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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택시업계 이어 대리운전업계와도 충돌…중소상공인 생존권 위협?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8-11-21 08:38


카풀 사업으로 택시업계와 충돌했던 카카오가 이번에는 대리운전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다.

카카오가 2만원 가량의 추가 비용을 낸 대리기사에게 즉시 배차하는 서비스를 도입하자 반발하고 있는 것. 대리기사들은 초기 시장에 진입하면서 수수료 20%외에 별도 비용은 받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이라며 수익성에 눈이 먼 대기업의 횡포라고 카카오를 비난하고 있다.

카카오는 앞서 카풀 서비스 도입으로 택시업계와도 크게 부딪친 바 있다. 최근에는 5000원 추가 비용을 통한 '카카오택시(카카오T) 즉시 배차 서비스' 제공 계획이 알려지며 갈등은 더욱 격화되는 모습이다.

대리운전·택시업계는 카카오가 자사 수익성만을 앞세운 서비스로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대리기사협회,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등 대리기사단체들은 지난 19일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중인 카카오T대리(이하 카카오대리) 프로서비스가 대리기사를 옥죄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자체 수익성 확대만을 위한 대리기사를 상대로 장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게 골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5일 카카오대리를 통해 '프로 서비스'를 출시했다. 프로서비스는 월 2만원(부가세 별도)의 유료요금제로 가입한 특정 대리기사들에게 매일 2개의 대리운전콜(단독배정권)을 차별적으로 우선 제공한다. 현재 건당 지불하고 있는 20%의 수수료와는 별개로 부과된다.

전국대리기사협회 측은 "프로서비스는 대리기사들에게 매월 2만원과 건당보험료를 부담하는 프로서비스에 가입하는 카카오 프로기사에게만 차별적으로 혜택을 줘서 매일 2건의 콜을 제공하고 제휴콜을 받는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하루 3만콜 콜수에 비해 12만5000명이 넘는 기사를 과다하게 모집한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기사 장사를 하겠다는 공공연한 협박"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정된 대리운전 요청에 대리기사를 과도하게 모집해놓고 일거리부족에 시달리는 대리기사들에게 별도의 급행료를 강요하는 야비한 불량업자들의 횡포와 다를 바 없다"며 "사업 진출 초기 수수료 20%외에 별도 비용은 받지 않겠다고 했던 약속도 스스로 어겼다"고 강조했다.

이중수수료도 문제가 있다는 게 대리기사단체들의 지적이다. 기존 대리운전업체의 경우 일반적으로 대리기사들이 월 10만원의 보험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카카오대리의 경우는 보험료를 별도로 지불하지 않았지만 최근 대리운전업체인 '콜마너'와 제휴해 제휴콜을 받을 경우 별도로 1000원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보험료가 두 번 지불된다는 것이다.


전국대리기사협회 측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수입 대부분은 대리운전 서비스사업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리운전시장의 취약성과 사회적 무관심을 악용해 욕심을 채워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부터 택시업계와도 마찰을 빚고 있다. 출퇴근 시간이나 심야시간 택시 이용객의 편의성 확대를 위해 추진하고 카풀 서비스가 발단이 됐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택시 4단체)는 카풀 서비스 출시는 택시운전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며 지난 10월부터 서비스 도입을 막기 위한 단체행동을 진행 중이다. 택시 4단체는 "'카카오T'를 통한 택시 모바일 호출 서비스를 독점하고 있는 카카오가 카풀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며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 출시를 통해 택시업계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서비스 출시만은 안 된다며 카카오모빌리티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업계가 협상테이블을 꾸려 합의점을 도출하려하고 있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5000원 상당의 '카카오택시 즉시 배차' 서비스를 연내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즉시 배차는 현재 카카오모빌리티가 시행 중인 '스마트(우선) 호출'과 함께 카카오가 연초에 밝힌 유료화 서비스 중 하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당초 5000원 즉시배차 서비스도 함께 도입하려 했지만 택시비 인상 효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업계의 반대를 비롯한 규제 이슈로 인해 콜당 1000원의 스마트호출 서비스만을 도입한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5000원 수수료 즉시배차 서비스 도입은 확정된 것이 아니라고 밝히고 잇지만 택시업계는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초기 카풀서비스 도입과 관련해 이해당사자 간 의견을 조율하면서 신중히 접근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아무런 조율 없이 카풀 기사용 앱을 만들고, 카풀 기사를 모집하는 동시에 승객용 모빌리티 앱 카카오T에 카풀 탭을 신설하는 서비스 추진에 나섰다는 게 이유다.

택시노사 4단체의 카풀비상대책기구는 오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약 3만명이 참여하는 2차 '택시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 도입 등의 신규 서비스 반대를 위한 단체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일각에선 카카오모빌리티가 최근 택시업계·대리기사 단체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배경으로 지나친 수익성 위주의 사업 추진을 꼽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해당 업종에선 생존권을 위협받을 수 있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의 스마트호출과 카카오대리의 프로서비스를 통해 각각 기존에 없던 수수료와 기사 1인당 월정액 수입이 발생, 안정적 매출 확보가 가능하다"며 "그동안 무료로 제공하던 서비스였던 만큼 관련업계와 마찰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사업의 경우 그동안 없던 사업모델로 중소상인들의 주력 업종과 겹치는 경우가 많아 효과적인 상생을 위해 정부 차원의 중재와 적절한 규제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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