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과일주스 전문점 쥬씨의 '상생경영'이 '꼼수' 논란에 휩싸였다. 올해 초부터 가맹점에 공급하는 부자재와 일부 식자재의 가격을 낮추며 상생경영을 강조해왔지만 공교롭게도 상품가치가 떨어진 제품을 가맹점에 떠넘기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의혹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우유나 상품가치가 거의 없는 과일이 가맹점에 공급되고 있다는 것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가맹점주를 중심으로 올해초부터 본사로부터 공급 받는 멸균유와 과일, 부자재에 대한 품질 문제가 제기됐다. 공교롭게도 문제가 제기된 시점은 쥬시가 가맹점에 대한 공급 제품의 가격을 낮춘 시기와 겹친다.
지방의 가맹점주 A씨는 경우 지난 3월 쥬씨 사내 게시판을 통해 "아무리 멸균유라고 해도 유통기한(2017년4~2018년 4월)이 한 달도 안남은 걸 손님에게 제공하는 것이 죄스럽다"며 "지난해 말 공급받았던 멸균유의 유통기간과 똑같은 만큼 창고에 있던 멸균유를 제공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유통기한이 넉넉한 우유 제공 조치를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본사로 부터 납품 받는 부자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불만도 사내게시판을 통해 제기됐다. C씨는 "컵홀더가 바뀐 뒤 문제가 많다"며 "홀더의 접착 부분이 떨어져 제 기능을 못하는 등의 소비자로부터 항의를 받는 일이 잦아졌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D씨도 "이전 컵홀더는 괜찮았는데 지금 나오는 홀더들은 접착력이 약해서 떨어진다"고 글을 올렸다.
쥬씨 구매팀의 단가인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1일부터 멸균유(독일산 1ℓ×12개)를 1만9200원에 1만8600원으로 인하했고 지난해 8월1일부터는 1만8000원, 올해 1월8일부터 1만7400원으로 가격을 낮췄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멸균유의 경우 4월부터 현재까지 같은 제품을 가맹점에 판매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을 조금씩 낮추며 유통기한 임박제품을 떠넘기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보관비용과 폐기 비용에 대한 부담 전가라는 것이다.
쥬시 측은 제기되는 각종 의혹에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쥬시 관계자는 "멸균유의 경우 유통기한이 남아있는 만큼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다"며 "현재 (문제가 된 과일과 유통기한이 임박한 우유 등) 모두 시정조치가 됐다"고 말했다. 일부 가맹점에 국한된 문제였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과일 문제의 경우 가맹점에 공급되는 제품에 하자가 발생하면 구매물류팀을 통해 반품 처리를 하고 있다"며 "사과의 경우 낱개 반품도 시행하고 있는 만큼 납품 가격 인하로 인해 상품성이 떨어지는 제품을 유통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다만 쥬시 측은 새롭게 유통되는 멸균유의 가격에 대해선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올해 초 판매됐던 가격과 달리 당초 납품했던 기존 가격으로 인상 가능성이 사라지지 않은 만큼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떠넘기려고 했다는 의혹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은 모습이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가맹사업자의 경우 본사에서 납품받는 제품의 인하는 분명 긍정적인 요소지만 품질이 보증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며 "소비자들이 커피전문점, 쥬스 전문점 등 프랜차이즈 업체를 이용하는 것은 동일한 맛과 품질을 언제나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진정한 쥬시의 가맹점 공급 제품 품질 관리감독이 강화되어야만 진정한 상생경영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