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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남산한옥마을]'한옥과 한글'의 만남! 남산골한옥마을이 열린다!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18-11-20 10:48




남산한옥마을 대문.

남산골한옥마을에서 평소 체험프로그램 참여를 통해서만 출입을 허락하던 '한옥'을 보다 편안하게 언제든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오는 12월 2일까지 진행되는 전시프로젝트 '한옥한글'을 통해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한옥'을 여러 분야의 작가들이 협업한 '한글' 작품들과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이번 주말에는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한옥과 한글의 예술미에 빠져보면 어떨까.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한옥마을 전경.
도심 속에서 고즈넉한 한옥을 만나는 전통체험 공간 '서울남산골한옥마을'에서 오는 12월 2일까지 '남산골한옥마을 2018년 마지막 기획전시 프로젝트 <한옥한글>'을 개최한다.

남산골한옥마을은 지난 1998년 조성돼 우리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한옥한글' 프로젝트는 고즈넉한 '한옥'과 자랑스러운 우리의 글 문화 '한글'을 주제로 한 기획전으로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시간이 될 것이다.


강병인 작가의 작품 '쉼'.
◇한옥과 한글의 만남

이번 전시의 주제로 삼은 한글은 '훈민정음 해례본'에도 실려 있듯이 '자수간요 전환무궁(字雖簡要 轉換無窮)' 즉, 글자가 간단하며 요점을 갖추고 있어 전환이 무궁한 확장성을 가진다. 이는 최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 타이포그래피 분야에서 한글을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잘 느낄 수 있는 사실이다.

이번 전시는 이런 한글의 특성에서 영감을 받아 한옥과 한글을 주제로 무용, 도자, 설치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일곱 그룹의 작가들이 한글을 활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지난 10월 9일 한글날부터 22일까지 시민들도 전시 작가로 참여할 수 있는 <'한옥'의 '한글'을 수집합니다> 프로젝트를 남산골한옥마을 홈페이지 및 페이스북을 통해 진행했다. 당시 시민이 제공한 한글 문장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폰트디자인 회사인 산돌구름과 협업해 만든 족자도 전시된다.

한글 작품을 즐기고 한옥 내부를 감상하며 둘의 어울림을 여유롭게 만끽할 수 있으며, 한글이 자유롭게 변화하듯이 관람객들도 감상을 통해 생각의 자유를 얻길 기대해 본다.

이번 전시는 한옥마을 전체를 여유롭게 둘러보라는 마음에서 작품의 위치만을 콕 짚어주는 친절한 안내물이 없다. 보물찾기를 하듯 천천히 한옥마을을 둘러보며 직접 작품을 찾아 즐기라는 메시지다.


이승주 작가의 작품과 한옥.
◇한옥에 스며든 한글 작품들

대표적인 작품으로 캘리그라피 작가 강병인은 '쉼'이라는 글자를 형상화한 스트릿퍼니쳐 작품을 선보인다. 바라만 보는 전시가 아닌 관람객들이 전시물에 앉아 진정한 쉼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다.

길종상가 작가는 한글의 형상을 모티브로 선반 구조물을 제작해 현대식 책가도(冊架圖)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판화레이블 '아티스트프루프'는 김소월의 시 '혼'을 필사해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풀어낸 작품을 전시한다.

이외에도 이승주 한복디자이너는 '다님'이라는 주제로 한복 모양과 패턴을 변형해 전시하며,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생활 브랜드 '소로시'와 '에이그리드'는 한글도자 및 한글블록, 한글지도 등과 함께 전시연계 상품도 개발해 선보인다.

도시무용 프로젝트 그룹 풍정각은 현재 남산골한옥마을의 가옥 중 유일하게 실제 모델이 남아있는 '윤씨가옥'에서 한옥의 구조와 얽힌 이야기를 춤사위로 풀어낸다.

이번 전시 기간에는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입장이 가능했던 가옥들을 전면 개방해 관람객 누구나 자유롭게 전통가옥 내부를 드나들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다만, 한글 작품이 전시되지 않은 한옥은 내부로 들어갈 수 없다.


이승업 기옥.
◇작품과 함께 공개된 한옥들

남산 북쪽 기슭 한옥마을이 들어선 필동(筆洞) 지역은 조선시대에는 흐르는 계곡과 천우각이 있어서 여름철 피서를 겸한 놀이터로 이름 있던 곳이다. 또, 청학이 노닐었다고 하여 청학동으로도 불렸다.

청학동은 신선이 사는 곳으로 불릴 만큼 경관이 아름다워 한양에서 가장 경치 좋은 삼청동(三淸洞), 인왕동(仁王洞), 쌍계동(雙溪洞), 백운동(白雲洞)과 더불어 한양 5동(漢陽五洞)으로 손꼽히던 곳이다.

남산골 제모습찾기의 일환으로 이곳의 옛 정취를 되살려 시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골짜기를 만들고 물을 흐르게 했으며, 정자를 짓고, 나무를 심어 전통정원을 조성했다. 7934m² 대지 위에 서울의 사대가로부터 일반평민의 집에 이르기까지 한옥 다섯 채를 옮겨놓았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한글 작품과 앙상블을 이룰 한옥은 이승업 가옥과 윤택영 재실, 윤씨가옥 등 3채다.

우선 삼각동 도편수(都片手) 이승업 가옥은 조선말기 흥선대원군에 의해 경복궁이 중건될 때 도편수(목수의 우두머리)였던 이승업이 1860년대 지은 집으로 중구 삼각동에 있던 것을 남산골한옥마을에 이전, 복원한 것이다.

제기동 해풍부원군(海豊府院君) 윤택영 재실은 조선 제27대 순종의 장인 해풍부원군 윤택영이 그의 딸이 동궁(東宮)의 계비로 책봉(1906)돼 창덕궁에 들어갈 때 지은 집이다. 제기동에 있던 것을 이전, 복원한 것이다.

옥인동 윤씨(尹氏) 가옥은 대략 1910년대에 지었다고 알려진 옥인동 가옥을 그대로 본떠서 새로 지은 것이다. 1998년에 남산골한옥마을을 조성하면서 이 집을 옮겨 지으려 시도했으나 부재가 너무 낡고 손상이 심해 신축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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