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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분기 실적 반도체·TV 견인…모바일·디스플레이는 부진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8-07-31 16:45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는 증가했지만 앞선 1분기보다는 줄었고, 매출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만 놓고 본다면 최근 성적표 중 가장 좋지 않다.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사업의 부진이 2분기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다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역대급 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망은 아직까지 긍정적 평가가 많다.

3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8조4800억원, 14조87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61조10억원보다 4.1% 감소하며 최근 4분기째 이어가던 '60조원대 매출'을 지키지 못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14조670억원보다 5.7%가 늘었지만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전 분기 15조6420억원보다는 4.9%가 감소했다. 7분기 만에 처음으로 보인 감소세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의 발목을 잡은 것은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사업이 부진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등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 사업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4조원, 2조6700억원이었다. 매출의 경우 지난해 1분기 23조5000억원 이후 가장 적었고,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34.2%가 줄었다. 갤럭시S9을 포함한 플래그십 모델 판매 감소와 마케팅 활동 강화에 따른 비용 증가에 따른 결과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플렉시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제품 수요 감소를 비롯해 LCD 부문의 TV 패널 감소 및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부진했다.

매출은 5조67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6.5%나 줄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1조7100억원의 10분의 1 수준인 1400억원으로 대폭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실적 감소세를 보였지만 주력 사업군인 반도체와 생활가전(TV)의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IM과 디스플레이 사업 분야의 실적이 전체적인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에 충분한 만큼 부진했던 사업군의 실적이 조금만 개선된다면 하반기 실적 상승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이유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실적 상승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실제 반도체 사업은 시장 호황을 바탕으로 2분기 11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계절적인 비수기와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에도, 데이터센터용 서버를 중심으로 수요 증가세에 따른 결과다.

낸드플래시메모리는 스마트폰 고용량화 추세와 클라우드 인프라 확대로 서버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평택에서 생산하는 64단 3D V낸드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신규 모바일 모델과 서버용 SSD의 수요에 대응했다.

D램은 서버·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등으로 메모리 탑재량 상향 추세가 이어졌고, 삼성전자는 고용량 서버용 D램 등의 물량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공급을 늘려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반도체산업의 하반기 시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하반기 메모리시장은 서버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나고 신제품 스마트폰 출시까지 맞물려 있어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주력 사업부문인 소비자가전(CE) 사업부문의 실적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 상승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삼성전자의 CE 사업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5100억원을 기록했고, TV가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신제품 QLED(퀀텀닷디스플레이) TV 판매 호조와 UHD(초고화질)·초대형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확대되면서 작년 동기보다 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주요 글로벌 국가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친 만큼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연말 성수기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다양한 라인업의 QLED 신제품을 선보이며 판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에어컨 등 계절제품 수요가 둔화해 2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최근 이어진 폭염으로 3분기 실적이 반영되면 실적 상승세를 한몫 거들 수 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그동안 최고 실적 행진을 계속했지만 2분기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부진한 2분기 실적이 3분기 실적 개선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게 하는 자극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갤럭시노트9 등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출시 바탕으로 IM 수익성 개선과 호황인 반도체 시장 공략, 플렉시블 OLED 패널 공급에 따른 부품 사업 등의 실적 개선에 나설 사업 분야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 2분기에 총 8조원(반도체 6조1000억원·디스플레이 1조1000억원)의 시설투자를 집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증권가 안팎에선 이같은 배경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각각 250조원과 65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239조5800억원, 53조6500억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증권가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연결기준으로 119조400억원, 30조5100억원으로 집계되며 당초 예상 금액을 넘었다"며 "하반기에도 이같은 흐름대로라면 예상 목표 수치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통상전쟁, 중국의 반도체 굴기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전망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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