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경영실적 부진에 따른 결정이다. 정 부회장의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28일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이날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고문으로 활동한다. 정 부회장은 제1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통계청, 옛 재정경제원, 옛 기획예산처 등에서 공직 생활을 하다가 2001년 두산그룹에 합류했다. 2003년 두산 테크팩 사장, 2006년 두산건설 사장 등을 지냈으며 2008년부터는 두산중공업으로 옮겨 대표이사 부회장 겸 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왔다.
정 부회장의 퇴진은 실적 악화에 따른 책임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다. 지난해 두산중공업의 개별 부문 매출액은 5조7442억원, 영업이익은 1903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7.4%, 33.8% 감소했다. 특히 실적부진으로 인해 2001년 한국중공업을 인수한 이후 처음으로 보통주 배당을 하지 못했다. 원전 사업이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정부의 탈(脫)원전·탈석탄 정책에 따라 사업 수익기반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주총에서 김명우 관리부문장(사장)과 최형희 재무관리부문장(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으며 29일 이사회를 열어 정 부회장의 후임으로 새 대표이사와 신임 COO를 선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