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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역사상 '역대급 괴물 신인'으로 꼽히는 임채빈(25기·29세·수성·A1)이 지난 9일 광명 11경주 우수급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마침내 특선급 진입에 성공했다.
이후 7경기에서 꾸준히 200m와 333미터에서 각각 10초, 18초 초반대를 기록하며 가볍게 몸을 풀 듯 연승 가도를 달린 임채빈은 신인들이 공통으로 겪는 호된 신고식조차 없이 특선급에 무혈입성하게 된 것이다.
경륜훈련원 입소 직전까지 국내 사이클 단거리의 제왕으로 군림하던 임채빈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무거운 차체도 주무대가 프로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톱 스프린터의 위용을 뽐냈다.
단거리는 성인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역시 적응하는데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단체추발 금메달, 2016년 홍콩 트랙 월드컵 경륜 경기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큰 족적도 남겼기 때문이다. 성인 남자 단거리 선수가 월드컵 같은 세계 무대에서 입상한 경우는 국내 사이클 역사상 지금도 임채빈이 유일하다.
임채빈의 최대 장점은 폭발적인 순간 스퍼트 능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선행 승부 시 종속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야구로 치면 정통파 강속구 투수의 공끝이 묵직하다는 표현이 적절할 듯하다. 그야말로 타고났다는 표현이 들어맞는 각력이다. 자전거 피팅이나 주법에도 크게 예민한 반응을 보이지 않다 보니 슬럼프나 기복도 덜한 편이며 여기에 체력까지 받쳐주고 시야도 넓은데다 각종 국제 경기 경험으로 인해 멘탈 역시 남다르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사실 우리 나이로 올해 30세면 비교적 늦게 데뷔한 셈이다. 하지만 지난 2018년 7월 일본 시즈오카에서 열린 스프린터 경기에서 200m 9초 82의 한국 신기록을 기록할 만큼 아직 전성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아마 사이클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기도 하다. 또한 경륜에서 객관적 기량을 평가할 때 흔하게 쓰는 자료인 1㎞ 독주 한국 신기록 1초 01 10 (2015 프랑스 파리 세계사이클 선수권대회) 역시 아직도 그의 몫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제 가장 큰 관심은 경륜 챔피언 정종진과의 맞대결일 수밖에 없다. 경륜의 레전드로 통하는 조호성의 최다 연승과 그랑프리 3연패 기록까지 경신한 정종진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자타 공인 현재 경륜의 일인자다.
사실 오랜 기간 동안 정종진이 경륜 무대를 독식하다 보니 팬들 역시 벨로드롬의 새 주인을 반기는 모양새다. 결국 모두가 염원하는 두 선수의 빅 매치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각력만 비교할 때 임채빈이 뒤질 게 없다고 입을 모은다. 초반 몇몇 경주는 정면 승부 또는 연대의 열세로 고전할 수도 있겠으나 경험이 축적되고 인지도가 올라서면 정상 등극 역시 시간문제라는 다소 성급한 관측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임채빈이 만약 정종진을 초반 멀리 두고 한 바퀴 선행을 나서거나 반바퀴 또는 추입 같은 동일한 거리에서 맞대결을 펼칠 경우 현재 기록상 뒤질 것이 없다는 것이 공통된 견해기 때문이다.
경륜 원년부터 신인들을 지켜봐온 예상지 '최강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임채빈이 1차 목표인 특선급 진입에 무난히 성공했고 당장 특선에서도 맹활약이 기대되는 만큼 역대 신인 최다 연승 행진 기록 역시 또 다른 볼거리"라며 "또한 축구 천재로 통하는 메시와 호날두에 비견될 만큼 두 선수는 경륜으로 치면 신계급의 출현이다. 정종진과 임채빈의 정면 승부는 궁극적으로 벨로드롬 사상 최고의 흥행카드가 될 수밖에 없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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