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치킨, 닭볶음탕, 샐러드 등에 쓰이는 음식 재료 또는 십이지신(十二支神)의 열 번째 띠 동물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또한 일각에서는 관상닭이 애완견만큼이나 지능이 높기에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이들 동호회로부터 관상닭을 키우는 묘미와 이야기 등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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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닭은 일반적으로 국내 재래종 보다는 외래종을 많이 키운다.
외래종은 재래종에 비해 깃털의 색이 화려한데다 목·다리 등이 길게 발달돼 있는 등 생김새가 특이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닭을 관상용으로 키우는 이들이 모여 모임까지 만들었다. 동호회 '병아리 새조류 관상닭'이 바로 그 것.
약 4년전 처음 시작한 이 동호회는 현재 800명 가량이 가입돼 있다. 주로 40~60대의 연령층이 많으며 8대2 정도로 남성 회원 수가 압도적이다.
순수 동호회이기에 가입비나 월 회비는 없으며 수시로 지역별 소모임을 갖거나 연 1~2회 정도 정기모임 행사를 갖는다.
이들은 왜 관상닭을 키우는 것일까.
동호회를 이끌고 있는 홍영훈씨(자영업)는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것을 보면 신비감과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면서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 닭에 관한 정보를 나누면서 인간적인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어 좋다"고 답했다.
더러 어리석거나 기억력이 안 좋은 사람을 가리켜 '닭대가리'라고도 칭한다.
하지만 홍 대표는 이를 반박한다.
그는 "품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닭이 강아지만큼이나 똑똑하다"면서 "이로인해 서로 끈끈한 유대감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연 그럴까. 닭의 지능에 대한 연구논문이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2017년 2월 과학 전문지 '동물인지(Animal Cognition)'에는 '닭이 사람들의 생갭다 영리한 동물'이라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게재됐다.
해당 연구를 수행한 동물행동학자 로리 마리노 박사는 "닭은 먹이 서열, 다양한 의사소통 방식, 고통 및 분노 인지, 숫자 인식 등을 지닌다"면서 "이같은 추론 능력은 인간의 7세 나이 수준과 맞먹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동호회원들도 이같은 연구결과에 동조하는 입장이다.
홍 대표는 "닭들이 주인뿐만 아니라 같이 살고 있는 개들까지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라면서 "닭장 안에 다른 개가 들어가면 닭들이 도망가느라 정신없는 반면 집안에 사는 개가 들어가면 흡사 같이 노는 것처럼 어울린다"고 말했다.
또다른 회원은 "총을 쏘는 시늉을 하면 병아리가 쓰러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며 귀여움을 강조했다.
그래서일까. 이들 회원들은 대체로 닭 요리를 즐기지 않는다.
특히 자신이 키우는 관상닭에 대한 '애정' 때문에서라도 더욱 그러하다. 다만 관상닭이 낳은 계란은 약이라 여기고 종종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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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닭은 다른 반려동물과 달리 실내에서 키우기는 부적합하다. 배설물 처리나 냄새, 소음 때문이다.
하지만 막 부화한 병아리들은 따뜻함을 유지해줘야 하기 때문에 실내에 거주할 수 있는 '특권'이 있다.
온도는 전용 전구를 이용해 30도 가량으로 키우다가 점차 낮춰 바깥온도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준다.
관상닭은 일반 닭에 비해 새의 습성이 남아있어 어느 정도 비행이 가능하다.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 닭의 2~3배 정도인 대략 20미터는 쉽게 날아갈 수 있다는 것.
또한 관상닭은 일반 닭과 비슷하게 3일에 2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 암탉 한 마리가 1년에 약 200개 이상의 알을 낳는 셈.
알의 색깔과 크기는 닭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관상용으로 많이 키우는 청계의 경우 푸른빛이 감도는 알을 낳는다. 크기도 일반 계란 보다 약 20~30% 가량 크다.
청계는 외래종인 아메라우카나와 토종닭 오골계가 교잡한 품종으로 털색과 다리 피부, 계란의 껍질색이 푸른 닭이다.
청계와 청란의 맛은 다른 닭이나 계란보다 더 쫄깃하고 고소하며 영양가와 건강기능성 성분(불포화지방산, 비타민)면에서도 뛰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인해 시중에서 순수 청계의 몸값은 한 마리에 수십만 원, 청란은 1만 원 정도에 거래된다. 다만 이곳 동호회에서는 시중의 절반가격에 회원들 간 나눔을 진행한다.
아울러 일부 희귀닭들의 경우엔 한 마리에 100만~200만원, 계란은 한 알에 5만 원 정도로 시중에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이곳 동호회 내부에서는 이같은 고가의 닭이나 계란 판매는 금지하고 있다.
자칫 혈통 논란 등 잡음으로 인해 순수 동호회의 취지가 퇴색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관상닭이 재테크로는 어떨까.
홍 대표는 "닭의 폐사율이 은근히 높기에 돈벌이 수단으로 부적합하다. 다만 어느 정도의 사료값 정도는 뽑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관상닭을 키우기 위해서는 사전지식을 미리 습득하는 것이 필요하며, 닭의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해 어느 정도의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닭을 키울 때 되도록이면 여러 종류를 함께 키우기보다는 따로 사육을 하거나 한 종류만 키우는 것이 순수 혈통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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