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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후손' 허연수 대표의 GS25, 은근슬쩍 일본맥주 할인행사로 비난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9-10-22 10:41


사진출처=GS25 홈페이지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100일을 넘어선 가운데,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4캔에 1만원' 수입맥주 할인 행사에 일본 맥주 회사 제품을 은근슬쩍 포함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GS25는 올해가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것을 기념해 마케팅 키워드를 '애국 마케팅'으로 잡고 그동안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지난 8월부터는 수입맥주 할인 행사에서 일본산 제품과 일본 맥주 회사 제품을 모두 제외시키는 등 불매운동에 적극 나섰는데 불과 석달 만에 할인 행사 품목에 다시금 일본 맥주 회사 제품을 포함시켰다.

여기에 최근 GS25에서 판매한 도시락과 김밥 등에서 한 달도 되지 않아 같은 종의 벌레가 세 번이나 발견되는 등 식품안전마저 구멍이 뚫리는 등 악재가 겹치는 모습이다.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애국 기업가의 대표주자가 된 동시에 지난 5월 유통업계 종사자로는 최초로 식품안전의날 시상식에서 대통령표창까지 받은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에게는 최근의 논란이 더욱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GS25의 이중적 '애국 마케팅' 논란…그러다 불매대상 될라

업계에 따르면 GS25는 지난 16일 수입맥주 할인 행사에 필스너우르켈을 포함시켰다. 또 필스너우르켈과 같은 체코 맥주인 코젤은 18일부터 할인 행사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필스너우르켈과 코젤은 불매운동 제품으로 지목된 제품들이다. 일본 아사히 맥주는 지난 2016년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안호이저 부시인베브의 동유럽 사업부를 인수했고, 필스너우르켈을 포함해 헝가리의 드레허, 폴란드의 티스키에 등이 아사히 브랜드가 됐다.


이에 GS25는 지난 8월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되자 아사히 맥주 소유인 유럽 맥주를 할인 행사에서 제외시킨 것을 비롯해 미니 사케 판촉 행사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통상적으로 편의점의 수입맥주 할인 행사는 월별로 품목을 지정하고 행사를 진행한다. 그런데 이번에 GS25가 10월 할인 행사 도중 필스너우르켈 등 8개 제품을 추가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게 업계의 평가다.

결국 불매운동이 잠잠해진 틈을 타 GS25가 일본 맥주를 할인행사에 은근슬쩍 포함시키려 했다는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GS25가 일본 맥주회사 제품을 할인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게시판에는 비난의 글이 이어졌고, GS25는 17일 긴급공지사항을 통해 행사를 취소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GS25 측은 "담당 직원이 행사 품목을 지정하며 제품 바코드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해당 제품이 실수로 입력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행사 다음날 오전에 본 사실을 인지해서 취소 조치했지만 시스템이 매일 자정에 적용되는 프로세스를 따르다 보니 이런 당사의 단순 해프닝이 몇몇 언론사를 통해 보도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담당 직원의 단순 입력 실수였다는 해명은 GS25가 행사 계획을 가맹점에 공지한 뒤 냉장고에 붙이는 쇼카드(행사 가격표)까지 제작해 배포했다는 점에서 납득이 안된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들을 더욱 분노하게 하는 부분은 GS25가 올해 마케팅 키워드로 '애국 마케팅'을 줄기차게 내세웠다는 점이다. 올해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국가보훈처, 독립기념관과 함께 태극기 역사를 소개하는 스티커를 제작해 도시락 전 상품에 부착한 것을 비롯해 지난 3월과 4월에는 한 달 간격으로 각각 '여성 독립운동가 51인 알리기', '임시정부 47인 알리기'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네티즌들은 '그러려면 애국 마케팅 왜 하냐' '그러다 GS편의점도 불매대상 된다' '뭐만 하면 직원 실수래' 등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도시락에서 벌레가 나왔는데 시금치 탓만…허연수 대표의 무결점 경영에 상처

GS25는 최근 식품안전에서도 구멍이 뚫렸다. GS25에서 판매되는 도시락과 김밥 등에서 한 달 사이 같은 종의 벌레가 세 번이나 발견된 것.

A씨는 최근 GS25에서 비빔밥 도시락을 먹다가 손톱만한 크기의 벌레(노린재)를 발견했다. 비빔밥 도시락을 거의 다 먹었을 때 입속에서 딱딱한 물체를 두 번 정도 씹었고, 뱉었더니 노린재가 나온 것.

앞서 지난 1일과 4일에는, 경북 구미 등에서도 GS25의 도시락과 김밥에서 노린재가 발견돼 한 임산부는 구토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GS25의 도시락과 김밥 등을 만드는 공장은 전국에 10개인데 그 중 세 군데 공장 제품에서 같은 종류의 벌레가 각각 나왔다. 이에 대해 GS25 측은 "스페인산 냉동 시금치 공정 과정에서 벌레가 들어간 것"이라며 "시금치 색과 유사해 발견하지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벌레가 나왔다는 신고가 접수됐는데도 해당 제품들이 폐기되지 않고 한동안 그대로 판매됐다는 점이다. GS25 측은 "이물질 발견 신고가 접수된 후 해당 시금치 원료 공급처를 바꾸는 조치를 실행했다. 그렇지만 당사는 안전성을 더욱 기하기 위해 아예 해당 상품에 대한 판매를 중단한 상태이다"며 늦은 대응이 대수롭지 않은 듯한 반응을 보였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GS25가 제조 공장에 대한 관리 소홀 책임보다는 재료 탓으로 원인을 돌리는 태도에 크게 실망할 수 밖에 없다. 문제가 터진 뒤에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점검이나 냉철한 자기 반성이 안보인다는 점이 특히 그러하다.

따라서 '은근슬쩍 일본맥주 할인 행사'나 '도시락 벌레 사태' 등 일련의 사건과 이를 둘러싼 후속대책까지 미비한 점은 GS리테일을 이끌고 있는 허연수 대표의 무결점 이미지에 제대로 상처가 날 사안들이다.

허연수 대표의 조부인 고 허만정 GS 창업주는 독립군을 위한 자금을 마련해 독립운동을 지지한 인물로, 허 대표는 창업주의 뜻을 이어받아 독도 알리기 및 위안부 피해자 기금 모금 활동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렇게 '애국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직원의 실수로 갑자기 불거진 일본 맥주 회사 제품 할인 행사는 허 대표의 자존심에 큰 상처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허대표는 지난 5월 식품안전의날 기념식에서 식품업계가 아닌 유통업계 종사자 최초로 대통령표창을 받은 주인공이다. 당시 허 대표는 "GS리테일이 식품 안전을 위해 노력한 다양한 활동을 인정받아 기쁘다. 믿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 문화를 확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불과 5개월여 만에 소비자는 GS25의 식품위생에 대한 신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허연수 대표는 대한민국 토종 유통 브랜드인 GS25를 애국기업인 동시에 소비자에게 신뢰 받는 회사를 만들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GS25 고위층은 최근 불거진 여러 문제들을 단순 실수 등으로 가볍게 여기는 듯하다. 그러다보면 소비자는 한 순간에 돌아설 것이고 자연스럽게 경쟁사에 밀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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