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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임신·출산 탓 젊은 자궁근종 환자 증가 … 치료 미루다 난임까지

신대일 기자

기사입력 2019-03-27 00:00





과거 자궁근종 같은 여성질환은 40~50대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 지속적인 스트레스 노출과 불규칙한 생활습관, 늦어진 임신·출산 등으로 20~30대 젊은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자궁근종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2015년 30만6469명에서 2017년 37만1473명으로 늘었으며, 지난해 기준 전체 환자의 약 22%가 20~30대 여성이었다.

문제는 부끄러움과 민망함, 잔존해 있는 유교적인 사회 분위기 등을 이유로 쉬쉬하다 병을 키우는 환자가 많다는 것이다. 직장인 채모 씨(29)는 "청결하지 못한 위생상태, 개인의 사생활 문제로 생리불순이나 자궁근종이 발생한다고 보는 잘못된 시각이 주변에 남아 있다"며 "괜한 오해를 받기 싫어 혼자서 끙끙 앓다 뒤늦게 병원을 찾는 동료나 선·후배를 종종 목격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몇 년 전부터 여성 전문병원이 생겨났지만 여성들에게 병원의 문턱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하지만 별다른 초기 증상 없이 진행되는 자궁근종 등 자궁질환 특성상 병원 방문을 미루다간 치료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

자궁근종은 여성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양성종양이다. 병변 위치에 따라 장막하 근종, 근층내 근종, 점막하 근종으로 구분된다. 점막하 근종은 자궁내막 하층에 발생한 근종으로 출혈과 합병증이 높아 예후가 가장 나쁘다.

근층내 근종은 병변이 자궁근층 내 깊숙이 위치하며 자궁 크기 자체가 커져 자궁내막 면적이 넓어지고 월경량이 증가한다. 장막하 근종은 자궁을 덮고 있는 복막 바로 아래에서 나타나는데 근종이 늘어져 줄기를 형성하기도 한다.

자궁근종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유전, 가족력, 여성호르몬, 비만, 40세 이상, 임신 무경험 등이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생리량 과다로 인한 빈혈, 생리통, 압박으로 인한 빈뇨나 변비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난임과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초기에 전문의와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김하정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의학박사)은 "첫 임신·출산이 늦고 출산 횟수가 줄어 여성호르몬에 더 일찍, 더 오래 노출돼 자궁근종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자궁근종은 특별한 예방법이 없어 고위험군 여성은 3~6개월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고 근종을 조기에 제거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자궁근종에 대한 주요 치료법으로 자리 잡은 하이푸(HIFU, 고강도초음파집속술)는 고강도초음파를 한 곳에 모아 발생시킨 65~100도의 고열로 종양을 제거한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아 출혈과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자궁근종 개수가 적거나, 병변이 장기와 어느 정도 떨어진 환자에게 시술된다.

어떤 영상을 보면서 시술하는지에 따라 '초음파하이푸'와 'MR하이푸'로 구분된다. MR하이푸는 골반강 전체의 3차원 입체 영상촬영과 실시간 온도 모니터링이 가능해 안전성과 시술정확도가 더 높다.

자궁근종 개수가 많거나, 병변이 몸 깊숙이 자리 잡고 있거나, 다른 장기와 근종 위치가 가까운 경우엔 하이푸보다 자궁근종 색전술이 적합하다. 색전술은 사타구니에 2㎜ 직경의 주삿바늘을 내고 혈관을 통해 자궁동맥 입구까지 카테터(의료용 튜브)를 삽입한 뒤 근종과 연결된 혈관을 색전제로 차단한다. 혈관이 차관된 근종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해 점차 쪼그라들면서 사라진다.

민트병원은 인터벤션 및 MR하이푸 전담 영상의학과 전문의, 부인종양학 전공 산부인과 전문의들의 다학제협진과 초음파 및 정밀 MRI검사를 통한 정밀진단으로 자궁 상태를 종합적으로 검진한 뒤 환자 상태에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한다.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김재욱 원장(영상의학과 전문의)은 "자궁근종은 다발성으로 두 개 이상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 후에도 재발 위험은 없는지 정기적으로 검진 받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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