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면도기-자동차까지 정기구독하는 시대...손해 안보려면?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19-09-19 08:31


사용자가 일정 구독료를 내고 원하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제공받아 사용하는 '정기구독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프리미엄, 리디북스 등 콘텐츠 소비로 시작한 구독 서비스는 이제 자동차나 와이셔츠 면도날 등 다양한 제품 군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최근 소비 주요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들은 이제 더 이상 상품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구독'하는 것에 더 큰 의의를 두는 추세다.

폭발적으로 성장 중인 정기구독 서비스의 다양한 실태와 함께 예상치 못한 손해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들을 짚어봤다.

신발도 정기 구독해 신는 시대. 무한 확장 중인 정기구독 서비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가 2015년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0년에 2150억달러(245조원) 규모였던 구독경제 시장이 2020년에는 5300억달러(594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기 구독 서비스는 렌탈과 무제한 이용, 정기배송 등의 형태로 제공된다.

정수기와 비데 등 생활가전에서 주로 사용되던 렌탈 방식은 최근 셔츠 등 의류와 자동차까지 확대됐다. 넷플릭스와 왓챠, 멜론 등으로 대표되는 무제한 이용 서비스는 콘텐츠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면도기 등 생활용품이나 주기적으로 구입해야 하는 소모품을 배송해주는 정기배송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정기구독 서비스가 인기를 얻으며 각 업체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올 초 '현대 셀렉션'을 선보이고 월 72만원으로 3개 차종에 대해 주행거리 제한 없이 차량 이용이 가능한 서비스를 내놨다.

지난해 출시된 차량 구독 업체 쏘카의 '반값패스'는 차종·횟수 제한 없이 50% 할인된 가격에 이용이 가능하며 대여료가 무료인 '퇴근패스'는 매달 2만9700원으로 주중 18시부터 익일 오전 10시 사이 예약 진행 시 추가 금액 없이 쏘카를 이용할 수 있다.

'와이즐리'는 면도기와 면도 관련 용품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회사다. 월 구독료 8900원으로 독일산 면도날 4개를 매달 1회씩 배송해 준다. 와이즐리 면도기는 OEM 방식으로 생산을 진행해 직접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때문에 저가격 고품질 제품 공급이 가능한 것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셔츠 정기구독 서비스 업체 '위클리셔츠'는 한달에 5만~7만원 지불 시 살균 세탁 후 다려진 셔츠 3~5장을 매주 지정된 요일에 집 앞까지 배송해 주기도 한다.

이처럼 장기 렌탈 등 기존에도 존재해오던 정기구독 서비스가 최근에 더욱 각광받게 된 이유는 인터넷 발달로 고객들의 소비 패턴 파악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한 소비가 늘어나고 현금 결제보다 카드·스마트폰 앱 결제 등이 늘면서 소비자들의 개인 정보 수집이 용이해져 이들의 성향에 맞춘 서비스를 기획할 수 있게 된 점이 구독경제의 폭발적 성장을 도왔다.

더욱이 최근 소비 주체로 떠오르는 밀레니얼 세대들은 이전 세대와는 다르게 기존 상품들은 빨리 질려하고, 새로이 출시되는 상품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다. 이들은 거금을 들여 특정 제품 하나를 구매하는 것보다 정기 구독 서비스 등을

이용해 여러 개의 새로운 제품들을 주기적으로 접하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 또 유사한 제품들이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살고 있기에 손쉽게 특정 제품을 선택하거나 한 제품에 정착하기 어려워졌다. 때문에 전문 큐레이션 집단과 정기배송 서비스 제공 업체는 소비자 대신 복잡한 검색과 비교과정을 거쳐 새로운 경험만을 즐길 수 있도록 돕고, 주기적으로 소비하는 제품의 경우 정기 배송을 통해 주기적 제품 구매의 번거로움을 줄여준다.

정기 구독을 했는데 돈이 더 든다? 손해 안보려면…

이 같은 정기 구독 서비스들을 결정하기 전엔 사전에 꼼꼼히 이용 약관 등을 살펴봐야 한다. 단순히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고, 일회성 구매 금액보다 저렴하게 책정된 가격으로 주기적 배송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서비스에 무작정 가입했다가는 오히려 일정한 소비 생활을 해오던 것보다 더 많은 요금을 지출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현재까지 약 1억명의 구독자를 확보, 자체 콘텐츠 제작을 위해 80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넷플릭스에 처음으로 가입한 고객은 첫 30일간 무료로 넷플릭스의 모든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향후 유료 결제가 가능한 수단을 반드시 등록해야 하고,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 이용이 끝나면 자동으로 유료 결제가 진행된다. 일부 한국 사용자들은 넷플릭스 사용자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 무료 서비스 이후 자동결제가 이뤄지는 시간이 새벽 심야 시간대여서 해지 신청을 미처 하지 못했다며 울며 겨자먹기로 서비스를 한달 더 사용하게 됐다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아직까지 자동 결제일 이전 가입 해지 신청을 미처 하지 못한 고객들에게 환불 정책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자동 결제일 이전 이메일을 통한 자동결제 예정 고지만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외에 정기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비정기적으로 대대적 할인 행사 등을 진행하는 일이 잦은 일부 제품이나 서비스는 더욱 큰 폭의 할인 정보를 모르고 지나치게 될 수도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일례로 음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멜론은 첫 정기결제 고객을 대상으로 2개월 할인 혜택을 제공중이다. 일부 고객들은 3번째 달 월 정액 결제 전 가입한 상품 해지 절차를 진행하게 되면 비정기적으로 새로운 할인 혜택 정보를 주는 팝업이 뜬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해 동일한 서비스를 할인가가 적용되지 않은 정상 가격으로 이용하게 된다. 이는 별다른 할인 혜택을 확인하지 않고 정기 결제를 이용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에 대한 역차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에 멜론 측은 "일부 이용자에 대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는 하나 전체 고객 대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 이용자들의 경우 VIP 혜택관 등을 별도로 운영중"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배운철 소셜미디어 전략연구소 소장은 "소비자들이 구독 서비스를 보다 현명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연간 단위로 서비스를 한꺼번에 선결제하는 방식보다는 매월 정기적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을 택해 달마다 해당 구독 서비스가 정말 필요한지 고민해보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일부 구독 서비스의 경우 복수 가격 정책을 택하고 있기 때문에 정책별 혜택을 꼼꼼히 체크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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