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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고가' 혜택 집중으로 소비자들 불만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8-07-23 07:59


SK텔레콤이 지난 18일 'T플랜' 요금제를 출시하며 이동통신3사가 LTE(롱텀에볼루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시대를 열었다. 이통3사는 과거 요금제별 LTE 용량 소진시 3Mbps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했던 것과 달리 LTE 속도로 데이터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점을 경쟁력으로 앞세워 가입자 유치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LTE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고 가족과 지인 간 나눠쓰기까지 가능해 소비자 입장에선 기존 요금제보다 통신료도 저렴해 질 수 있는 점도 강조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다르다. 이통3사가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100GB이상 요금제가 대다수 고객의 소비패턴과 동떨어져 고가 요금제 가입을 유도한 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특히 각각 새로운 요금제 개편과 함께 고가 요금제에 혜택을 집중시켜 저가요금제와 차별성은 더욱 키웠다는 비판도 나온다.

22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기본 100GB 이상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는 SK텔레콤 T플랜 '라지' '패밀리' '인피니티', KT 데이터온 '비디오' '프리미엄', LG유플러스의 무제한 요금제 등 6종이다. 가격은 월 6만9000원에서 10만원으로 비슷하게 형성됐다.

100GB 데이터 제공 요금제는 바로 아래 단계 요금제보다 2만원가량 비싸지만 데이터 제공량은 25배 가량이 많다. 기존 6만5000원대 데이터 요금제와 비교해도 4000원만 더 내면 20GB 이상이 제공된다. 소비자 입장에선 추가 요금을 부담해서라도 비싸지만 데이터 제공량이 많은 요금제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통사 대리점의 경우 저마다 와이파이를 사용하지 않고도 영화, 동영상 등의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가입 유도에 나선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지만 앞도적인 데이터 확대량에 따른 비용 증가분이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지지 않아 해당 가입요금제를 선택하는 경우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스마트폰을 교체하기 위해 통신 대리점을 방문한 이모씨(39·회사원)는 "기존에 이용하던 6만원 중반대 요금제의 경우 월 데이터 제공량이 5GB정도 였지만 1만~2만원 가량만 추가 부담할 경우 100GB이상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요금제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100GB 이상의 데이터 제공은 소비자 입장에서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기존 체감했던 데이터 사용량을 최소 20배가량 뛰어넘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이통3사가 기준으로 잡고 있는 100GB데이터의 경우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국내 상위 1% 이용자들의 사용량보다 많다는 점이다. 다 쓰지도 못할 데이터를 제공하며 대다수 고객의 소비패턴과 동떨어져 고가 요금제 가입을 유도한 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스마트폰(4G)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6.9GB였다. 데이터 차단 없는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도 월평균 18.9GB로 20GB를 넘지 않는다.


과기부 다량 이용자 통계를 바탕으로 추산해보면 월 100GB 이상 쓰는 가입자는 1% 미만이다. 100명 중 99명은 100GB를 다 못 쓴다는 얘기다.

이통3사는 가족, 지인과 데이터 공유를 통해 버려지는 데이터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대상이나 횟수가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SK텔레콤의 T플랜은 패밀리(월 7만9000원에 150GB)부터 데이터 공유가 가능하고, 공유 가능한 요금제도 T플랜 5종을 포함해 7종에 불과하다. 횟수와 1회 한도에 제한을 없애고 문자(MMS) 인증만으로 손쉽게 공유가 가능하도록 했지만 한계성은 여전하다.

LG유플러스 무제한 요금제는 자사 가입자 모두와 데이터 나눠쓰기가 가능하지만 한 번에 1GB씩만 공유할 수 있고, 가족 외 지인은 월 4회로 제한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데이터 공유를 위해 기존 요금제를 바꾸거나 매번 데이터를 나눠쓰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가족결합(25∼30%) 할인까지 받게 되면 통신사를 바꾸기 어려운 만큼 가족 간 통신사 이용 현황 등이 변수다. 혼자서는 다 쓰지도 못할 데이터를 위해 더 비싼 요금을 내면서 각종 할인 조건에 발이 묶이는 셈이다. 이통사로서는 기존 고객을 묶어두는 동시에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올리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시민단체 들은 이같은 점에 주목, 이통3사가 실질적인 통신비 절감을 위해 소비자가 많이 쓰는 중저가 요금제를 세분화하고 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최근 이통3사가 출시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의 경우 고가 대용량 요금제에 혜택을 집중시키며 사실상 통신료 인상에 나선 듯 보인다"며 "다 쓰지도 못하는 무제한 요금제의 데이터 양 조절을 통해 대다수가 사용하는 3만~4만원대 요금제의 데이터 혜택 확대를 통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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