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발생한 고양시 백석역 열수송관 누수 사고를 계기로 전국 20년 이상된 열수송관 구간을 긴급점검한 결과 200여곳에서 이상징후가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공사는 "긴급점검 과정에서 발견된 5개 지점은 이미 굴착을 했는데, 굴착결과 4개 지점은 이상이 없었으며, 1개 지점은 미세누수로 배관을 교체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11곳은 굴착 예정이다.
또한 백석역 사고 당시처럼 '열수송관 구간 연결부 용죔위'와 동일한 공법으로 시공된 경우는 전국 총 443개 곳으로, 이 가운데 약 80%가 수도권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관계자는 "사고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부위 또는 구간이 발견된 경우에는 즉시 보수공사를 시행하겠다"면서 "지열차가 발생하는 지점 203곳 등 이상징후가 나타난 부위나 구간에 대해서는 최신 정밀장비와 기법 등을 활용해 13일부터 내년 1월12일까지 정밀진단을 시행하겠다"고 설명했다.
공사는 진단결과를 토대로 내년 1월말까지 종합적인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앞서 공사는 지난 4일 백석역 인근 파열된 열수송관이 수명을 다한 위험한 구간이라는 사실을 사고 전에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바로 조치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공사는 사고발생전인 지난달 고양시 전체 열수송관을 대상으로 보온재 손상이나 보수 이력, 부식 등 수명을 저감하는 요인을 반영한 '기대여명'을 평가하는 위험현황도 조사를 한 바 있다.
조사결과 고양지역 총 1220개 구간, 341㎞ 열수송관의 약 10%에 해당하는 127개 구간, 34.1㎞가 앞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대여명이 '0년'이 안 되는 위험등급 1등급으로 분류됐다.
지난 1991년 매설된 사고 구간은 사실상 기대수명 40년보다 7년을 더 사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바로 보강·교체 공사를 했으면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 12일 에너지 기관장들을 소집한 자리에서 "문제의 열 수송관은 자체 위험도 조사를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조치를 소홀히 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뼈아픈 지적이 있다"면서 "공공기관별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이 근본적인 사고 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 처방인지 세심히 살펴봐야 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