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일본불매운동' 1년, 일본 자동차-맥주 판매 '직격탄'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20-07-03 07:50


지난 1일로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수출규제를 단행하면서 촉발된 '일본불매운동'(노 재팬)이 1주년을 맞은 가운데 특히 일본 자동차와 일본 맥주가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 재팬'은 시작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조차 성공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예상을 깨고 장기화 되고 있음이 각종 수치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우선 수입차 시장에서 한창 기세를 높이던 일본 자동차는 '노 재팬'이 시작된 이래 판매가 급감하면서 닛산은 철수키로 했고 혼다는 영업이익이 90% 감소했다.

혼다코리아 감사보고서를 보면 작년(2019년 4월~2020년 3월) 영업이익은 19억8000만원으로, 전년의 196억1000만원의 10분의 1로 줄었다. 매출은 3632억원으로 전년의 4674억원보다 23% 감소했다.

판매 역시 우울해 혼다코리아는 올해 들어 5월까지 1323대가 팔려 작년 동기대비 73% 줄었다.

한국닛산은 한국 시장에서 16년 만에 철수키로 했다. 닛산과 인피니티 브랜드는 5월까지 판매가 각각 1041대와 222대로 작년 동기보다 38%, 71% 감소했다.

한국닛산은 "사업 환경 변화로 인해 한국 시장에서 상황이 더욱 악화하면서 본사는 한국 시장에서 다시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갖추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일본차 브랜드들은 지난해 불매운동 집중 대상이 되자 대폭 할인 판매에 나섰지만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불매운동이 벌어지기 직전에 일본차 브랜드들은 수입차 시장에서 점유율이 20%가 넘을 정도로 승승장구 중이었지만 하반기에 꺾였다.


토요타와 렉서스도 올해 들어 5월까지 판매가 작년 동기대비 각각 57%와 64% 줄어들었다.

이 같은 수치는 올해 1~5월 전체 수입차 판매 대수가 10만88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한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일본 맥주의 매출 하락은 더욱 심각하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 품목별 소매점 매출액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 맥주 시장 소매 매출액은 6932억1900만원 규모였다.

이 가운데 오비맥주의 '카스 후레쉬'와 하이트진로 '테라'가 각각 2685억5200만원과 899억8700만원으로 1·2위를 차지했다.

수입 맥주 가운데에서는 '칭다오'와 '하이네켄'이 382억5100만원과 328억8200만원으로 선두를 달렸다.

한때 수입 맥주 시장을 호령하던 아사히는 '스텔라 아르투와'와 '클라우드'에도 뒤진 22억6600만원에 그쳐 12위를 기록했다. 아사히는 불과 1년 전인 2018년 4분기에는 458억8400만원어치를 팔아 수입·국산을 통틀어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불과 1년 만에 순위가 폭락한 것은 물론, 매출이 95%나 사라진 것이다.

수입 맥주 '대장' 자리를 지키던 아사히가 무너지면서 다른 수입 브랜드가 톡톡한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도 조사됐다.

같은 기간 중국 맥주 브랜드 칭다오는 전체 순위는 4위로 동일했지만, 아사히의 빈자리를 파고들면서 수입 맥주 가운데 1위로 올라섰다. 분기 매출액 역시 322억6500만원에서 382억5100만원으로 약 18.5% 뛰었다.

벨기에 맥주 브랜드 스텔라 아르투와는 이 기간 조사 대상 순위권 밖에 놓여 있다가 지난해 4분기 10위에 안착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해를 넘어 최근까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일본으로부터의 맥주 수입액은 77만2000달러(약 9억2000만원)에 그쳐 불매 운동 촉발 전인 1년 전 2018년 5월 594만8000달러(약 71억3000만원)의 7분의 1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이처럼 '노 재팬'으로 인해 실적이 바닥을 치자 일본 맥주 수입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다.

아사히를 유통하는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해 12월 근로계약이 끝나는 계약직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하는 등 사실상 인력 감축에 착수했고, '삿포로'와 '에비스'를 들여오는 엠즈베버리지는 지난해 무급 휴직을 도입했다.

일본 자동차나 일본 맥주 입장에서는 지금의 상황보다 더욱 우울한 부분이 일본 불매 운동의 여파가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국민들에게 일본 불매 운동은 이제 일상이 된 듯하다"며 "특히 일본 자동차와 일본 맥주에 대해서는 불매에 대한 의식이 유독 강한 편"이라고 밝혔다.

다만 올 하반기에는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이 신차를 내놓고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감소율이 다소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토요타는 최근 서초전시장을 확장 이전하고 하이브리드차 연비를 홍보하기 위한 '연비 레이스', 유지관리 서비스를 포함한 법인 전용 리스프로그램 출시 등을 했다. 미디어 시승 행사도 재개했다. 렉서스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UX 250h에 F SPORT 모델을 추가했다.

이 밖에 혼다코리아는 7월 한달 간 전 차종 구매 및 등록 고객에게 '엔진오일 평생 무상 교환 쿠폰'을 제공한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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