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TV 시장에서 8K TV(7680×4320)가 수년 후 주력 모델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이 지난 10월 발표한 'TV 시장 분석·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글로벌 시장에서 출시 될 예정인 TV 2억2600만대 중 절반 이상이 4K TV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글로벌 주요 TV 제조사들이 2018년 말부터 8K TV를 출시하며 차세대 해상도 전환이 시작, 8K TV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IHS마킷은 지난 10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8K TV의 판매량은 1만8000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8월 삼성전자가 박람회 등에서 8K TV를 처음 공개하고, 지난 10월부터 판매에 나서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판매량이다. IHS마킷은 2019년과 2020년 8K TV의 판매량은 각각 43만대, 189만1000대를 기록한 뒤 2022년에는 541만600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판매가격이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춘 것도 수요 증가에 한몫 거들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8K TV를 판매중인 삼성전자의 경우 가장 작은 65인치 판매가는 783만원, 75인치는 1113만원, 82인치는 2031만원이다. 가장 큰 85인치의 경우 2671만원의 가격이 책정됐다. 기존 브라운관TV나 LCD TV에 비해 월등히 높은 가격이지만 같은 크기의 프리미엄 UHD TV(Q9 시리즈)과 비교하면 20% 가량 비싸다. 프리미엄급 TV 제품군을 선호하는 소비층에게 있어 20%의 가격 차이는 가격 부담감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실제 삼성전자가 지난달부터 3주간 국내에서 8K TV를 판매(예약판매 포함)한 결과 판매량이 지난 4월 QLED TV 신제품(Q9 기준)을 내놨을 때보다 6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8K TV 보급은 4K TV 보급 속도 못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등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 글로벌 TV 시장 1위 업체인 삼성전자가 8K TV 시장선점을 위해 공격경영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후발업체들도 앞 다퉈 제품 출시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8K TV 출시 이후 2019년 판매량 확대를 위해 미국과 유럽 등지의 핵심 매장에 8K TV의 모든 모델을 전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글로벌 TV시장 2위인 LG전자는 지난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IFA 2018'에서 공개한 자사의 '8K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내년 중반께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8K TV를 선보인 샤프는 올해 중 튜너가 내장된 8K TV를 유럽, 미국에서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샤프는 8K TV를 지난해 출시한 적이 있다. 그러나 방송을 수신하는 튜너(동조기)가 내장돼 있지 않아 "완전한 8K TV가 아니다"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밖에도 일본의 도시바, 중국의 TCL 등도 8K TV를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가격과 영상 콘텐츠의 부재 등으로 인해 8K TV 판매가 저조할 것이란 업계의 당초 예상과 달리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뒷받침되고 있어 8K TV 시장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지금 당장 시장은 작지만 향후 3년간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