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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역설?…'영끌·빚투' 늘자 금융그룹 올해 최대 이익 기록 전망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20-11-01 13:35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대출로 투자)' 등 영향 탓에 국내 주요 금융 그룹들이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둘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초저금리 환경 속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시장이 떠오르면서 대출 및 주식거래가 함께 급증, 이자·수수료 이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실적 호조세를 마냥 기뻐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란 이야기도 들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실물 경기가 더욱 악화한다면 대출 부실과 자산 시장 하강 역시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금융 그룹들은 이미 내년 이후를 대비한 충당금 적립 확대 등 건전성 비상 관리에 돌입한 모습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3분기 나란히 '1조원대' 사상 최대 분기 이익을 취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3분기 순이익(지배기업 소유지분 기준)은 각 1조1666억원, 1조1447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각각 24.1%, 16.6% 증가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역시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한 상태다. KB금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한 2조8779억원을, 신한금융도 1.9% 증가한 2조9502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지주(2조1061억원)와 농협금융지주(1조4608억원)의 3분기 누적 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각 3.2%, 4.8% 늘어난 만큼 현재와 같은 추세대로라면 5대 금융지주 중 상당수가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BNK투자증권은 KB금융지주의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보고서를 통해 "원화 대출이 성장하고 2분기 대비 순이자마진(NIM) 하락 폭이 0.001%p에 불과하기 때문에 핵심 이자 이익이 크게 늘었으며 증권 자회사 실적 개선도 기여했다"면서 "4분기에도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올해 전체 순이익도 역대 최대인 3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금융지주사들의 역대급 실적에는 늘어난 대출 이자와 계열 증권사 수수료 때문으로 분석된다. 먼저 코로나19로 경영난과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은 기업과 가계의 자금 수요가 커졌고 영끌과 빚투 현상까지 겹치며 대출이 급증했다. 이와 달리 올해 순이자마진 축소 폭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평균 0.1%p 안팎에 그치게 되면서 코로나19 경제 위기 상황임에도 역설적으로 이자 이익이 커졌다.


실제로 올해 3분기까지 각 은행의 지난해 말 대비 전체 원화 대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NH농협은행이 0.0%(211조→232조원)로 가장 높았고, KB국민은행이 8.7%(269조→292조원)로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대출이 각각 7.7%(225조→242조원), 7.4%(218조→234조원) 증가했으며 우리은행은 6.8%(220조→235조원) 올랐다.

금융 그룹별 3분기 누적 순이자 이익 역시 작년보다 대부분 늘었다. KB금융이 작년 동기 대비 4% 오른 7조1434억원, 신한금융은 2% 오른 6조450억원, 농협금융 5조9604억원(1.1%↑), 우리금융 4조4280억원(0.2%↑) 등 순이었다. 다만 하나금융(4조 3312억원)의 경우 0.3% 줄었으나 감소 폭은 미미했다.

아울러 '동학 개미 운동'으로 알려진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 탓에 금융 그룹 계열 증권사들에 주식 위탁수수료 등 수수료 수익도 몰렸다. 각 금융 그룹의 계열 증권사 3분기 누적 수수료수익은 KB증권 6801억원(작년 동기 대비 59.5%↑), 신한금융투자 5369억원(43.8%↑), 하나금융투자 3952억원(37.8%↑), NH투자증권 7315억원(63%↑)으로 1년 사이 40∼60%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한편 우리금융그룹이 두 분기 연속 실적 순위에서 농협금융에 밀린 가장 큰 이유로는 증권 자회사가 없어 증시 호황의 반사 이익을 놓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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