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이라도 두통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만큼 두통은 흔한 질환이다. 이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참기 힘들 정도로 두통이 심하거나 너무 잦은 두통은 몸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두통을 진단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특정 원인 없이 증상에 기초해 진단하는 '일차성 두통'과 특정 원인 질환에서 기인한 '이차성 두통'이다.
일차성 두통은 정밀검사로도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다. 긴장형 두통, 편두통, 군발두통 등이 포함된다. 긴장형 두통은 가장 흔한 두통으로 명확히 밝혀진 원인은 없지만 스트레스, 과로, 피로, 심리적 문제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 있거나 서 있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군발두통은 매우 심한 편측 두통이 동측 안면의 자율신경계 증상과 함께 1∼2시간 지속 되며 수주 이상 시기적으로 뭉쳐서 나타나는 두통을 말한다. 편두통보다는 드문 질환으로 삼차신경, 주변 혈관과 자율신경의 반사적 활성화에 의해 발생한다. 급성발작은 뇌의 시상하부의 활성화와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차성 두통은 대부분 만성적 두통으로 발전하는데, 상당수 환자가 이에 해당한다. 이 경우 환자는 병에 대한 경각심 없이 병원 진료를 등한시하거나 약을 통한 일시적 해결로 수년 이상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정성우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대부분의 일차성 두통 환자들이 병원 진료를 받지 않고 약물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결국 진통제 남용 등으로 약물과용 두통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환자 본인이 진통제를 어느 정도 먹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원인을 찾을 수 있는 이차성 두통은 기질적인 뇌질환 뿐 아니라 여러 질환이나 약물, 알코올 등에 의한 경우도 포함한다. 이차성 두통의 대부분은 급성 증후성 두통으로 외상, 뇌혈관질환, 감염성 질환, 특정 물질에 의한 두통, 내과적 질환 등이 원인이다. 이 경우 두통이 느껴지면 바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두통의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증상이 상당히 호전된다.
이유 없이 계속되는 두통, 뇌졸중 등 신호일 수도
일반적으로 두통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상태가 완화된다. 하지만 두통이 심할 때는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는다. 긴장이 심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는 누구나 두통을 겪을 수 있지만 아무런 이유 없이 두통이 지속된다면 몸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만성피로 : 스트레스가 과다하게 누적됐거나 잠이 부족하면 누구나 피로함을 느낀다. 이를 적절히 해소하지 못하면 결국 만성화돼 잠을 자도 피로가 해소되지 않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 결과 심한 두통을 비롯해 신체 전반적으로 다양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두통이 심할 때는 올바른 수면습관을 들이거나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해 증상을 완화 시키도록 한다.
▲목 디스크 : 옳지 못한 자세를 많이 취하는 직장인, 학생 등은 목이 제 위치를 벗어나 변형되기 쉽다. 이렇게 되면 경추의 수핵이 튀어나와 신경을 누르는 목 디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목 디스크가 발생하면 두통은 물론 어깨 통증과 손, 팔이 쉽게 저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목 디스크는 한 번 발병하면 만성적인 통증을 일으킨다. 반드시 예방을 위해 자세를 교정해야 한다.
▲뇌졸중 : 갑작스럽게 머리를 무언가로 얻어맞은 것처럼 극심한 통증을 느끼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손상돼 발생하는 뇌졸중(뇌경색, 뇌출혈)의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질환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발병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생명을 앗아가기도 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두통과 함께 언어장애, 감각이상, 편측마비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두통은 '질병', 원인 질환 찾아 치료해야
스트레스, 피로, 수면부족 등 원인이 있는 상태에서 발생한 가벼운 두통은 진통제로도 증상이 어느 정도 경감된다. 피로 등의 원인요소가 사라지면 두통도 함께 사라진다. 하지만 편두통, 군발두통 등 일차성 두통은 일반적인 진통제보다 해당 두통에 맞는 특별한 치료제를 사용할 때 치료 효과가 높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적절한 급성기 약물 요법과 앞으로의 두통을 줄이기 위한 예방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원인 질환 감별을 위해 뇌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뇌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할 수 있다. 정성우 교수는 "뇌CT나 뇌MRI로도 이상소견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신경성 두통이라고 치부하고 두통을 방치하거나 검사 자체를 의심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하지만 두통의 경우 뇌의 기질적, 구조적 이상 없이 발병하는 일차성 두통이 많은 만큼 두통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신경과 의사의 자세한 진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 가지 이상의 두통을 가지고 있는 환자의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일차성 두통과 이차성 두통 모두를 갖고 있거나, 처음에는 급성 두통 증후군이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만성두통으로 전환되기도 하고, 일차성 두통의 여러 가지 두통 양상을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
정성우 교수는 "대표적으로 전조증상 없는 편두통과 긴장성 두통의 복합두통 빈도가 높다. 노인에게서 새롭게 발생한 두통의 경우와 같은 이차성 두통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거나,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두통의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 두통을 유발하는 다양한 원인 유무에 대해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며 "두통이 뇌출혈, 뇌종양 등 뇌 질환에 의해 발병한 것이라면 그 원인 질환을 찾아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두통의 위험신호
-과거에 경험한 적이 없는 두통이 갑자기 시작한 경우
-어린이, 중년 성인, 암환자, 면역억제상태환자, 임신부에게 새로 발생한 두통
-운동, 성교, 누웠을 때보다 서 있을 때 악화하는 두통
-두통의 빈도가 증가하고, 양상이 이전과 다르게 변화한 경우
-의식 소실이나 간질 발작이 두통과 동반된 경우
-두통이 발생한 반대쪽 신체에 마비, 감각 저하 등이 나타난 경우
-안구 주위나 두개골 위에서 잡음이 들리는 경우
-50세 이후 처음으로 두통이 시작된 경우
-시력이 점점 떨어지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힘든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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