구로 전월 대비 26.0% 늘었고 이중 서울 미분양은 2월 47가구에서 3월에는 180가구로 전월 대비 283% 증가했다.

공공택지내 분양가가 저렴한 아파트는 여전히 경쟁률이 높지만, 민간 택지나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 아닌 경우 미계약이 늘고 청약 미달 단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리인상과 더불어 올해부터 아파트 분양 잔금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는 등 대출 규제가 까다로워지고 집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수도권 청약시장도 입지·분양가·전매제한 등에 따른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 안성시에서 분양된 '안성 공도 센트럴카운티 에듀파크'는 전용 84㎡ 4개 주택형이 2순위 청약에서도 모두 미달됐다. 같은 달 분양한 경기 동두천시 생연동 '브라운스톤 인터포레'도 전체 8개 주택형중 3개 주택형이 2순위 청약에서도 미달됐다. 지난 3월 청약한 안성시 당왕동 1370가구 대단지 'e편한세상 안성 그랑루체' 역시 6개 주택형(일반공급 788가구)중 2개 주택형만 각각 1, 2순위에서 모집가구 수를 채웠고 4개 주택형은 미달됐다.

마감 행진을 이어온 지난해 수도권 청약시장 분위기와 달라졌다. 지난해 말부터 대구 등 지방에서 시작된 미분양 우려가 수도권으로 점차 확산하는 모습이다.

부동산R114가 청약홈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전국에서 분양된 132개 단지 가운데 1개 주택형이라도 미달이 발생한 단지 수는 총 33곳으로 전체의 25%에 달했다. 전체 429곳 중 20%(84곳)였던 지난해 전국의 청약 미달 단지 비중에 비해 5%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특히 경기도는 지난해 분양된 102개 단지 가운데 단 2%(2곳)만 순위내 마감에 실패했던 것과 달리, 올들어 분양한 37개 단지 중 22%인 8개 단지가 모집 가수를 채우지 못했다. 미달 비중이 10배로 껑충 뛴 것이다.

최근 공급과잉 우려가 불거진 대구시에서는 올해 분양된 7개 단지 전체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또 경북은 7개 단지 중 4개 단지(57%), 충북은 6개 단지 중 3개 단지(50%)에서 각각 미달이 났다.


청약 경쟁률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평균 19.79대 1이었던 전국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은 올해 13.2대 1로 떨어졌다. 특히 수도권 경쟁률은 지난해 평균 30.96대 1에서 올해 14.97대 1을 기록하며 반 토막이 났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평균 28.54대 1에서 올해 10.08대로 급락해 하락폭이 더 컸다.

이 때문에 당첨자들의 계약 포기 건수도 늘고 있다.

올해 관심을 끈 서울 분양 중 구로구 개봉동 주상복합 '신영지웰 에스테이트 개봉역'은 초기 계약률이 70%에 그쳤고, 강북구 미아동 '북서울자이폴라리스'는 전체 295가 구중 18가구가 무순위 청약으로 밀렸다.

지난해 완판 행진이 이어진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 투자형 상품의 청약열기도 한풀 꺾였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파주 운정 힐스테이트는 전체 3413가구 가운데 오피스텔만 2669실에 달하는 초대형 단지로, 6개월째 분양이 이어지고 있다. 회사 측은 최근 잔여 미계약분 해소를 위해 분양대금 일부를 대출로 전환하는 등 계약조건을 완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청약시장의 경고등은 잇단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올해부터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수요자들이 일부 이탈하는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을 총대출액 2억원 이상(7월부터는 1억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아파트 잔금 대출도 DSR 적용 대상에 포함했다. 이같은 대출 제약 때문에 분양을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실거주보다 투자 성향이 강한 오피스텔이나 생활숙박시설 등의 타격이 더 크다. 최근 분양 열기가 한풀 꺾이면서 당첨자 중에 동호수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 곧바로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것.

앞으로 분양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대상 민간 아파트나 분양가가 저렴한 공공택지내 아파트에는 청약자들이 몰리겠지만 고분양가나 입지 여건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단지는 청약률이 하락하고 미분양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인기단지 분양이 재개되고 정부의 정책 방향이 명확해질 때까지 청약 대기자들이 관망할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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