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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기준 한국인 1인당 연평균 근로시간은 2069시간으로 OECD 회원국 평균인 1764시간보다 305시간이나 많다. OECD 35개 회원국 중 2번째로 많은 근로시간이다.
동아제약, 광동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은 매년 8월 첫 주에 공장 가동을 멈추고 전직원이 휴식에 들어간다. 일부 제약사들은 매월 1회 일찍 퇴근해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패밀리데이'를 운영 중이며, 매년 12월 마지막 주에도 전직원이 휴가를 떠나는 휴식기를 독려 중이다.
국내 제약업계가 워라밸 확산에 앞장서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제약사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한국MSD는 매주 금요일을 '패밀리데이'로 지정해 모든 직원이 1시간 일찍 퇴근한다.
한국애브비 역시 2013년 설립 초기부터 매월 둘째 주 금요일을 '애브비 패밀리데이'로 정해 2시간 일찍 퇴근하는 제도를 시행해 왔는데, 지난달부터는 퇴근시간을 1시간 더 앞당겨 3시간 일찍(오후 3시 퇴근) 퇴근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가족들과의 소통시간을 늘린다는 패밀리데이 취지를 살리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한국애브비는 설문조사에 그치지 않고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축제와 전시, 체험 프로그램 등을 함께 추천해 직원들이 패밀리데이를 더욱 알차고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박찬일 한국애브비 차장은 "처음에는 일찍 퇴근하는 것이 어색하고 뭘 해야 할지도 잘 몰랐지만, 제도가 자리 잡은 요즘은 매달 패밀리데이를 손꼽아 기다리는 가족들과 무엇을 할지 즐겁게 상의하고 있다"며 "매달 하루이기는 하지만 남보다 일찍 주말을 시작해 푹 쉬었다는 기분이 들어 업무에도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오래, 열심히 일하는 것이 성과의 기준이 됐다. 하지만 요즘은 적절한 휴식을 통해 근로자의 행복지수를 높여야 기업 생산성도 올라간다는 점에 공감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근로자의 행복이 한 단계 상승하면 생산성이 12% 올라간다는 연구결과도 이 같은 흐름에 힘을 실어준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