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코스피 상장사의 순이익이 10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벌써부터 백신 보급과 달러화 약세 추세 등을 바탕으로 기업 이익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코스피 연간 순이익이 100조원을 넘은 것은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7년(142조7000억원)과 2018년(130조2000억원) 뿐이다.
2021년 코스피 상장사의 순이익 컨센서스 확대는 '코로나19 극복'과 '반도체 업종 호황'이라는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충격을 딛고 기업 실적 회복이 예상되고, 반도체 업계의 호실적이 순이익 상승을 견인한다는 것이다.
내년 반도체 업황이 슈퍼 사이클을 맞이할 것이란 전망도 증권가의 컨센서스 상승을 한몫 거들고 있다. 코트라는 지난 21일 '2021년 수출전망' 보고서를 통해 수요회복과 단가상승, 5G 확대와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으로 반도체 시장이 슈퍼사이클에 접어들면서 D램 수요가 올해 대비 19%, 낸드는 34%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코트라는 또 백신 보급으로 인해 세계 무역 환경이 개선되고, 우리나라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와 석유제품이 단가 회복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수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관련 양호한 업황과 실적 증가 전망에 주가도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속속 상향 조정하면서 삼성전자는 9만원, SK하이닉스는 15만원대까지 목표주가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뿐만 아니라 자동차 철강, 화학, IT 관련 업종의 실적 상승 전망도 눈에 띈다. 실적 상향 전망이 두드러지는 주요 기업을 보면 현대차의 내년 순이익 컨센서스는 5조7835억원으로 올해 2조2409억원의 2.5배에 달한다. 기아차(3조2586억원·129%), 현대모비스(2조8799억원·65.8%), 포스코(2조4666억원·55.5%), LG화학(2조2624억원·43%), 네이버(1조3337억원·94.8%), 삼성SDI(1조634억원·67.7%) 등의 내년 순이익 전망치가 올해 전망치보다 상당히 높게 나왔다.
올해 연간 적자가 유력한 기업 중에서는 S-Oil, 현대중공업지주, SK이노베이션, LG디스플레이, 강원랜드, OCI, 호텔신라, 제이콘텐트리, GKL 등이 내년에 흑자 전환이 예상됐다.
배한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피해로 글로벌 주요국의 올해 EPS 증가율 컨센서스는 여전히 마이너스지만 한국은 코로나19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어 올해와 내년 모두 이익 증가를 예상한다"며 "내년 반도체 업황 개선과 함께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 이익 정상화가 가능하리라는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증권사들은 이 같은 경제 여건 등을 반영, 내년 코스피 목표치로 3000 이상을 잡으면서 주가 상승 동력으로 코스피 순이익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22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내년 코스피 순이익을 135조원으로 전망하며 내년 코스피 목표 지수를 기존 2750에서 32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은택 김민규 하인환 연구원은 "당초 예상보다 빠른 백신 보급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앞당기고 있다"며 "여기에 달러화 약세 추세 강화가 더해지며 원자재와 신흥국 통화 강세는 경기민감주와 내수 업종의 실적 추정치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증권도 지난 7일 보고서를 통해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종전 2700에서 3000으로 조정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128조원으로 예상되는 내년 순익 컨센서스가 10% 상향될 것으로 가정하고 목표 주가수익비율(PER)을 역사적 고점인 13배까지 적용했다"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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