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에 불어 닥친 가상화폐 광풍은 2030세대에 커다란 신체적 정신적 후유증을 남겼다. 별다른 노력 없이 '대박'을 낸 또래 젊은층을 보며 느낀 부러움과 질투,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이들부터 뒤늦게 끼어들었다가 가치 폭락으로 분노와 절망감에 휩싸인 사람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탈모인구는 약 1000만명으로 매년 20만명 이상이 탈모치료를 받는다. 과거에는 탈모를 중장년층 남성만의 문제로 여겼지만 최근에는 스트레스와 과도한 헤어제품 사용 등으로 20~30대 젊은층과 여성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탈모는 취업, 승진, 연애, 대인관계에서 자신감을 상실하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될 때 유발 또는 악화된다. 한창 꾸밀 젊은 나이에 탈모가 생기면 자유로운 헤어스타일링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외모콤플렉스가 동반될 수 있다.
임이석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은 "하루에 평균 100개 이상의 머리카락이 빠지면 탈모 초기 증상으로 보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며 "아침에 일어났을 때 베개 위에 머리카락이 수북이 떨어졌거나, 머리를 감은 뒤 배수구에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져 있다면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모발이식은 공여부 채취 방식에 따라 크게 절편채취술(절개법)과 펀치채취술(비절개법)로 구분된다. 절편채취술은 후두부의 일정 부위를 절개해 모낭을 채취한 뒤 탈모 부위에 옮겨 심는 방식이다. 대량이식이 가능해 넓은 부위의 시술에 적합하고, 머리 길이가 긴 상태로 수술하므로 모발의 성장 방향을 예측해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두피를 절개한 뒤 봉합하므로 흉터가 남지만 윗머리로 덮어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다.
펀치채취술은 후두부 머리를 삭발에 가깝게 자른 뒤 후두부에서 모낭 단위로 하나씩 모낭을 적출해 이식한다. 두피를 절개하지 않고 펀치로 모낭을 하나하나 적출해 시술한다. 통증은 덜하지만 작은 펀치형 흉터가 남고, 절편채취술에 비해 많은 양의 모낭을 채취하기가 어렵다. 펀치채취술이 적합한 환자인지 여부도 테스트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더 들지만 후두부 절개에 대한 거부감이 많은 환자에게 선호된다.
사후관리도 중요하다. 모발이식 초기에 새로운 혈관이 형성되고 이식한 모낭이 제대로 생착해 자리 잡기까지 10~12개월이 소요된다. 이 기간에 이식 부위를 긁거나, 음주·흡연을 하게 되면 생착률이 떨어질 수 있다. 모발이식 후 관리에 소홀하면 다른 부위에서 탈모가 진행돼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될 수 있어서 시술 후에도 꾸준히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게 좋다.
임이석 원장은 "자가모발이식은 이식 가능한 모발 수가 한정되고 평생 수술 가능한 횟수도 3~4차례로 제한되는 만큼 풍부한 시술경험과 심미안을 갖춘 전문의를 찾아 시술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