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법 도박 시장의 규모는 겉잡을 수 없을 만큼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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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도박 시장이 나날이 성장하자 사감위·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사행산업과 관련된 기관들은 불법도박을 뿌리뽑기 위해 단속과 규제를 더욱 강화했다.
게임물 등급분류와 사후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게임위 역시 2013년부터 불법게임물을 단속해 최근 3년 동안 매년 약 150건을 적발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불법 스포츠 베팅을 근절하기 위해 채증 전담반과 모니터링단을 확대하고 신고 콜센터를 운영하는 등 단속 및 폐지에 집중했다.
이 외에 한국마사회, 주식회사 스포츠토토 코리아, 강원랜드 등 사행산업사업자도 계속해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감시하고 있다.
계속되는 단속에도 개선되지 않는 불법도박 시장
관련기관들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불법도박의 폐해는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사감위에서 발표한 '2019 사행산업 관련 통계'에 따르면 불법온라인 도박사이트에 대한 신고 및 자체감시 건수는 증가하는 모양새다. 불법 도박이 늘어나면서 2018년에는 2015년에 비해 무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와 함께 검찰에서 발표한 국민체육진흥법위반(불법 스포츠도박) 관련 처분을 살펴보면, 2017년 접수된 건수는 9년 전인 2008년에 비해 약 208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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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심각해지고 있는 청소년 불법도박 문제
불법도박의 증가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폐해가 바로 청소년 불법도박 문제이다. 청소년들의 불법도박은 무척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2018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번이라도 돈내기 게임을 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47.8%를 차지했다. 2015년(42.1%) 대비 5.7% 증가한 수치다. 이와 함께 국내 재학중인 청소년 가운데 도박 위험집단 비율은 2015년 5.1%에서 2018년 6.4%까지 증가했다.
청소년 불법도박의 심각성은 중독 치유 서비스 신청자 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치유서비스를 신청한 청소년 수는 2014년 65명에서 6년만에 1236명(2019년)을 기록하며 19배 이상 증가했다. 여러 부처에서 모니터링을 진행하며 불법도박 사이트에 대한 심의·단속 절차를 거치고 있지만, 불법 도박에 빠져 치유서비스가 필요한 청소년은 늘고 있다는 것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성인인증 절차가 없어 청소년들의 진입장벽을 허무는 불법도박 사이트
도박중독에서 보호되어야 할 청소년들이 불법도박에 쉽게 빠지는 이유는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국내 합법 게임사들의 경우 청소년 보호를 위해 강화된 성인인증을 도입하여 청소년들을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 그러나 불법 도박 사이트에는 체계화된 성인인증절차가 없고 누구나 간편하게 출금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청소년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2차 범죄로 이어지는 청소년 불법도박의 심각성
청소년 불법도박이 심각한 이유는 도박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2차 범죄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9년 도박범죄로 검거된 청소년의 수는 약 72명이다. 2018년 도박범죄로 검거된 수 69명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도박비를 벌기 위해 저지른 2차 범죄로 체포된 청소년의 수는 62명에서 114명으로 1년사이에 두배 가까이 뛰었다.
2019년 대검찰청의 '주요 범죄 유형별 특성자료'에서도 역시 불법 도박에 빠진 청소년들의 2차범죄가 심각하다고 전하고 있다.
해당 자료는 '유흥·도박 비용 마련' 목적으로 절도를 저지른 소년범의 비중(5.6%)은 성인범의 5배 정도의 비율이며, 같은 이유로 강도 범행을 저지른 소년범은 16.7%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예방 및 교육보다는 규제에만 집중하고 있는 기관들
억제하고 단속하는 규제만이 답은 아닐 수 있다. 우선 제대로 된 인지와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 도박문제 관리센터의 조사에서 청소년이 최초 도박을 접하는 연령은 12.6세로 밝혀졌다. 중학교 입학전에 도박을 접했다고 응답하는 학생의 비율은 약 62%로 나타났다.
중학교 입학 전부터 도박 예방 교육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사감위는 2019년 '대상별 맞춤형 도박문제 예방교육' 대상에서 초등학생을 배제했고,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초등학생 예방교육 실시율(1.4%)은 중·고등학생(22.7%)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이에 대한 감사원의 지적에 사감위는 향후 초등학생 및 교원 대사 교육을 확대할 예정이지만, 우선 기존 중고등학생 중심의 문제확산 방지를 위해 교육을 중·고등에 집중했다고 답했다.
최근 초등학교의 예방 교육 수요가 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음에도, 사감위의 업무 방향은 자칫 조기 교육을 통한 예방보다는 당장의 상황을 막는 데 목적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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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실시한 '2018년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에서 스마트폰으로 접속해 돈내기 게임을 했다고 응답한 학생은 전체의 74%를 차지한다. 도박을 해본 적 있는 학생 중 약 4분의 3이 스마트폰을 통해 도박을 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18년 게임위가 실시한 147건의 불법게임물 단속 중 모바일 단속 성과는 단 6건(약 4%)에 그치며 단속이 효율적으로 실시되지 못했음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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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도박 등 사행성에 대한 규제는 웹보드게임으로 이어졌다.
지난 2014년 정부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 시행령을 통해 강력한 규제의 칼을 꺼내 들었다. 이같은 조치로 웹보드게임 업계 매출은 반토막이 났다. 국내 웹보드 게임 시장의 매출은 70%이상 감소해 4000억여 원의 손해를 입었다. 글로벌 소셜카지노 시장에서 법적 규제 없이 성장해 60%이상의 업체 선점율을 기록한 장가, 텐센트 등과는 상이한 행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웹보드게임 산업 규제에 대한 풍선 효과로 불법 도박장이 전국적으로 성행하였고, 인터넷 불법 토토사이트는 규모를 측정할 수 없을 만큼 확대되었다.
신게임산업은 또 다시 규제되어야 하는가?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2020년 4월 게임법 개정안을 발표함으로써, '스포츠 승부예측 게임(스포츠 베팅게임)'이라는 신 게임사업을 웹보드 게임으로 분류했다. 이에 엠게임, NHN 등 국내 중견 게임사들은 스포츠 베팅 게임 서비스를 준비하고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에도 게임법 개정안을 통해 스포츠베팅 게임에 웹보드 게임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중견 게임사들의 진출로 게임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상황에서 신 게임에 대한 사전 이해 없이 규제만을 적용한다면 또 다시 게임 산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2014년 한 차례 규제로 인해 크게 감소했던 웹보드 게임 매출은 2016년 게임법 개정을 통해 규제를 소폭 완화했음에도 결국 이전의 규모를 회복하지 못했다.
최근 정부가 게임산업의 성장을 외치고 있는 만큼, 시장 위축의 부작용을 초래하는 규제위주의 정책보다는 지원과 협업을 통한 신사업 육성 위주의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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