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 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계형 웨어러블 제품인 키즈폰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지만 애프터서비스(AS)가 따라가지 못해 소비자들의 불만도 늘고 있다.
키즈폰에 대한 고객 불만들은 각종 포털사이트의 소비자카페 등에서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중인 김모씨(39·회사원)는 올해 초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에 맞춰 이동통신3사중 한 곳에서 키즈폰을 구매했다. 아이의 안전을 위해 위치추적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위치추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스피커폰 형태도 통화를 해야하는 특성상 통화음을 제대로 알아듣기도 힘들었다. 무엇보다 배터리의 사용 시간이 짧아 툭 하면 연결이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 크고 작은 문제로 인해 김씨는 4개월간 기계를 두 번이나 교체해야 했다.
경기 남양주에 거주하는 박모씨(42·주부)는 구형 키즈폰을 이용하던 중 배터리가 오래 간다는 설명에 새로운 제품으로 교체했지만 상황은 비슷했다. 재부팅 현상까지 발생해 수리를 맡기려 했지만 서비스센터점이 많지 않아 택배를 이용해 수리까지 1주일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아이 안전을 위해 매일 사용하려는 차원에서 구입한 키즈폰이지만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해 불편을 겪어야 했다.
키즈폰은 국내 주요 이통3사를 통해 판매된다. 제조사는 대부분 중소기업들이다. 이동통신 업체들의 키즈폰 광고를 보면 제조사 이름이 빠져 있거나 작게 표시하고 있다.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앞세워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이다.
앞선 사례의 주부 박씨는 "중소기업을 폄훼하는 것이 아니라 키즈폰 이용자들은 카카오, 라인을 비롯해 이통3사의 브랜드를 믿고 구매한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라며 "판매와 제조는 별도의 문제로 제조사에서 수리를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서비스센터 부족으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 제시 등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판매에 나선 상황에서 일정 차원에서 사후 관리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AS를 접수해도 실제 환불이나 해지는 쉽지 않다. 보통 이통업체들은 '동일 부위 3회, 다른 부위 총 5회 고장 시 환불 가능'이라는 자체 규정 기준을 두고 있다.
내구성 문제도 자주 거론되는 내용 중 하나다. 키즈폰의 특성상 아이가 자주 사용하는 제품으로 내구성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잦은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방수 문제와 작은 외부 충격에 따른 고장이 자주 발생하는 만큼 내구성 확대가 필요하다. 일례로 일부 키즈폰 이용자들은 여름철만 되면 세수 등 가벼운 일상생활 가운데 침수에 의한 파손이 많이 발생하고, 이 가운데는 땀에 의한 문제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충전기나 충전 크래들 고장도 빈번하다. 충전기 핀이 휘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판매량 증가를 위해 예쁜 디자인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아이들의 특성을 고려해 안전성과 내구성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통3사들도 키즈폰에 고객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러나 제품 관련 문제는 제조사의 문제인 만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모습이다. 제조사를 통하거나 제조사와 협력 관계인 서비스센터를 이용하라고 공지하는 게 대부분이다. 그나마 SK텔레콤의 경우 자체적으로 계열사인 SK네트웍스와 제휴를 맺고 서울을 포함해 전국 60곳에서 수리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를 포함해 네이버, 카카오 등이 키즈폰 판매에 뛰어들어 시장이 커지고 판매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제품 성능에 따른 소비자 불만은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 있는 문제"라며 "잦은 불만이 계속되면 소비자 외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통신사와 제조사 간 원활한 소통 확대를 통해 소비자 불만을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