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코로나19의 유행으로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여름을 앞두고 '수인성(水因性) 감염병'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오염된 물과 음식으로 전염…피로감, 구토, 발열 등에서 황달 증상으로 발전
A형 간염은 간염 바이러스의 한 종류인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간염으로,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함으로써 감염되거나 혈액을 통해 감염된다. 주로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대변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 등을 섭취하거나 감염된 환자와 밀접 접촉하면서 감염되며, 오염된 식수원이나 급식 등으로 인해 집단으로 발병하기도 한다.
치료제 없는 A형 간염, 항체 검사로 진단 및 면역 유무 확인 가능
A형 간염이 의심되는 경우 어떤 검사를 통해 진단이 가능할까? 바로 채혈을 통한 항A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anti-HAV) 검사로 A형 간염을 진단할 수 있다.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는 대개 감염 15~45일 후 출현하는데, 출현 후 3~6개월 지속되는 '항A형 간염 바이러스 면역글로불린M(이하 IgM) 항체'와 lgM 항체 출현 1~2주 내에 나타나 평생 지속되면서 재감염을 막는 면역항체인 '항A형 간염 바이러스 면역글로불린G(이하 IgG) 항체'로 구분된다. IgM 항체 양성은 최근 감염을, IgG 항체 양성은 최근이나 과거 감염 또는 예방접종력을 시사한다. 간염과 연관된 임상증상과 간기능 검사 등 연관 검사와 함께 IgM 항체를 검출하여 A형 간염을 진단하는데, 항체의 출현시기에 따라 초기 음성을 보일 수 있어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두 항체 검사를 함께 연속적으로 실시해 A형 간염을 진단하기도 한다.
아직까지 A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약은 개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대증요법이 주된 치료이며, 고단백 식이요법과 간에 휴식을 주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심한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입원 치료해 증상을 완화시켜주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A형 간염은 예방이 가장 중요한 질병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A형 간염이 대변으로부터 경구로 감염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개인위생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A형 간염 바이러스는 85도 이상에서 1분간 가열해야 불활화되기 때문에 끓인 물을 마시거나, 조개류는 90도에서 4분간 열을 가하거나 90초 이상 쪄서 먹는 등 충분히 익힌 음식을 섭취하는 것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특히 지난해 있었던 A형 간염 대유행의 주요 원인이 오염된 조개젓이었던 것으로 드러난 만큼, 조개류 섭취 시 같한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본부는 A형 간염 예방과 전파 차단을 위해 안전성이 확인된 조개젓만 섭취하고, 조개류는 익혀먹는 등 A형 간염 예방수칙을 준수할 것을 권고했다. A형 간염 예방 수칙은 ▲안전성이 확인된 조개젓 섭취 ▲조개류 익혀먹기 ▲요리 전, 식사 전, 화장실 다녀온 후 비누로 30초 이상 손씻기 ▲안전한 물 마시기 ▲채소나 과일은 깨끗이 씻어 껍질 벗겨 먹기 ▲A형 간염 예방접종 등이다.
A형 간염 예방접종은 A형 간염을 앓은 적이 없거나 A형 간염 면역이 없는 경우 6~1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해 면역을 획득할 수 있다. 보통 한 번 접종한 후에 백신의 종류에 따라 6~18개월 후 추가 접종을 함으로써 95% 이상의 간염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2세 이상의 어린이뿐만 아니라 아직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은 성인에게도 효과가 있다. A형 간염 면역 유무는 항A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 검사를 통한 IgG 항체 보유 여부로 확인할 수 있다.
GC녹십자의료재단 최리화 전문의는 "A형 간염은 직접적인 치료약이 없는 만큼 예방이 최선인 질병"이라며 "개인위생 관리와 함께 조개류 섭취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A형 간염이 의심된다면 신속히 항A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 검사로 발병 여부를 진단하고 검사 결과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며, 면역력이 없는 성인은 예방접종을 받을 것이 권장된다"고 덧붙였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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