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을 뒤로 돌릴 때 찌릿한 통증을 느꼈지만 금방 가라앉는 통증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통증을 참아온 김 모씨(남·61)는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커지자 병원을 찾았다. 어깨힘줄이 완전히 파열된데다 치료시기를 놓쳐 힘줄을 복원할 수 없어 인공관절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말에 대학병원을 찾았지만, 인공관절 수명을 고려할 때 수술을 받기에는 이른 나이라는 말에 눈 앞이 캄캄해졌다. 통증을 참으며 지내는 방법 밖에 없었던 김 씨는 기존의 관절을 유지한 채 인공힘줄을 삽입하는 '상관절낭 재건술'을 받고 통증을 줄일 수 있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회전근개 손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2015년 12만 2469명에서 2019년 13만 6406명으로 약 11% 증가하며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붙잡아 회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손상되면 통증과 함께 팔을 스스로 들어올리지 못하는 등 운동범위가 감소한다.
손상부위가 작으면 수술을 통해 어깨 힘줄을 봉합해주고, 더 이상 손상되지 않도록 어깨 주변 근력을 향상시키면서 관리하면 기존의 기능을 그대로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힘줄이 완전히 끊어지고, 시간이 오래 경과되면 힘줄이 안으로 말려들어가 짧아지면서 힘줄 봉합이 어려워진다. 또한 파열 부위가 크면 봉합술을 해도 재파열이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힘줄이 완전히 끊어지면 팔이 아예 올라가지 않아 수술을 통해 관절 기능을 대신하는 인공관절 수술을 진행한다.
인공 힘줄로 기능 대신하는 '상관절낭 재건술' 고려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에는 이른 힘줄 파열 환자들에게 상관절낭 재건술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상관절낭 재건술은 파열된 힘줄 대신 인공힘줄을 통해 기능을 대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술이다. 관절 안쪽에 있는 어깨 받침뼈(관절와)와 위팔 뼈(상완골)를 인공힘줄로 연결해 어깨가 관절 안에 위치하도록 도와 뼈가 위로 올라가는 것을 막아준다. 기존에는 힘줄이 파열되면 재파열이나 어깨가 관절을 이탈해 부딪히면서 관절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인공힘줄은 기존 힘줄만큼의 두께와 강도이기 때문에 재파열 가능성이 낮고, 추후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할 가능성도 낮출 수 있다.
목동힘찬병원 최경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상관절낭 재건술은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에 이른 50~60대의 환자들에게 새로운 해결책을 줄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본인의 관절을 살릴 수 있어 관절염이 없다면 나이가 많은 환자에게도 도움이 된다"며 "다만 내시경을 통해 좁은 공간에서 어깨 관절과 인공힘줄을 정확하게 연결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인 만큼 수술경험이 많은 숙련된 의료진에게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본원에서 상관절낭 재건술을 받은 환자 30명을 분석한 결과, 수술 후 교통사고로 외상을 당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공힘줄이 재파열된 사례는 1건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수술은 팔만 마취시키는 부분 마취인 상완신경총마취로 진행되며, 전 과정을 절개 없이 관절내시경으로 진행해 수술에 대한 부담이 적다. 절개로 인해 발생하는 출혈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또한, 기존의 관절과 힘줄을 보존하기 때문에 인공관절 수술보다 팔을 움직일 수 있는 각도가 더욱 향상되며,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수술에 쓰이는 인공힘줄은 기증받은 진피로 만든 제품을 사용해 안전하고, 생착률도 높은 편이다. 정형외과스포츠의학저널에 2020년 발표된 상관절낭 재건술에서 자가 이식과 동종 이식의 비교연구에 따르면 자가힘줄을 사용한 수술과 인공힘줄을 사용한 수술 모두 팔을 앞으로 올리는 전방 거상, 통증 점수 등의 결과가 향상되었으며, 두 그룹간 재파열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인공힘줄이 자가힘줄만큼 높은 생착률을 보이며, 통증 감소 및 어깨 관절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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