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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지방간]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10~15%, 간경화·간암 진행…급격한 체중감소는 오히려 위험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0-06-04 08:19


음주와 연관된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수는 최근 4년새 줄어든 반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2015년 3만3463명에서 2019년 3만1283명으로 감소한 반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2015년 2만8368명에서 2019년 9만9616명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남성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2015년 1만6762명에서 2019년 5만8156명으로 약 3.47배 증가했으며, 여성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도 2015년 1만1606명에서 2019년 4만1460명으로 약 3.57배나 증가했다.

이에 중앙대학교병원 전문의들의 도움으로 지방간의 발생 원인과 예방법 등에 대해 정리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지방이 간 무게의 5% 넘을 경우 '지방간'…알코올성·비알코올성으로 나눠

지방간은 지방이 간 전체 무게의 5%를 초과한 상태를 말하는데,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非)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흔히 지방간은 술이 주요 원인으로 과다한 음주를 하는 사람에게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음주를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흔히 발견되며 지방간의 80%는 생활 습관으로 인해 생긴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다.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김형준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비만이 아닌 사람들도 지방간인 경우가 많으며, 복부지방 즉 내장지방이 지방간의 더 큰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과체중이나 비만이 없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동양인의 정상체중 체질량지수 23㎏/㎡ 이하, 서양인은 25㎏/㎡ 이하를 기준으로 세계 인구의 10~30%를 차치하며 국내 연구에서도 유병률이 12.6%로 발표된바 있다.


또한, 국내 또 다른 연구에서는 2007~2008년 사이 건강검진을 받은 2017명을 4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내장 지방량이 증가할수록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험이 최대 2.2배까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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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대해 김형준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일으키는 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지만 신체의 다른 부위로부터 잉여의 지방이 간으로 많이 운반되는 것과 장으로부터 운반되어 간으로 유입된 지방이 간 내 지방대사과정에 장애가 생겨 간에 많은 양의 중성지방이 쌓이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간 내 지방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질환으로는 비만, 당뇨 및 고지혈증이 대표적이지만 단순히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는 자체로만으로는 지방간이 유발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10~15%, 간경화·간암으로 진행

단순 지방간과 달리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10~15%에서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어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경과를 밟을 수 있고, 연관질환으로 알려진 비만, 당뇨 및 고지혈증이 향후 심근경색이나 중풍과 같은 순환기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흔하다고 해서 절대 간과해서는 안된다.

지방간을 가진 사람은 대부분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지만 일부에선 피로감, 전신 권태감, 오른쪽 상복부의 불편감 등을 호소하기도 하며, 대부분 다른 질환으로 병원을 방문한 경우 또는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김형준 교수는 "비만, 당뇨, 고지혈증을 가진 사람이 혈액 검사에서 간 기능 이상소견을 보이는 경우에 지방간을 우선적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며, "지방간은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서 지방이 침착된 간의 모습을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MRI나 CT 촬영을 시행하기도 하며, 단순 지방간과 향후 간경화로 진행할 수 있는 지방간염의 감별을 위해서는 간조직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급격한 체중감소는 오히려 위험…일주일에 0.5~1㎏ 빼야

지방간을 약물로 치료하는 방법은 현재 없지만, 원인이 되는 비만, 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요인을 교정 및 제거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원인질환에서 체중감량과 운동이 매우 중요하며, 생활습관의 변화, 고지혈증 치료, 적정 혈당 조절 등을 병행하면 지방간 치료가 가능하다.

체중감량에 있어서 특히 유의해야 할 점은 금식 등을 통한 급격한 체중감소는 내장지방에서 간으로의 급격한 지방산 이동을 초래해 오히려 급성 지방간염을 일으킬 수 있고 간 부전까지도 초래할 수 있으며, 담석이 발생하는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체중감량 속도는 일주일에 0.5~1㎏ 정도가 적당하며, 현재 체중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열량에서 500~1000㎉가 적은 식이요법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식이요법은 총열량을 제한하고 지방질의 섭취를 전체 열량의 30% 이내로 하며, 고기류, 유제품과 같은 동물성 식품에 많이 들어 있는 포화지방산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조수현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체중의 절대량 감소보다는 내장지방의 감소가 중요하기 때문에 탄수화물이 많이 든 쌀밥, 떡, 빵 등 음식은 체내에서 쉽게 지방으로 바뀌므로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고, 고등어, 삼치 등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식품은 중성지방 농도의 감소, 혈당저하, 간수치 호전 등 지방 침착을 조절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조 교수는 "식이요법과 더불어 운동을 통해 체중감량에 도움이 되고 혈당을 개선할 수 있는데, 운동은 매일 30분 정도 조깅, 자전거타기, 수영 등 유산소운동을 하는 것이 좋으며, 저항성운동을 함께 병행한다면 인슐린 민감성을 개선시켜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최소 자기 체중의 5%를 감량하면 간수치를 호전시킬 수 있으며, 약 10%를 줄이면 지방간을 개선시킬 수 있는데, 정기적이고 꾸준한 운동 습관과 적절한 식이요법을 통한 식습관을 지켜나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국내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수는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발병 원인은 복부지방 즉 내장지방이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은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김형준 교수가 진료중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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