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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野談(10) 척추시술비를 나중에 수술비에서 빼 주는 이유

이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7-09-07 15:07



요즘 동맥경화로 막힌 심혈관은 웬만하면 가는 관을 혈관으로 밀어넣어서 간단히 넓힌다. 이처럼 피부에 작은 구멍을 뚫고 혈관에 가늘고 긴 관을 집어넣는 치료법을 영어로 인터벤션, 우리말로 중재술이라고 한다. 내과(약물) 치료로 다룰 수 없는 상황을 외과(수술)까지 보내지 않고 중간에서 해결한다는 뜻이다. 중재술에 사용하는 관을 '카데터'라고 한다.

협심증으로 좁아진 심혈관이나 뇌경색으로 막힌 뇌혈관을 뚫고(관상동맥·뇌혈관조영술),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으로 눌린 신경을 풀어주고(신경성형술), 암조직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막아서 암세포를 굶겨 죽이는 것(색전술)이 '3대 중재술'이다. 척추병원에서 디스크나 협착증 환자에게 많이 권하는 신경성형술은 효과가 불확실한 과잉진료라는 논란이 있다. 일부 병원은 이런 논란을 의식해 신경성형술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결국 수술하게 되면 시술 비용만큼을 수술비에서 차감해 준다.

중재술은 1929년 독일 의사 베르너 포르스만이 자신의 심혈관에 처음 시도했다. 그는 왼팔에 부분마취를 하고 피부를 짼 뒤 정맥에 긴 카데터를 집어넣고 오른손으로 심장까지 밀어넣었다. 그러고는 자기 발로 옆방에 걸어가서 흉부 엑스레이를 찍었다. 심장에 잘 도착해 있는 카데터가 사진상 선명했다. 포르스만은 중재술을 개발한 공로로 1956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1년 중재술이 처음 이뤄졌다. 당시 한만청 서울대병원 교수가 간암 환자의 혈관에 카테터를 넣어서 고여 있던 담즙을 빼낸 시술이다.

한편, 관상동맥조영술을 할 때 카데터는 심장에서 멀리 떨어진 허벅지 동맥으로 삽입한다. 굳이 '원거리 삽입'을 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허벅지는 혈관이 굵고 중간에 구부러짐이나 꼬임 없이 심장까지 직진하기 때문에 카데터를 밀어넣기 쉬우며, 혈관벽이 두꺼워서 시술 중 잘 파열되지 않는다. 다음으로, 중재술이 끝나면 고중량 납주머니로 관을 삽입했던 부위를 30분 정도 압박해 지혈하는데, 크고 넓적한 허벅지가 납주머니를 올려놓기에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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