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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아쉽죠. 제가 배구 입문한 계기가 리우올림픽이에요. (김)연경 언니 배구하는 거 보고…"
18일 현대건설전도 그랬다. 세트스코어 1대2로 몰린 상황, 4라운드까지 잇따라 셧아웃당하며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던 천적.
'한 세트라도 땄으니 됐다' 하고 무너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실바의 리드 하에 다시 일어섰고, 기어코 5세트 혈투 끝에 승부를 뒤집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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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강호 양효진(현대건설) 배유나(도로공사), 정호영(정관장), 이주아(IBK기업은행), 지난해 블로킹 1위였던 최정민(IBK기업은행)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순위표 아래쪽으로 밀려난 생경한 모습이다.
특히 올시즌 오세연은 교정하기 어려울 거라던 스윙폼까지 개선되며 공격력도 좋아졌다는 평가. 정대영 한수지의 은퇴로 중앙이 텅 비어있던 GS칼텍스의 희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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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꼴찌 여부에 대해서는 "앞두고 있는 경기를 하나하나 이겨나가는 게 목표일 뿐이에요. 크게 의식하지 않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날 오세연은 5세트 초반 양효진과 모마를 잇따라 가로막으며 뜨겁게 포효,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승리로 이끌었다. 어린 나이에도 이주아(OH)를 비롯한 후배들이 많아진 그다.
"5세트는 분위기 싸움이라고 생각했어요. 초반에 우리가 득점을 해서 더 분위기 띄우려고 기합도 넣고 소리도 지르고 했죠. 우리 후배들에겐 내가 그 연차일 때보다 잘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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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세연은 수비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는 "요즘 수비 연습 정말 열심히 하는데, 오늘 그 성과가 나온 거 같아 기분이 좋았어요. 한두개만 잡아줘도 사기가 올라가니까, 저도 노력중이에요"라고 강조했다.
오세연에게 '배구황제' 김연경은 매우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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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 2016 리우올림픽에서 김연경의 맹활약을 보며 배구에 푹 빠진 게 계기가 됐다. 원곡고 배구부에 자기 발로 찾아가 배구를 시작했고, 팀이 해체된 뒤엔 서울중앙여고로 전학해 배구 선수의 삶을 이어갔다.
오세연은 "배구를 시작한게 연경 언니 덕분이에요. 제가 배구라는 종목을 알 수 있게 해주고, 또 시작하게 해준 분인데…은퇴하신다고 하니 너무 아쉽네요"라고 했다.
이어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의 6라운드 마지막 경기에 대해 "재미있는 경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치고받고 5세트까지 갔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웃었다.
"후회없는 시즌 마무리를 하고 싶어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만들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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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