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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인 1000만 시대, 모발이식도 사후관리 안하면 헛고생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17-10-31 16:07





직장인 변모씨(31)는 얼마 전 만났던 소개팅녀로부터 '좋은 인연 만나세요'라는 거절 통보를 받고 낙담했다. 올해에만 벌써 세 번째 소개팅 실패다. 183㎝의 훤칠한 키와 넓은 어깨, '명문대 졸업 후 유명 대기업 재직'라는 후광에도 불구하고 몇 년째 솔로생활을 청산하지 못한 이유는 '머리카락'에 있다. 20대 후반부터 시작된 탈모로 이마가 계속 넓어진 데다 업무 스트레스로 정수리 주변 머리카락까지 빠져 30대 초반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변씨는 고민 끝에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한 뒤 모발이식을 받기로 결정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탈모인구는 약 1000만명으로, 매년 20만명 이상이 탈모치료를 받고 있다. 과거엔 탈모를 중장년층 남성만의 문제로 여겼지만 최근 스트레스와 과도한 헤어제품 사용 등으로 20~30대 젊은층과 여성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임이석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은 "탈모 환자는 취업, 승진, 연애, 대인관계에서 자신감을 상실하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 쉽다"며 "한창 꾸밀 나이에 탈모가 오면 자유로운 헤어 스타일링이 불가능하고 외모 콤플렉스로 악화될 수 있어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얼마 전 미국의 한 TV프로그램은 대머리 남성이 클럽에서 여성들을 상대로 '작업'을 거는 실험을 진행했다. 대머리 남성은 모든 여성과의 대화를 거절당했지만 다른 장소에서 가발을 쓴 후 같은 실험을 하자 여성들과 즐겁게 대화하고 전화번호까지 받을 수 있었다. 탈모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어떤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인의 평균 모발 수는 6만~8만개로 하루에 50∼100개가 자연스럽게 빠진다. 모발이 하루에 100개 이상 빠진다면 관리가 필요한 병적탈모일 가능성이 높다. 두피가 훤하게 보일 정도가 아니라면 약물치료나 주사치료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두피가 휑하게 보일 정도로 탈모가 심하거나 헤어라인 부위에서 탈모가 진행되는 경우 자가모발이식술이 권장된다. 모발이식은 탈모가 생기지 않은 후두부에서 머리카락을 포함한 머리 피부를 떼어 탈모 부위에 심는 방법이다.

모발이식은 공여부 채취 방식에 따라 크게 절편채취술과 펀치채취술로 나눌 수 있다. 절편채취술은 후두부의 일정 부위를 절개해 모낭을 채취한 뒤 탈모 부위에 옮겨 심는 방식이다. 대량이식이 가능해 넓은 부위의 시술에 적합하고, 머리 길이가 긴 상태로 수술하기 때문에 모발의 성장 방향을 예측해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두피를 절개한 뒤 봉합하므로 흉터가 남지만 윗머리로 덮어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다. 장기간 휴가를 내기 어렵고 삭발인 채로 사회생활 하기가 쉽지 않은 직장인이 이 방법을 많이 선택하는 편이다.


이에 비해 펀치채취술은 후두부 머리를 삭발에 가깝게 자른 뒤 후두부에서 모낭 단위로 하나씩 모낭을 적출해 이식한다. 두피를 절개하지 않고 펀치로 모낭을 하나하나 적출해 시술한다. 통증은 덜하지만 작은 펀치형 흉터가 남고, 절편채취술에 비해 많은 양의 모낭을 채취하기가 어렵다. 펀치채취술이 적합한 환자인지 여부도 테스트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좀더 비싼 편이지만 후두부 절개에 대한 거부감이 많은 환자에게 선호된다.

사후관리도 중요하다. 모발이식 초기에 새로운 혈관이 형성되고 이식한 모낭이 제대로 생착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기간에 이식 부위를 긁거나, 음주·흡연을 하게 되면 생착률이 떨어질 수 있다. 또, 모낭에서 새로운 모발이 나 완벽히 자리 잡기까지는 6~12개월이 걸린다. 모발이식 후 관리에 소홀하면 다른 부위에서 탈모가 진행돼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될 수 있어 시술 후에도 꾸준히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게 좋다.

임이석 원장은 "자가모발이식은 제한된 수의 모발을 효과적으로 이식해 숱이 많아 보이도록 하고 모발의 방향 등을 고려해 자연스러움을 연출해야 한다"며 "이식 가능한 모발수가 한정되고 평생 수술 가능한 횟수도 3~4차례로 제한되는 만큼 풍부한 시술경험과 심미안을 갖춘 전문의를 찾아 시술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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