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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머스 키우는 네이버…소비자 피해 접수 4년 연속 1위 '오점'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20-12-30 09:00


네이버가 e커머스 업계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검색 서비스를 기반으로 쇼핑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쇼핑 플랫폼 대표 업체로 부상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쇼핑·페이 매출이 증가하며, 실적도 급증했다. 그러나 소비자 피해 접수 건수도 업계 1위에 올랐다. 4년 연속이다. 안전한 온라인 쇼핑을 위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체질 전환 성공적 매출 효자 노릇 톡톡

네이버는 정보 검색 플랫폼 기업에서 커머스 기업으로 체질 전환을 꾀하고 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지난해 연간 쇼핑 결제액은 20조9000억원을 넘어섰고, 전자상거래 시장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검색 플랫폼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쇼핑 편의성을 높인 것이 경쟁력이 됐다.

네이버의 커머스 관련 매출 성장세는 올해 더욱 두드러졌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중심의 소비패턴 변화는 쇼핑 관련 매출 확대를 이끌었고, 커머스 관련 매출은 네이버 전체 매출을 키웠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4분기 매출은 1조4000억~1조4500억원, 영업이익은 3200억~3500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 3분기 매출액 1조3608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 1분기 만에 최고 매출액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4분기 실적 성장은 쇼핑, 커머스, 핀테크 등 영향을 받았다. 과거 검색 광고 수익에 의존했던 것과 차이를 보인다. 네이버는 커머스 관련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커지는 사업 규모만큼 소비자 피해 관련 문제도 증가했다. 해외에서 안전 문제로 리콜된 상품도 판매되는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무소속)이 24일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2016년부터 올해 11월 말 현재까지 접수된 온라인쇼핑몰 관련 소비자 피해 접수 건수는 5만7863건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16년 8611건, 2017년 1만 893건, 2018년 1만 1682건, 2019년 1만 3289건, 올해 11월 현재까지 1만 3388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눈길을 끄는 점은 온라인쇼핑몰 업체별 피해구제 접수 현황 중 네이버의 피해구제 접수가 가장 많았다는 점이다. 2017년 415건, 2018년 538건, 2019년 663건, 올해 11월 기준 496건 등으로 업계 내 1위에 계속해서 이름을 올렸다. 최근 5년간 총 피해 접수 건수도 2319건으로 1위를 기록했다. 11번가 1354건, 쿠팡 1161건, 인터파크 1135건, G마켓 1096건, 티몬 1064건, 위메프 1013건, 옥션 707건 순으로 나타났다.

양정숙 의원은 온라인쇼핑몰 피해접수가 증가하는 것과 관련해 "소비자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거래를 선호함에 따라 공정하고 안전한 온라인 쇼핑 시장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의 온라인 쇼핑 관련 불명예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해외에서 안전 문제로 리콜된 상품이 판매 및 소비자 분쟁 조정 거부 다발 기업이란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월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해외 리콜상품 판매차단 조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안전 문제로 판매가 차단된 231개 상품 가운데 22.1%(51개)가 네이버 쇼핑에서 여전히 판매됐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비자 분쟁 관련 조정 거부 다발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의 경우 8월까지 분쟁조정위에 접수된 전체 네이버 관련 조정결정은 124건으로 가장 많았다.

네이버가 e커머스 업체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피해 관련 문제의 증가는 성장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외형은 성장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판매와 달리 책임은 크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플랫폼 기업은 통신판매중개자로 '소비자들에게 자신이 통신 판매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는 것 외에 커지는 시장 변화에 맞게 책임 강화 등을 통한 경쟁력 확대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건전한 온라인쇼핑 생태계를 위해선 통신판매자와 판매자 간 역할이 중요하다"며 "통신판매중개자의 경우 판매자 입점 확대를 통한 외형 확장도 중요하지만 입점 업체 선별 등을 통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노력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분쟁 중재 충실, 문제 해결 확대 노력"

네이버는 커머스 관련 소비자 분쟁이 증가하고 있지만 사업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분쟁 중재에 충실하다는 입장이다.

소비자 피해 접수 건수와 분쟁조정위에 접수 건수가 늘어나는 것은 사업 규모가 커진 데 따른 결과로 분쟁 해결률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소비자 피해가 접수됐다고 해서 무조건 환불 등 조치에 나서는 것도 중소 입점 업체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소비자 피해 관련 접수가 이뤄지면 사실 관계 등을 파악해 사안을 처리하고 있다"며 "소비자 피해 관련 무조건 환불 조치에 나설 경우 중소 판매자들에게는 부담이 되는 만큼 환불 규정 등 확인을 통해 업무를 진행하고 있어 소비자 분쟁 관련 갈등이 많은 듯 비춰지고 있는 듯 보인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소비자 피해가 접수된 이후 15일 안에 문제 해결이 이뤄져야 분쟁이 마무리 된 것으로 처리되지만 사실 확인 과정에서 기간이 넘어갈 경우 분쟁 조정을 거부한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소비자 피해 신고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환불을 하라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사실 여부 파악 이후 부득이하게 조정 관련 기간 15일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판매자와 합의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양정숙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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