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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맛집 핏제리아오의 피자 셰프 이진형, 국내 최초 1m 길이 '메트로피자' 신메뉴 출시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8-11-07 13:29


1.메트로피자를 구워 나눔행사장으로 가는 피자셰프 이진형 _ 미켈레의 환한모습

지난 11월 2일 '핏제리아오' 본점에서는 국내 최초로 1m 길이의 초대형 화덕피자인 '메트로피자(Metro-pizza)' 를 출시했다. '메트로피자'는 1968년에 특허가 난 이탈리아 나폴리 비코지역의 대표적인 피자다.

'메트로피자'협회장이자, 세상에서 가장 긴 피자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바 있는 '미켈레 쿠오모' 마에스트로와 '핏제리아오'의 피자 셰프 '이진형'이 함께 구워내는 자리를 선보였다. '메트로피자'는 1m 길이 그대로 화덕에서 구워내야 하는 기술 때문에 이탈리아 현지에서도 일부 피자 장인만이 만들 수 있다. 이를 구워낸 핏제리아오의 피자 메뉴 개발자이자 피자 셰프인 이진형은 한국인 최초로 이탈리아 '파르마 피자월드 챔피언십'대한민국 1등상 및 '나폴리 메트로피자 장인' 인증을 획득한 실력파다. 지난 11월 2일 대학로에 본점을 두고 있는 '핏제리아오'에서 이진형 셰프를 만났다.

-이진형 셰프가 받은 피자 인증은 무엇인가요.

이탈리아에서 피자 굽는 사람은 '핏제이올로'라고 부릅니다. 보통 한곳에서 연수나 인증을 받습니다. 저는 'APN 핏제장인'협회에서 핏제이올로 인증을 받고 2017년 'AVPN 베라피자'협회 연수를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했습니다. 그리고 2018년 '메트로피자'협회에서 장인 인증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많은 스승 밑에서 다양한 피자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메트로피자' 장인 인증은 한국인 최초라고 들었습니다

피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핏제 장인협회에서 인증 받은 한국 핏제이올로도 여러 명이 있고 AVPN 베라피자 인증 받은 곳도 생겼습니다. 메트로피자는 나폴리 피자 중에서도 1미터 피자를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가 최초로 인증 받았습니다. 이 피자는 나폴리 비코 에?세 지역에서 특화되어 있는 피자입니다. 그곳에서 수개월을 머물면서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연수해 인증 테스트를 거친 후에 장인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탈리아 나폴리 피자가 정통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낯설 것 같아요

피자를 배우면서 나폴리 피자만이 정통 피자라고 배우다 보니 오직 나폴리 피자를 기준으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오픈 할 때는 고객과 언쟁을 하기도 했죠. 특히 피자가 탔다는 항의가 많아 제대로 된 피자를 몰라준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좀 넓게 피자를 배우다 보니 세상에는 다양한 피자가 있고 다양한 입맛의 고객이 있다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피자가 틀린 것이 아닌 다르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면서 다양성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2.서울 핏제리아오와 나폴리 체라제의 협약식

-많은 다양한 피자 중에서도 나폴리 피자를 만드는 이유는?

피자의 역사를 보면 기원전을 찾기도 하고 그리스나 아랍권, 심지어 인도나 중국에서도 피자의 원조를 이야기합니다. 어느 것이 맞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하지만 현대피자의 출발점은 나폴리 피자라는데 이견이 없습니다. 나폴리 피자가 미국으로 전파되고 또 미국에서 전 세계로 전파되었다는 설이 정설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쨌든 그러한 이유로 나폴리 피자가 현대 피자의 원조라고 생각해, 나폴리 피자를 먼저 배우게 되었습니다.

-나폴리 화덕피자의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세분화 하면 나폴리 피자도 다양합니다. 제가 장인 인증을 받은 메트로피자도 나폴리피자의 한 부분이고 별 모양피자, 튀김피자도 나폴리 피자의 종류입니다.

하지만 대표적인 피자를 말할 때는 'STG'에 등재된 피자를 의미합니다. '마리게리타'와 '마리나라'를 나폴리의 대표적인 피자로 보면 되는데 얇은 원형 모양에 '고르니초네'(엣지)가 있고 토마토 소스, 모짜렐라 치즈 혹은 부팔라 치즈(마리나라는 오레가노 마늘이 들어감)가 들어가 485도 화덕에서 90초 이내로 구워집니다. 심플하게 고온에서 구워지다 보니, 도우 겉면이 바삭하고 속은 쫄깃하고 촉촉하게 되는 게 매력적인 점이죠.

-고객에게 어떤 맛을 제공하고자 하는지 궁금합니다.

단골들이 이탈리아에 다녀와서 매번 하시는 말씀은 나폴리에서 먹었던 것보다 훨씬 낫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냥 인사치례가 아니라 진심을 담아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사실 나폴리에서 제가 감동한 피자집도 있지만, 그것을 많이 먹어보지 않으면 어색할 수도 있습니다.

파스타 예로 들면 한국 분들이 좋아하는 '까르보나라 파스타'를 이탈리아에서 맛있게 먹었다는 분들은 찾기 힘듭니다. 피자도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이탈리아의 입맛과 한국의 입맛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우리나라 고객에게 맞는 것이 무엇일까 끊임없이 연구하며 메뉴로 출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탈리아에 실제 있는 메뉴들도 있고, 이탈리아에 있는 식자재들이지만 한국적인 입맛에 맞게 바꾼 것도 있습니다. 덕분에 이탈리아 친구들이 한국에 와서 보고 오히려 이탈리아에서 해봐야겠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이탈리아어로 'Pizzeria'(핏제리아)는 '피자 전문가게'를 뜻한다. 고객에게 'Oh(오!)'라는 감탄사를 불러일으키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름 붙인 대학로 맛집 '핏제리아오'는 48시간 숙성시킨 도우를, 485도의 참나무 화덕에서 구워 내 나폴리 화덕피자를 이곳만의 차별화된 맛으로 선보이는 곳이다. 다양한 피자와 파스타, 샐러드 요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또한 국내 최초로 이탈리아의 '스텔라피자'(Stella pizza)를 재현해낸 맛집이기도 하다.

이곳의 대표메뉴 '랍스타 피자'는 SBS의 인기 예능프로그램 <런닝맨>과 유튜버 '영국남자'등 다양한 매체에서 소개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한치와 홍합, 새우 등 싱싱한 해산물이 매콤한 페페론치노 소스가 어우러진 도우 위에 신선한 랍스타 한 마리가 먹기 좋게 손질되어 통째로 올라간 피자다. 화덕피자 특유의 쫄깃쫄깃한 도우 식감과 탱탱한 속살의 랍스타가 만나, 입안 가득 즐거움을 선사한다.

-독창적 아이디어로 재해석한 '스텔라피자', '랍스터피자'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스텔라피자'는 별모양 피자입니다. 이탈리아에서 1944년에 이미 만들어졌죠. 당시 '다 아띨리오'라는 가게에서 '까르니발레'(카니발)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피자를 출시했는데 모양이 독특한 혁신적인 메뉴였습니다. 그곳에서는 굽는 방법의 차이로 예쁜 모양을 만들지 못했으나 일본에서 더 예쁜 모양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연습을 통해 노하우를 익혔는데 똑같이 따라할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방법으로 재해석해서 만들었습니다. 그때 기본은 이탈리아의 모든 재료를 담아보자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스텔라피자'는 먹기 조금 불편할 수 있으나 한번 먹으면 그 매력에 빠지게 됩니다. '랍스터피자'의 경우, 새로운 피자 연구를 위해 세계를 다니다 영국에서 랍스터 샌드위치를 보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찾아보니 '랍스터피자'가 이미 있었는데 통째로 올라가는 것은 이탈리아에도 없어서 살만 올리지 않고 통째로 올리기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먹기가 불편하므로 미리 모두 살을 발라내서 다시 채우고 조리하는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다행히 많은 고객 분들이 호응해주시고 사진을 찍어 올려주셔서 인기를 끄는 메뉴가 되었습니다.

-지금의 핏제리아오로 자리잡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처음 현재 위치에 2012년 10월에 가계약을 했었죠. 그리고 준비과정이 길어져 2013년 10월에 오픈하게 됐는데요. 건물에 문제가 있어 인테리어가 아닌 공사를 하게 되다보니 무려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는 동안 더욱 철저히 준비하게 되었고 오픈 7개월 만에 150석에 육박하는 좌석이 매일 만석이 되고 줄 서는 매장이 되었습니다.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다 이야기하기에는 책에 담아도 모자랄 만큼의 분량이겠죠. (웃음) 사실 저 혼자 만들었다기보다 함께하는 육경희 대표님을 비롯하여 많은 지인들과 같이하는 직원들의 힘이 있었습니다. 여러 사정상 떠나간 직원이나 지금 곁에 함께하는 직원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세계 각국의 피자를 연구하고 미식 여행 과정 가운데 얻는 점이 있다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피자의 다양성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감동인 것은 프랑스 피자인데 이탈리아의 정통성을 지키면서도 나름의 재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폴리 베라피자 협회'나, '핏제이올로 협회'등에 구애받지 않고 독자노선을 선택해서 피자를 만드는 유명한 맛집이 꽤 있습니다.

프랑스 음식은 이탈리아에서 왔지만, 프랑스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한 것처럼 피자 역시 비슷한 길을 가는 것 같습니다. 뉴욕의 피자도 나폴리에서 왔으나 나름의 독자적인 피자로 발전하는 것도 인상 깊었습니다. 저 역시 우리 피자가 외국 음식이라는 이질감 없이 우리나라에서 원래 먹던 피자와 같이 뿌리내리길 희망하며 전진하고 있습니다.

-원래 피자 셰프가 꿈이었나요.

피자를 처음 접했던 건 초등학교 때 친구 아버지가 미군 부대에서 사 온 피자였습니다. 당시엔 피자 이름도 생소할 때였죠. 고등학교 때 '피자인'이라는 피자집이 피자뷔폐를 했는데, 혼자 3~5판을 먹을 정도였습니다. 사실 피자뿐 아니라 먹는 데에 워낙 관심이 많았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빵집을 하는 것이 소원이었으나 공무원이셨던 아버지의 반대로 이루지 못했습니다.

돌고 돌아 30대가 되어 외식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30대 후반이 되어서 피자를 하게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집안 대대로 쌀보다는 밀가루를 좋아해서 여러 가지 다른 밀가루 음식을 30대 초반에 배웠는데 덕분에 피자를 만들 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피자 셰프로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있다면요.

매장을 운영하면서 힘들었던 것은 아무래도 함께 일하던 직원들이 떠날 때였죠. 육체적인 어려움보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힘든 시기도 있었죠. 주방에서 조리한다는 것은 화려하지 않고 보다 힘든 일이 많습니다. 방송에 나오는 셰프들을 보고 화려한 부분만 보는 어린 친구들이 많은데 그 위치까지 가기 위해 뒤에서 부단히 노력한 모습들은 보질 못해 안타까울 뿐입니다.

피자를 배우러 온 친구들도 몇 개월 하다보면 흉내를 내게 되는데, 그것이 전부라 생각하고 다 배웠다고 떠날 땐 마음이 아픕니다. 벼가 익으면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처럼 배우면 배울수록 정말 어렵고 깊은 세계입니다. 저는 어떤 상황에서도 같은 품질의 피자를 내는 날까지 더 정진하려 합니다.

-핏제리아오를 다음에 더 오픈하실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대학로 본점 외에도 하남스타필드와 고양스타필드에 입점해 있습니다. 대학로에만 있기보다 더 많은 곳에 핏제리아오를 알리겠다는 생각으로 입점을 했습니다. 지금도 수 많은 곳에서 입점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올해는 추가 입점을 하기보다는 내실에 더 충실해지려 합니다. 점점 이탈리아 본연의 맛을 아시는 분들도 늘어나는 추세라, 파스타 오리지널 메뉴도 출시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더 맛있는 맛, 더 다양한 맛을 연구해가고자 합니다.

이탈리아의 나폴리 정통 피자인 메트로피자를 시작으로, 다양한 나라의 피자를 연구해가는 피자셰프 이진형. 이번 주말,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대학로 맛집 핏제리아오로 새로운 피자 여정을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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