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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오피스 위워크, 입주업체에 테이프 제거비로 250만원 요구하더니 결국은….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19-12-19 09:04


국내 벤처·스타트업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공유 오피스 업체 '위워크(Wework) 코리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한 스타트업 업체가 "위워크 코리아와 계약 종료 이후 과도한 수리 비용 청구 견적서를 받았다"며 문제 제기에 나서자, 기존의 비난 여론이 본격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확대되는 추세다. 업계 내에서는 이와 같은 여론이 자칫 잘못하면 '갑질 논란'으로 번질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위워크 코리아가 사태를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린다.

"멤버에게 최고의 경험 선사한다"더니, 양면 테이프 제거에 252만원 수리비용 요구한 위워크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스타트업 업체 A사 대표는 위워크 코리아 서울 삼성역점을 사무실로 2년간 이용한 후 이전 절차를 진행하다 위워크 코리아로부터 252만원에 달하는 견적서를 받았다. 견적서에는 "벽면의 양면 테이프 자국 제거를 위해 사무실 내 페인트 도장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A사 대표는 위워크 코리아 측에 "테이프 자국을 직접 제거하거나 직접 업체를 고용해 제거하겠다"고 답변했지만 위워크 코리아 측은 "외부 수리 진행 시 약관상 해당 업체가 수리 이전 산자보험과 근재보험, 하자이행권, 영업배상책임보험증권 등을 제출하고 특정 회사의 페인트 제품을 반드시 사용해야 하며 작업 종료 시에는 청소까지 모두 완벽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다.

A사 대표는 자신의 SNS 채널을 통해 "결국 견적서에 적힌 비용 그대로를 지불하란 소리"라며 "입주 당시 계약서에는 '원상 복구해야 한다'는 내용 뿐이었다. 수리 비용이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워크 코리아에 현재 입주해 있거나 입주를 계획하고 있는 분들이 저와 같은 피해를 입지 않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해당 내용이 SNS 채널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확산되자 위워크 코리아 측은 논란이 된 A사가 이용한 사무실 복구 작업의 세부 사항으로 "주말동안 작업해야 하는 전문 인력 인건비, 친 환경 페인트 구입 등 재료비, 이전과 동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전반적인 복구작업에 대한 부분까지 모두 명시된 견적서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워크 코리아는 "복구작업 비용 책정은 글로벌 가이드라인에 따라 운영된다"며 "해당 사업자 대표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상황을 설명했고 합리적 수준으로의 수리 비용 조정에 성공해 상황이 원만히 마무리됐다. 향후 국내 상황에 적합한 가이드라인 재조정 여부는 아직 논의중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A사와의 구체적 합의 내용과 굳이 특정 회사 페인트를 요구했어야 하냐는 등의 질문엔 "합의 내용을 밝힐 수 없다"며 "위워크는 멤버분들께 매일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만큼, 앞으로도 최상의 공간 및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언제나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답변을 보내왔다.

공유오피스 시장 커지는데…늑장 대처로 후발 주자에 잠식당할 가능성도

위워크 코리아 이용과 관련해 높지 않은 점수를 주는 스타트업 및 벤처 업계 종사자들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A사 대표가 자신의 SNS 채널에 게재한 게시물 댓글에는 "직원이 늘어나면서 이전에 치워놓은 책상과 의자를 다시 꺼내 달라고 했더니 개수 별 각각 1만5000원씩에 해당하는 이용료를 물어야 했다"는 내용이 올라왔고, 일부 위워크 코리아 사무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출입 카드 재발급 비용이 3만원 가량인데 가격이 비싼 것 같다", "공용 라운지 내 책상이 불량임에도 고쳐지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소규모 스타트업을 운영중인 한 창업자는 "주위 위워크 코리아 이용자들 중 부정적 평가를 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대부분 계약기간이 남아있어 섣불리 불만사항을 언급하기 힘든 점 또한 있다고 하더라"면서 "경쟁 업체 등에서 '스페셜 프모로션'등을 제안하기도 해 위워크 코리아를 계속 이용할 지 여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A사 대표는 "이전에는 위워크 코리아만이 가진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사무실을 이용했지만 현재는 국산 업체들이 운영하는 공유오피스 수준 또한 높아졌다"고 말했다. 현재 A사는 사무실 이용 기간 만료로 위워크 코리아 이용을 종료하고 한국 기업이 운영하는 공유오피스 업체로 사무실을 이전한 상태다.

최근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KT 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 규모는 지난 2017년 600억 규모에서 연평균 64% 성장했다. 오는 2022년에는 7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경쟁 역시 치열해지고 있다. 패스트파이브와 스파크플러스 등 국산 공유오피스 업체들은 공격적인 지점 수 확대로 글로벌 업체인 위워크에 맞서 시장 선점에 나서는 모양새다.

패스트파이브는 20개 지점을 운영중이며 최근 23호점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스파크플러스는 12월 현재 총 12개 지점을 운영중이다. 두 업체 모두 2년 내 서울 시내에서만 40개까지 지점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LG서브원, 한화생명, 현대카드, 신세계인터내셔널 등 대기업도 공유오피스 업계 진출에 나섰다. 이들은 기존에 이미 보유하고 있는 사옥을 공유오피스로 리모델링해 운영한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글로벌 업체들과 거의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는 국산 공유오피스 업체들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위워크 코리아가 빠른 논란 대처와 상황 수습에 나서지 않는다면 향후 경쟁력 측면에서 매우 불리한 결과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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