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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넷플릭스' 웨이브, 시작부터 소비자 '불만'…스포츠채널 단 2개에 SKT 탈출해야 하나?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9-09-26 07:49



'한국판 넷플릭스'로 주목받고 있는 토종 OTT(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wavve)가 시작부터 소비자 불만에 휩싸였다.

지상파 OTT 푹(POOQ)과 SK텔레콤의 옥수수가 합쳐진 웨이브는 지난 18일 정식 출범했다. 전 국민 중 절반에 달하는 SK텔레콤 가입자들 중 상당수가 이용하는 옥수수와 지상파 3사가 지난 7년간 공들여 구축한 푹의 이용자 풀을 승계한 만큼 웨이브는 오는 2023년말 유료가입자 500만명, 연 매출 5000억원 규모의 서비스로 성장시킨다는 야심찬 목표를 발표하기도 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25일 기준 구글플레이 한국 계정에서 웨이브 앱을 내려받은 사용자는 50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막상 웨이브를 내려받아 사용해 본 이용자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그 결과 구글플레이의 웨이브 사용자 평점은 5점 만점에 2.2점에 그치고 있다. 웨이브가 경쟁사로 꼽은 넷플릭스의 평점 4.5점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심지어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웨이브의 사용자 평점이 1.4점에 그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평점 테러' 수준이라고까지 평가할 저도다.

이처럼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꼽히는 웨이브에 대한 초반 평가가 나쁜 것은 이용자들의 기대감을 전혀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웨이브 가입자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기존 옥수수 이용자들의 불만이 두드러진다.

옥수수 이용자들로서는 그동안 누렸던 혜택이 웨이브 출범으로 강화되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실상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현재 웨이브는 지상파, 종편 등 80여개 채널을 제공하고 있는 반면 옥수수에서는 tvN, OCN, Mnet 등 CJ ENM 계열 채널과 JTBC 계열 채널 등 100여개 채널이 제공됐다. 이번에 CJ ENM 계열 채널과 JTBC 계열 채널이 빠지게 된 것은 두 회사가 별도의 OTT 합작법인을 만들기로 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실시간 스포츠채널이 대폭 줄어들었다. 옥수수에서는 볼 수 있었던 JTBC 골프, SBS 골프 채널을 비롯해 해외축구와 이종격투기 등으로 많은 시청자를 확보한 SPOTV 계열의 채널의 서비스가 모두 중단됐다. 또 스타스포츠, 유로스포츠 등 해외 스포츠 채널까지 자취를 감춰 현재 웨이브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스포츠 실시간 채널은 IB 스포츠와 SPOTV 게임즈 채널 단 2개 뿐이다.

여기에 옥수수 이용자 중 SK텔레콤 가입자가 가족결합이나 LTE 고가요금제를 쓸 경우, SK브로드밴드 상품 이용자일 경우 제공됐던 VOD 다시보기나 무료 영화 등 혜택도 사라졌다.


화질까지 나빠졌다. 웨이브는 기본 HD급 화질을 제공하고 풀HD 화질로 보려면 월 1만900원, UHD는 월 1만3900원의 이용권을 구매해야 한다. 이번 통합으로 옥수수에서 웨이브로 이전한 기본월정액 이용자들은 기존 풀HD화질에서 HD화질로 보게 된 셈이다.

결국 옥수수와 푹이 합쳐진 만큼 1+1에 플러스 알파가 있을 줄 알았던 옥수수 이용자들에게 알파는 없고, 예기치 않게 빠진 것까지 생겼으니 불만의 목소리가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웨이브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신규 콘텐츠가 아직 없다는 것도 문제다. 그동안 넷플릭스의 독점 콘텐츠에 눈높이가 맞춰진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웨이브에 들어가면 다양한 독점 콘텐츠가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실상은 '좀 더 기다려 달라'이다.

이에 대해 웨이브 측은 출범 당일 "오는 2023년까지 총 30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글로벌 OTT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대작 오리지널 분야에 웨이브가 국내기업 최초로 경쟁에 뛰어든다"면서 "출범 초기 지상파 3사 대작 드라마에 투자, 방송편성과 함께 OTT 독점 VOD 로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라고 밝혔다.

독점 콘텐츠가 단 한편도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서둘러 웨이브를 론칭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준비 부족을 지적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웨이브에 대한 이용자들의 초반 불만은 준비 부족에 대한 실망 때문이다. 이건 웨이브 측에서도 충분히 예상하고 있던 부분일 것"이라며 "그럼에도 서둘러 웨이브를 론칭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오는 11월에 디즈니 플러스가 론칭하는 등 거대 글로벌 공룡들의 안방 공격이 조만간 본격화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고 밝혔다.

문제는 웨이브의 어설픈 론칭이 SK텔레콤 이용자의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SK텔레콤에 가입해 옥수수로 이동중에서 동영상을 즐겼던 이용자 중 일부는 웨이브에 불만을 느껴 타 통신사로의 이동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골프나 해외축구 등 스포츠를 즐겨서 시청했던 30대, 40대 옥수수 이용자들의 동요는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웨이브 측은 "내부적으로 옥수수 이용자들의 불만을 알고 있고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서비스를 론칭 한지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아 당장은 옥수수 이용자들의 불만을 줄여줄 방안을 말씀드릴 수는 없다. 하지만 멀지 않은 시간에 추가 혜택을 포함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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