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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광명 경륜 26회차 3경주,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놓고 선행에 나선 설영석(30)의 뒤를 한 선수가 그림자처럼 뒤쫓고 있다. 이 선수는 4코너를 돌아 직선코스에 들어서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마지막 스퍼트에 나섰다. 결국 이 선수는 결승선을 불과 몇 미터 남겨놓지 않고 막판 추입에 성공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 우승으로 경륜 최고령 우승 기록이 새롭게 수립됐다. 주인공은 경륜의 살아있는 역사 허은회(52·1기·B2반)다. 허은회는 1965년 1월생으로 현재 최고령 경륜 선수다.
하지만 허은회의 선수생활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허은회는 여전히 젊은 선수들과 경쟁에 나서며 승수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올 시즌 승률도 지난 광명 26회차 기준 28%에 달한다. 연대율은 42%, 삼연대율은 61%로, 경륜 팬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선수다. 출전일수 역시 연간 60일이 넘는 등 체력적인 문제도 아직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허은회는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경륜팬들의 사랑으로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다. 젊은 선수들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체력 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후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은퇴 시점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선수생활을 하는 동안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러기 위해 체력관리를 철저히 하고, 다른 선수들과 경쟁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선수생활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